음향 명가 오디오 테크니카, 창립 50주년 맞아
LP 시대부터 오디오를 즐겨온 음악 애호가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업체가 바로 일본의 오디오 테크니카(Audio technical)다. 이 회사는 1962년 설립 당시 턴테이블용 카트리지 생산을 시작해 세계 시장을 지배하다시피 했고, 이후 헤드폰, 마이크 등으로 사업분야를 넓혀 LP 레코드를 쓰지 않게 된 지금도 오디오 시장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오디오 테크니카가 창립 50주년을 맞이 했다. 한국 시장에서 32년 동안 오디오 테크니카의 제품을 독점 공급해온 극동 음향 주식회사는 11월 4일, 오디오 테크니카 50주년 기념 행사를 열고 이를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오디오 테크니카의 대표이사인 ‘마쓰시타 카즈오’ 사장의 환영사로 시작되었다. 마쓰시타 사장의 부친인 마쓰시타 히데오 창업자가 1962년에 회사를 처음 설립한 이후의 발자취를 이야기하며, 오디오 테크니카가 오디오 산업 발전을 위해 쌓은 업적을 기렸다. 그리고 마쓰시타 사장의 환영사 뒤에는 극동 음향의 김학남 대표가 오디오테크니카와 극동 음향의 깊은 인연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뒤이어 오디오 테크니카의 50주년 기념으로 출시된 제품들의 소개가 이어졌다. 고음질 헤드폰 W3000ANV와 ATH-PRO700MK2ANV, 벚꽃 나무를 깎아서 만든 AT-HA5000ANV 앰프, 중후한 아날로그 음향을 재현하는 AT50ANV 턴테이블 카트리지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이 제품들을 일정 수량 한정으로 출시되며, 각 제품에는 고유의 일련번호가 새겨진다고 한다.
50주년 한정 제품 소개 후에는 2012년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들을 소개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이날 소개된 신제품 중에서는 활동파 여성 소비자들을 위한 ATH-CP500 이어폰, 주변의 소음을 차단해 집중력 있는 음악 감상을 돕는 ‘QuietPoint’ 헤드폰 시리즈, 그리고 어린이들의 청력 보호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음량을 차단하는 ‘iico’ 헤드폰 시리즈,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ATH-CLK202is 이어폰 등의 제품이 주목을 받았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오디오 테크니카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히데오씨는 반 평생을 타이어 제조사의 직원로 지냈지만, 오디오에 대한 열정을 이기지 못하고 뒤늦게 오디오 테크니카를 설립,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게 자신의 취미를 평생의 업으로 삼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오디오 테크니카는 아날로그 오디오 시절까지는 굴지의 턴테이블 카트리지 제조사로 군림했지만 CD를 비롯한 디지털 오디오의 시대가 오자 위기를 맞이한 바가 있다.
위기를 맞은 오디오 테크니카는 식품 관련 업계로 진출, 초밥 자동 제조기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사업 방향을 모색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은 자신들의 본업인 오디오 쪽에 집중하기로 결정, 전문가용 마이크를 다수 히트시키며 재기의 기반을 쌓았으며, 현재는 스마트폰용 이어셋이나 블루투스 모듈을 출시해 명성에 걸 맞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의 영광에 기대지 않고 끊임 없이 시대에 맞게 변화를 시도하는 이런 모습이 오디오명가의 저력일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