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컴퓨터로 3D 한번 즐겨볼까?
3D(입체) 영상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다. 우리에게 3D 영상이 어떤 효용을 줄 수 있는지 명확히 인식시켜준 것이 바로 이 영화이기 때문이다(아바타 이전에도 3D 영화가 개봉되긴 했지만 파급력은 그리 크지 못했다). 이 덕분에 과학기술박람회 등에서 한시적으로만 볼 수 있었던 3D 입체 영상은 이제 가전기기 매장이나 대형마트에만 가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으며, 3D 제품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3D 입체 영상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PC에서도 이를 즐기기 위해 3D PC를 꾸미려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 3D TV에서는 3D 콘텐츠가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물에만 국한되지만, PC는 이를 포함해 일반적인 2D 영상도 3D로 실시간으로 변환해 볼 수 있고, 게임도 3D 입체 영상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3D 구현 방식
3D 영상을 지원하는 모니터는 크게 두 가지 제품으로 분류된다. 하나는 3D 안경이 제공되는 제품이고, 다른 하나는 3D 영상을 출력하기 위한 표준 규격인 120Hz 주사율만 지원하는 제품이다. 3D 안경이 제공되는 모니터는 3D 구현방식에 따라 액티브(Active, 또는 셔터 글래스) 방식과 FPR(Film-type Patterned Retarder, 필름패턴/편광안경방식) 방식으로 나뉘지만(3D TV도 이와 동일하다), 3D 안경을 쓰고 3D 영상을 보는 방식이라는 점은 모두 동일하다.
12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모니터에서 3D 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엔비디아 3DVision 제품을 따로 구매해야 한다. 3DVision에 3D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안경이 제공되기 때문인데, 사실상 3D를 보는 방식은 액티브 방식의 3D 모니터와 동일하다(액티브 방식도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그러나 3DVision은 액티브 방식 및 FPR 방식의 3D 모니터와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모니터를 확장해 최대 3대의 모니터 화면에서 3D 화면으로 영상과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액티브 방식과 FPR 방식의 차이점은?
액티브 방식과 FPR 방식은 모두 안경을 쓰고 3D 영상을 보는 방식이다. 하지만 3D 안경에 차이가 있다. 액티브 방식은 3D 전자 안경을, FPR 방식은 극장에서 보는 일반적인 형태의 3D 편광 안경을 사용한다. 3D 안경 제조 가격이 저렴하기에 FPR 방식의 3D TV나 모니터가 여러 사람이 동시에 3D 영화를 시청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필터 방식의 구조적인 한계상 풀HD 영상(1920x1080 해상도)은 제대로 출력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비해 액티브 방식은 전자 안경이 다소 비싸고 무겁지만 풀HD 해상도를 모두 표현할 수 있고, 화면이 더 선명하며 입체 영상을 보는 각도(시야각)가 더 넓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두 구현 방식에 따라 장단점이 분명하지만, 어떤 것이 더 나은 3D 영상을 구현하는지는 기기에 따라 또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3D 영상을 보기 위한 방법
앞서 언급했듯 120Hz 주사율만 지원하는 모니터에는 기본적으로 3D용 안경이 제공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쩌면 이 경우가 3D PC를 구축하는데 더 적합할지 모른다. 일반적인 3D 모니터는 제품 한 대에서만 3D 화면을 볼 수 있지만, 120Hz 모니터에 엔비디아 3DVision 등의 3D 보조킷을 이용하면 3대의 모니터에서 더욱 현실감 있게 게임이나 영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3Dvision을 통해 3D 입체 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120Hz 모니터와 함께 특정 모델의 그래픽카드(엔비디아 지포스 GTx 2xx 이상)를 사용해야 하며 3D 영상 설정 방법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엔비디아 그래픽 설정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스테레오스코픽 3D 메뉴에서 이를 활성화하면 3D 영상을 보기 위한 준비는 끝난다. 게임에서도 별다른 설정이나 패치도 필요 없다. 이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 2’나 ‘배틀필드 2’, ‘크라이시스 2’ 등 수백 개의 게임이 엔비디아 3DVision의 3D 입체 영상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PC로 즐기는 다양한 3D 콘텐츠
영화 아바타 이후 3D 붐이 불어 이를 지원하는 기기 출시가 줄을 잇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반적으로 3D 입체 영상을 즐기는데 곤란함이 적지 않았다. 3D 영상 효과를 제대로 살린 영화 타이틀이 다양하지 않을 뿐 더러, 3D 입체 콘텐츠 수 또한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3D 영상으로 촬영되어 개봉되고 있으며, 케이블 방송뿐 아니라 공중파 방송에서도 3D 방송 제공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스마트폰도 3D 촬영 기능을 지원하면서 누구라도 3D 사진이나 동영상을 간편하게 촬영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투브엔 이러한 일반 사용자들이 촬영한 수많은 3D 영상이 등록되어 있다. 물론 컴퓨터 사용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모니터를 새로 구매한다거나 남들과 다른 디스플레이 구성을 원한다면 한번쯤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고 판단된다.
글 / IT동아 천상구 (cheonsg@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