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갈 필요 있겠어? - 로제타스톤 리플렉스(Reflex)
로제타스톤(Rosettastone)은 전세계 30여개국 언어를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컴퓨터용 어학 프로그램이다. 이미 본 리뷰어와 7살 딸아이가 한달 보름에 걸쳐 학습/리뷰하며(버전 3 패키지) 그 명성에 어느 정도 근접한지를 파악한 바 있다. 솔직히 한달 남짓 학습했다고 해서 본 리뷰어는 물론 딸아이의 영어실력이 대폭 향상되었다면 그건 정말 ‘샛노란’ 거짓말이다(로제타스톤은 노란색 일색이다). 다만 단조롭고 지루한 기존의 영어학습 방식을 탈피한 꽤 흥미 있는 시도였다고는 판단했다. 얼마나 끈기 있고 진득하게 달라 붙느냐가 관건이지만, 적어도 10~20분 돌려 보고 걷어 치울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역시 가격의 장벽은 쉽게 넘을 만한 수준이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불확실한 결과를 향해 돈백 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자해야 하고, 순전히 학습자 자신의 의지만으로 학습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어학 공부라는 게 다 그렇긴 하지만).
CD 형태의 로제타스톤 ‘버전 3’를 이은 새로운 형태의 학습 프로그램이 출시됐다. CD 넣어 프로그램 설치하고, 실행하는 방식은 해당 컴퓨터가 아니면 학습할 수 없거니와 최근의 IT 환경에서 보면 다분히 2차원적 형태이기도 하다. 로제타스톤도 이러한 IT 트렌드의 흐름에 따라 CD 패키지를 버리고 인터넷으로 갈아 탔다. 학습 프로그램을 로제타스톤의 서버에 두고 웹 브라우저를 통해 인터넷으로 실행, 학습하는 방식이다. 요즘 말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으로 바뀐 것이다.
새로운 로제타스톤은 학습자 영어 수준에 따라 초급 단계인 ‘토탈e(TOTALe)’와 중급 단계인 ‘리플렉스(Reflex)’로 나뉜다. 토탈e와 리플렉스는 지난 8월 정식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에 본 리뷰어는 다시 ‘학습자’로 돌아가 겸허한 자세로 리플렉스를 학습하고자 한다. 로제타스톤의 권장 조건은 매일 30분씩 꾸준하게 학습하는 것이다. 매일은 안되더라도 최대한 노력할 것이며, 총 4주에 걸쳐 2부 리뷰로 작성할 계획이다. 학습 교재의 특성 상 적지 않은 시간과 의지가 필요하니 리뷰 게시가 더디더라도 양해해 주기 바란다.
참고 – 본 학습자의 영어 수준
리플렉스는 중급 영어 수준의 사용자를 위한 회화 능력 강화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제품 패키지에도 14세 미만은 사용할 수 없다고 표기되어 있다. 사실 사용할 수 없다기 보다는 사용하기 어렵다(어학 신동이 아닌 이상). 그럼 리플렉스를 학습하려는 본 학습자의 영어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영어에 늘 관심이 있고 기본 문법에 대한 지식도 남아 있고, 짤막한 몇 문장 정도는 순간적으로 받아 칠 수 있는, 전형적인 ‘중초급’ 수준이라 평가할 수 있다(중급이라 말하기도 남세스럽다). 발음은 형편 없는 정도는 아니지만, 듣기 능력이 많이 부족하다. 장문의 회화가 어려우며 토론은 엄두도 못 낸다. 독해는 (어려운 영문학이 아닌 이상)큰 문제 없다(영한/한영 사전만 있다면야). 아울러 고급 어휘가 부족해 다양한 표현이 어렵다. 이를 수치로 나타낸다면 100점 중 65점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학습을 위한 준비 사항
로제타스톤 리플렉스는 앞서 언급한 대로 CD로 컴퓨터에 설치, 실행하는 형태가 아니다. 학습 프로그램이나 학습 일정 등은 로제타스톤 리플렉스 서버에 모두 들어 있고, 웹 브라우저를 통해 인터넷으로 연결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다만 일반 학원처럼 리플렉스 홈페이지에서 월 단위로 수강 신청을 해야 한다. 월 15만원 기준으로 6개월(60만원), 12개월(96만원)으로 구분된다. 기존의 버전 3는 설치 CD 등을 포함해 90만 원 대로 가격이 제법 부담스러웠는데, 리플렉스는 3개월 정도만 수강해 본 후 학습 지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니 합리적이다. 인터넷 학원을 다닌다고 보면 된다.
1개월이든 3개월이든 수강 신청을 하면 며칠 이내로 작은 소포가 배달되는데, 뭔가 대단한 게 있을 것 같지만 열어 보면 이어폰(정확히는 이어셋-earset)만 하나 달랑 들어 있다. 그리고 수강 프로필 생성을 위한 활성화 코드도 적혀 있다. 이 코드를 리플렉스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된다.
이어셋은 이어폰과 마이크가 합쳐진 것으로, 상당히 ‘싼 티’가 나지만 리플렉스 학습에 대단히 중요한 도구니 소중히 관리해야 하겠다(이왕 줄 거면 이어폰 솜도 끼워 주지). ‘Made in China’라는 선명한 문구가 눈에 걸리지만 그 위에 있는 ‘RosettaStone’ 로고를 신뢰하기로 했다. 이어셋은 컴퓨터의 USB 포트에 연결해야 한다. 연결하면 새로운 장치 드라이버가 자동 설치되는데(MS 윈도우 7 기준), 아래 그림처럼 ‘USB Composite Device/VoIP Device/입력장치’ 등이 ‘사용 준비 완료’로 표시되는지 확인하면 된다.
참고로 리플렉스 이어셋에 아무리 해도 정이 가지 않는다면 다른 이어셋 또는 헤드셋을 사용해도 된다(사실 본 학습자는 이어셋이 귀에 정확히 맞지 않아 ‘부득이하게’ 다른 헤드셋으로 학습 중이다. 이어폰 솜만 있었더라도…).
이어셋이 문제 없이 설치됐다면 더 이상 준비할 건 없다. 이제 리플렉스 홈페이지(http://reflex.rosettastone.com)에 접속하여 회원가입 후 활성화 코드를 입력하면 된다. 준비에 어려울 것 없지만, 컴퓨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를 위해 간단한 설명서가 있었으면 어떨까 한다. 포털 사이트 가입하는 절차와 비슷하니 일단 해보고 안되면 로제타스톤 고객센터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그래도 잘 정리된 설명서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리플렉스와 웹 브라우저
로제타스톤 리플렉스는 인터넷과 웹 브라우저만 있으면 학습이 가능하다. 운영체계나 웹 브라우저가 어느 것이든 인터넷 플래시 효과만 지원하면 된다. 실제로 윈도우 7 환경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버전 9), 구글 크롬(14.0), 파이어폭스(6.0), 사파리(5.1)등의 주요 웹 브라우저로 확인한 결과, 플래시 효과를 지원하는 위 웹 브라우저 모두 정상 학습이 가능했다. 사파리를 지원함은 애플 맥북(맥OS) 등에서도 학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맥OS X 라이온(Lion) 버전이 설치된 맥북으로 확인하니 아직 개선 중이라 그런지 간헐적인 오류가 발생하곤 했다. 로제타스폰 측도 이에 대해 적극 조치 중이라 하니 조만간 완벽하게 처리되리라 예상된다. 하여튼 어떠한 개인용 컴퓨터 환경이든 문제 없이 실행되도록 웹 표준을 따라 개발됐다는 점은 인정할 만 하다. 탈 많고 문제 많은 ‘액티브 X’만 번지르르하게 발라 놓아 인터넷 익스플로러 외 다른 웹 브라우저는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우리나라 웹 사이트와는 대조적이다.
리플렉스의 학습 단계와 기능
리플렉스 학습 사이트는 사전 등록한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로 로그인한다. 정상 로그인되면 이후부터는 화면에서 지시하는 대로 따라 하면 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온라인 프로그램 등이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뭘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헤맬 수 있을 듯하다. 리플렉스 웹 페이지 역시 설명서는 따로 있어야 하겠다(다만 온라인 설명 페이지-도움말 및 고객지원은 제공된다).
리플렉스는 기본적으로 3단계+보너스 학습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킬(Skills, 발음 및 듣기 훈련) 단계로 시작하여 리허설(Rehearsal, 단문 회화 훈련) 단계, 스튜디오(Studio, 원어민 회화 훈련)를 매일 30분씩 학습하는 방식이다. 보너스인 ‘로제타월드(Rosetta WORLd)’는 리플렉스 학습자와 함께 간단한 게임을 통해 대화할 수 있는 보조 메뉴다. 2011년 9월 현재, 우리나라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되고 있어 국내 영어 학습자 간의 '학습 사교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 리플렉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을 통해 스킬 단계의 학습 내용을 복습할 수 있는 ‘리플렉스 컴패니언(Reflex Companion)’도 제공한다. 다만 현재는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용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만 사용할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용 어플도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2부에서 소개).
또한 리플렉스는 (비강제형) 인터넷 온라인 수강으로 인해 학습 의지가 저하되거나 진도가 부진하지 않도록 로제타스톤 고객지원팀(고객성공지원팀)에서 주기적으로 전화나 메일로 학습자를 독려하고 관리한다. 말만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때 되면 꼬박꼬박 전화해서 최근 근황과 학습 상태 등에 대해 묻는다. 듣자 하니 본 학습자를 전담해 학습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했다. 학습 회수가 줄어들면 ‘무언의 압박’도 가한다(물론 긍정적인 의미다).
기존의 버전 3가 다분히 ‘정적(static)’인 학습이었다면, 이번 리플렉스는 대단히 ‘동적(dynamic)’이고 ‘유연한(flexible)’ 학습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리플렉스(Reflex)’는 영단어 의미 그대로, 회화 시 무조건 ‘반사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훈련시키기 위해 붙은 이름이라 한다. 정말로 그런지 지금부터 4주에 걸쳐 학습하고 평가해 본다.
편집자 주
학습 교재의 특성 상 본 리뷰는 약 40여일 간의 학습을 마친 후 집필을 시작했다. ‘매일 30분 학습’ 패턴을 유지하려 최대한 노력했다. 웹 브라우저 기반이라 컴퓨터를 가리지 않아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리뷰 1부는 2주 학습 후, 2부는 4주 학습 후 집필한 것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물론 한달 남짓한 학습으로 리플렉스의 효과와 가치를 정확하게 체험했다 말할 순 없다. 하지만 그 동안 수 많은 영어 교재를 접했던 이력에 비추어 볼 때 아래의 학습 리뷰가 나름대로 의미 있으리라 사료된다.
정확한 발음과 듣기 능력을 훈련하는 ‘스킬’
영어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발음하기 어렵고 헛갈리는 발음이 있다. 억지로 혀를 꼬아가며 발음하려 노력하지만, 한글에는 없는 발음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대표적인 것이 ‘th’, ‘r과l’, ‘p와 f’, ‘g와 z’등이다. 어차피 원어민과 똑같이 발음할 순 없을 테니 가장 비슷하게 흉내 내면 된다. 리플렉스의 첫 번째 학습 단계인 ‘스킬(Skills)’이 바로 그러한 발음 듣기, 말하기 훈련이다.
방식은 대단히 단순하다. 그림에서 나열되는 몇 개의 유사 발음 단어를 듣고 그에 맞는 단어 또는 음절을 선택해 해당 단어 앞에 끌어다 갖다 놓으면 된다. 원단어를 가리키거나 예제 단어/음절을 선택하면 해당 발음이 반복적으로 들린다. 비슷한 발음의 단어 두 개를 비교하며 반복적으로 청취하니 발음 차이는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는 듯했다. 이를 테면, ‘alive’와 ‘arrive’ 혹은 ‘lies’와‘rise’의 ‘l / r’ 발음, ‘like’와 ‘rake’의 ‘ai’/‘ei’ 발음같이 한국인이 가장 혼동하기 쉬운 발음을 단순하게 반복하는 형태다.
아울러 학습이 진행될수록 문제와 예제는 조금씩 복잡해 지며, 한 단어의 음절 별로 선택하거나 짧은 문장을 제시하고 문장 내 유사 발음 단어를 배치하는 훈련 단계 등 다양하게 제공된다. 실제 예문을 통해 해당 단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연음(앞 단어에 이은 발음)은 어떤지를 파악할 수 있다.
다만 사용자에 따라 스킬 단계를 처음 접하면, 학습 방식의 단순함 때문에 학습 의지가 반감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더구나 리플렉스가 중급자 수준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사실 본 학습자도 스킬 단계를 처음 학습하면서 우쭐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회화 실력이 우수하진 않아도 이걸 학습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얄팍한 자만심 때문이다. 본 학습자와 같은 중초급 학습자가 대부분 범하게 되는 결정적인 ‘자신감 오류’다. 리플렉스를 학습하려면, 회화 능력을 보다 강화하려면 이러한 주제 넘는 자만심은 버려야 한다.
이에 그런 자만심을 들지 않도록 스킬 단계에서 오히려 더 주의하고 몰입하고자 했다. 정확히 듣고 발음하려 노력했다. 단계를 한번 완료했어도 귀에 인이 박히도록 몇 번을 다시 반복했다. 주변에서 눈을 흘기든 듣기 거북스러워 하든 최대한 원음에 가깝게 혀를 굴리려 했다. 종국에는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신념을 갖기 위해서라도.
참고로 성실히 학습하는 경우 스킬 단계는 약 5분 정도 소요된다.
간단한 회화를 통해 발음을 교정하는 ‘리허설’
자만심이든 자신감이든 스킬 단계를 완료하면 리허설 단계로 진입한다. 여기서는 특정한 상황을 연출하여 간단한 일상 대화를 진행한다. 일종의 역할 놀이인데, 여기서도 정확한 발음을 체크하는 과정이 들어 있다. 약간 더듬거리거나 발음이 부정확하면 ‘X’표가 표시되는데, 명확하게 잡아내지는 못하는 듯했다. 예를 들어, ‘No thank you’의 ‘th’ 발음(번데기 발음)을 ‘노땡큐’로 발음하나 ‘노쌩큐’로 발음하나 맞은 것으로 인정했다.
또한 한 문장을 음절 단위로 끊어 연습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a’나 ‘the’와 같은 (정)관사+단어의 연음, 또는 ‘I’d’와 같은 축약 단어의 발음 등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정확하게 발음하기 전까지는 학습이 진행되니 않으니 진지한 학습 자세로 임해야 한다.
한편 대화의 지문이 따로 표시되지 않으니 한 문장 한 문장 잘 기억해야 하겠다. 결국 대화의 장소와 상황을 먼저 이해해야 하고, 상대방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단계인 ‘스튜디오’에서 원어민과 원활하게 대화할 수 있다. 여러 번 틀리면 문장을 보여주긴 한다.
리허설 단계에서는 연습 회수가 거듭되면 대화 상황이 다양하게 변경된다. 이를 테면, 비행기 내부, 커피숍, 꽃집 등의 일상적인 대화 환경에서 각 상황 별로 내용을 약간씩 바꾸면서 융통성 있는 회화 연습이 되도록 하고 있다. 여러 상황에 유연하면서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이름이 ‘리플렉스’인 이유가 이 때문이다).
리허설 단계는 위와 같은 학습 방법으로 약 10분간 진행된다.
미국 원어민과 실제로 대화하는 ‘스튜디오’
로제타스톤 리플렉스의 혁신적인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스튜디오(Studio) 학습이다. 리허설 단계에서 자습한 상황별 대화를 실제 미국인과 온라인 화상 통화로 복습하는 단계다. 화상 연결이니 웹카메라가 필요하다. 물론 없어도 학습하는데 지장은 없지만 아무래도 미국인 코치를 마주보며 학습하는 것이 흥미를 유발하기 좋다. 웹카메라는 대개 USB 포트로 컴퓨터와 연결되며, 최근 노트북이라면 거의 대부분 웹카메라를 내장하고 있으니 이를 사용하면 된다.
리허설 단계가 완료되면 웹카메라 사용 여부를 확인한 후 실제로 미국 현지의 로제타스톤 코치와 온라인 연결된다. 처음에는 상당히 긴장됐다. 미국 원어민과의 화상 대화라니...
학습 진행 방식은 리허설 단계에서 학습한 내용이 화면 중앙에 표시되고, 원어민코치와 학습자가 각각 대화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형태다. 학습자의 대화 상태와 수준을 고려하여 코치가 대화 진행을 주관한다. 리허설 단계의 대화를 실제로 듣고 말하며 복습하는 거라 해당 지문을 잘 기억해야 한다(단 지문을 따로 적어두는 건 효율적인 학습이 되지 못한다). 원어민코치와의 화상 연결이 완료되면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대화 학습에 들어간다. 처음에는 리허설 단계의 지문이 기억나지 않아 몇 번이나 머뭇거렸는데, 그때마다 코치가 잘 인도하여 학습 진행에 무리가 없도록 했다. 화상 품질은 그다지 깔끔하진 않지만(그래도 얼굴은 잘 보인다) 소리는 무난하게 잘 들린다.
대화는 2~3번 정도를 반복하여 원어민과의 듣고 말하기에 점차 익숙해지도록 하고 있다. 그나마 본 학습자는 평소에 외국인과의 대면에 큰 거부감은 없었던 터라, 한두 번 대화해 보니 금새 대화에 동참할 수 있었다(물론 중간중간 상당히 더듬거리긴 했다. 틀려도 무조건 내뱉어 보자는 것이 학습 신조다).
대화가 원활하게 마무리되면 학습 이외의 내용으로 짧은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양국 현지의 시간, 날씨, 각자의 거주지 등에 대해 묻고 말하며 친근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아울러 학습자를 고려하여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한줄한줄 또박또박 정확하게 발음해 주었다. 아울러 시원찮은 대응에도 아낌 없는 칭찬을 해주니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다.
학습이 거듭될수록 상당히 능동적으로 대화에 참여할 수 있게 됐으며, 10여분 남짓한 대화 시간이 짧게만 느껴졌다. 아울러 대화 주제는 리허설 단계처럼 그때그때 약간씩 변경된다. 같은 장소, 같은 주제라도 단어나 문장을 바꿔 말하면서 대화의 응용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화상 대화가 완료되면 스튜디오 단계에 대한 만족도 조사 화면이 나타난다. 아마도 원어민코치의 평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함이라 판단된다. 매번 원만하고 흥미 있는 학습으로 이끌어 주었으니 서슴거림 없이 ‘스마일’ 아이콘을 클릭했다. 참고로 스튜디오 단계의 원어민코치는 ‘24시간 상시대기’다.
매일 30분 학습으로 ‘무조건반사’식 영어
위와 같은 3단계 학습은 약 30분 정도로 진행된다. 스킬이나 리허설 단계는 학습자에 따라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겠지만, 본 학습자도 세 단계를 완료하는데 평균적으로 30여 분 정도 소요됐다. 다만 학습 회수가 늘어날수록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야속하기만 했다. 리플렉스는 30분 간의 3단계 학습을 완료하면 다음 날이 돼야 학습을 다시 진행할 수 있다. 물론 매일매일 30분씩 꼬박꼬박 학습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하루 24시간 동안 30분 밖에 학습할 수 없음은 그저 아쉽기만 하다.
어찌 보면 30분이라는 학습 시간은 하루 중 언제든지 부담 없이 학습하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점심 식사 후 또는 잠 자기 전, 휴식 시간 등 학습할 기회가 많다. 또한 컴퓨터 앞에 꼼짝 않고 앉아 1시간 동안 학습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한가지 유의할 점을 언급하자면, 리플렉스는 웹 브라우저의 플래시 효과로 제작되었기에 컴퓨터 사양을 제법 타는 편이다. 프로그램 등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고, 어떤 컴퓨터로든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전반적인 성능이 낮은 컴퓨터에서는 학습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어렵다. 로제타스톤은 리플렉스 학습을 위해 싱글코어 2.0GHz 또는 듀얼코어 1.6GHz 이상의 CPU, 메모리는 1GB 이상, 화면 해상도는 1,024 x 768 정도의 컴퓨터를 권장하고 있다. 실제로 넷북등의 저사양 노트북에서 실행해 보니 화면 하나 넘어가는 데도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끝으로 서두에 언급한 대로 본 학습자는 리플렉스를 약 40일 정도 학습했다. 솔직히 4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습한 건 아니지만, 일주일에 최소 3일은 학습하고자 노력했다. 물론 이로 인해 회화 실력이 대단히 향상됐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영어 학습에 다시금 흥미를 갖도록 했음은 부인하지 않는다(어떤 날은 출근하자마자 리플렉스를 학습하곤 했다). 리플렉스는 어찌 보면 영어 회화 능력을 향상시키기보다는, 그 동안 퇴화돼 있던 ‘회화 감각을 흔들어 깨우는 학습법’이라 판단됐다.
로제타스톤 리플렉스는 위의 3단계 학습과 함께 ‘로제타월드(RosettaWORLd)’라는 게임 형태의 학습 방식도 제공하고 있다. ‘놀이가 곧 학습이다’라는 말을 실천한 것으로, 이에 대해서도 할 말이 꽤 많다. 이 밖에 스마트폰/태블릿 PC용 리플렉스 어플도 있다. 2부에서 하나하나 체험하도록 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