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7과 태블릿 PC의 궁합은 몇 점 일까?

윈도우 7과 태블릿 PC의 궁합 점수는 몇 점 일까? (1)
윈도우 7과 태블릿 PC의 궁합 점수는 몇 점 일까? (1)

최근 윈도7을 탑재한 태블릿 PC가 주목을 끌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윈도7 탑재 태블릿 PC는 일반 데스크탑 PC에서 사용하는 윈도우 운영체제를 태블릿 PC에 그대로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태블릿 PC가 애플의 iOS나 구글의 안드로이드, RIM의 블랙베리 운영체제 등을 탑재하는 것과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지금까지 윈도7 태블릿 PC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제품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했을 뿐이다. 직접 손으로 화면을 터치해 사용하는 태블릿 PC는 마우스와 키보드 의존율이 높은 윈도7과 '궁합 점수는 별로'인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윈도7 태블릿 PC는 '키보드 도킹 스테이션'이라 불리는 외장 키보드 장치를 같이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도킹 스테이션은 윈도7 태블릿 PC와 탈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도킹 스테이션 + 윈도7 태블릿 PC를 구매하면 사용자는 자신이 필요한 상황에 따라 태블릿 PC 또는 넷북 두 가지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본 기자는 윈도7 태블릿 PC와 기존 태블릿 PC의 차이점을 비교하고 분석해 보았다. 윈도7 태블릿 PC 제품으로 이코니아 탭(W500), 기존 태블릿 PC 제품으로는 아이패드2를 사용했다. 그리고 키보드 도킹 스테이션을 장착한 상태에서는 일반 넷북과도 비교하고 분석해 보았다. 지금부터 윈도7과 태블릿 PC가 어떤 궁합을 보이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윈도우 7 태블릿 PC VS 아이패드 시리즈

무게는?

태블릿 PC는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유용하다. 아이패드2의 무게는 약 600g, 이코니아 탭의 무게는 약 950g이다. 무게로만 봤을 때, 아이패드2는 이코니아 탭보다 가벼워 휴대성이 좋다고 할 수 있다. 태블릿 PC라는 것은 사용자에게 휴대하기 편해야 한다. 오로지 휴대성으로만 보았을 때는 아이패드2의 승리라 할 수 있다.

윈도우 7과 태블릿 PC의 궁합 점수는 몇 점 일까? (2)
윈도우 7과 태블릿 PC의 궁합 점수는 몇 점 일까? (2)

확장성은?

휴대성은 아이패드2가 좋다 하지만, 외부기기 지원은 이코니아 탭이 아이패드2보다 더 범용적이다. 한번 살펴보자. 이코니아 탭은 USB 포트와 HDMI 포트, SD 카드 슬롯 등을 지원한다. 반면, 아이패드2는 이를 모두 지원하지 않는다.

이코니아 탭은 USB 포트를 탑재한 덕에 휴대용 USB 스틱에 있는 파일 등을 PC에 옮겼다가 다시 가져오는 단계를 생략할 수 있다. 아이패드2는 어떤가. 파일을 옮기기 위해서는 PC를 거쳐 아이튠즈를 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리고 이코니아 탭은 HDMI 포트에 일반 TV나 모니터, 기타 영상 출력 기기를 연결하면 더 큰 화면에서 영화와 같은 동영상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또한, SD 메모리 카드를 이용해 저장 공간을 확장할 수 있도 있다.

부팅 시간은?

아이패드2의 부팅 시간은 이코니아 탭 부팅 시간보다 빠르다. 이코니아 탭의 부팅시간이 약 1분~1분 30초 정도 걸린 반면, 아이패드2는 약 30초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윈도우 7과 태블릿 PC의 궁합 점수는 몇 점 일까? (3)
윈도우 7과 태블릿 PC의 궁합 점수는 몇 점 일까? (3)

그러나 부팅 속도는 해당 제품에 어떤 프로그램을 설치했는지, 어떤 최적화 작업을 했는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즉, 사용자가 기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어느 정도 부팅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테면 윈도7 태블릿 PC는 데스크탑용 PC를 관리하는 것처럼 불필요한 시작 프로그램을 삭제하는 등의 최적화 작업을 하면 부팅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인터넷 사용은?

인터넷을 자주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윈도7을 탑재한 이코니아 탭이 아이패드2보다 더 유용하다. 국내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는 액티브X를 꼭 설치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액티브X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웹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 윈도7을 탑재한 이코니아 탭은 이러한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반면, 아이패드2는 액티브X 사용이 불가능하다(아이패드2의 기본 웹 브라우저는 사파리다).

예를 들어보자. 만약 사용자가 옥션이나 지마켓 등의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서비스의 필수 조건인 액티브X를 사용해야만 전자거래를 할 수 있다. 쇼핑몰 사이트에서 상품을 결제하기 위해서는 '웹시큐어'나 '안심클릭'와 같은 액티브X 설치가 필수다. 이 액티브X를 제대로 설치하지 못하면 인터넷 쇼핑몰 결제가 되지 않는다. 동일한 환경에서 아이패드2는 인터넷 쇼핑몰 이용이 불가능하다. 다만, 우회책은 있다. 해당 쇼핑몰이 아이패드2의 환경에 맞게 제작한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가능하다(약간 번거로울 뿐이다).

사진 및 동영상 감상은?

멀티미디어 용도(사진, 동영상 감상 등)는 이코니아 탭이 아이패드2보다 편하다. 이코니아 탭은 윈도우 7을 탑재해 대부분의 동영상 파일을 인코딩 과정 없이 재생할 수 있다. 만에 하나 재생이 되는 않는 동영상 파일이 있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인코딩 과정 대신 필요한 코덱 파일만 설치하면 된다. 반면, 아이패드2는 기본적으로 MP4 파일만 재생할 수 있고 다른 동영상 파일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인코딩 과정을 거쳐야만 파일 재생이 가능하다(최근에는 어플을 내려 받아 설치하면 avi파일 재생을 할 수 있긴 하다).

고화질 동영상을 감상할 때는 아이패드2가 이코니아 탭보다 좋다. 이코니아 탭에서 풀HD급 화질(1,080p) 동영상을 재생하니 끊김 현상이 보이더라.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코니아 탭에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외부 코덱을 내려받아 설치하고, 멀티미디어 재생 프로그램에서 파일 재생의 옵션을 조절하면 고화질 동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이코니아 탭의 성능적인 부분으로 생각한다. 좀더 성능이 높은 다른 윈도7 태블릿 PC는 고화질 영상을 원활하게 감상할 수도 있다.

기타 다른 차이점은?

또 다른 차이점으로 플래시 지원 여부를 따져볼 수 있다. 이코니아 탭은 플래시를 지원하는 반면, 아이패드2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다. 결국 플래시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를 아이패드2에서는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윈도우 7과 태블릿 PC의 궁합 점수는 몇 점 일까? (4)
윈도우 7과 태블릿 PC의 궁합 점수는 몇 점 일까? (4)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어플)은 일단 윈도7용 프로그램이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어플보다 더 많다. 다만, 태블릿 PC의 터치 입력 방식에 최적화된 프로그램 개수는 애플 앱스토어의 어플이 많다. '카카오톡'이나 '앵그리버드'처럼 기존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 PC 어플을 윈도7 태블릿 PC에서는 할 수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윈도7 태블릿 PC VS 넷북

윈도우 7과 태블릿 PC의 궁합 점수는 몇 점 일까? (5)
윈도우 7과 태블릿 PC의 궁합 점수는 몇 점 일까? (5)

이코니아 탭의 장점 중 하나는 키보드 도킹 스테이션이다. 이 키보드 도킹 스테이션은 키보드 기능뿐만 아니라 마우스 기능을 대신한 트랙포인트(씽크패드 노트북의 '빨콩'같은 기능이다)도 있다. 여기에 추가 USB 포트와 랜 포트가 탑재되어 있어 마치 넷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에 윈도7 태블릿 PC와 넷북을 비교할 때는 키보드 도킹 스테이션에 이코니아 탭을 장착한 상태로 진행했다.

이코니아 탭과 도킹 스테이션을 합친 무게는 약 1.6kg으로 일반 넷북 무게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도킹 스테이션의 키캡 크기도 일반 넷북과 거의 같고, 키감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도킹 스테이션의 방향키가 조금 작아 사용할 때 불편할 수도 있겠다.

도킹 스테이션을 장착한 이코니아 탭에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설치해 보았다.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액정 화면 크기가 비슷한 넷북과 이코니아 탭을 비교했을 때) 이코니아 탭에서 문서 작업을 하는 것이 조금 더 편리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코니아 탭은 화면 터치 기능 때문이다. 트랙포인터나 터치패드를 조작하지 않고 바로 화면을 터치하면 끝이다. 문서의 일정 부분을 드래그하여 선택하거나 파워포인트의 도형이나 그림 등을 이동시킬 때도 일반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처럼 문제가 없었다.

이코니아 탭에서는 PC 게임 플레이도 가능했다(태블릿 PC에서 일반 게임이라니...). '카드라이더' 정도 사양의 게임은 화면 끊김 현상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최근 출시되고 있는 넷북들과 비교하면 이코니아 탭의 기본 사양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즉, 고사양 3D 게임 등을 즐기기는 버겁다. 실제로 이코니아 탭은 '테라'와 같은 고사양 온라인 게임의 최소 사양 조건도 만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 넷북도 마찬가지다. 넷북도 고사양 3D 게임은 거의 불가능하다. 아직 일반적인 태블릿 PC와 넷북은 고사양 3D 게임을 즐기기에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태블릿 PC에 걸맞은 윈도7용 콘텐츠가 많아진다면

윈도7 태블릿 PC의 장점은 다양하다. 일반 태블릿 PC가 가지지 못하는 장점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리고 키보드 도킹 스테이션과 연결하면 넷북 못지 않은 활용성을 자랑한다. 하지만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터치 용도로 개발된 윈도7 응용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 실제 사용 용도에 한계가 있다. 또한 같은 태블릿 PC와 비교하면 휴대성이 떨어지고, 일반 넷북과 비교하면 성능이 약간 아쉽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이런 말이 있다. '운명은 본인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것. 비록 몇 가지 단점이 있지만, 윈도7 태블릿 PC는 태블릿 PC와 넷북의 특성을 모두 갖춘 단일 제품이라는 특징이 있다. 고쳐야할 단점이 명확한 만큼 해결책도 간단하다. 언급한 단점들만 개선하면 앞으로 윈도7 태블릿 PC도 충분히 사용할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글 / IT동아 박준구(zzizizic@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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