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구매, 이것만 알면 쉽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17~19인치 LCD 모니터가 주를 이루었지만, 이제는 20인치 이상 대형 모니터 사용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LCD 패널 가격하락으로 대형 LCD 모니터를 구매하는 비용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게임은 물론 인터넷 사이트나 문서 프로그램, 사진 편집 프로그램 등도 대형 모니터 크기에 맞춰 개발되면서 화면이 작으면 여러 모로 답답하고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들어 20인치 이상의 대형 LCD 모니터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헌데 어떤 모니터를 어떤 기준으로 구매해야 하는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LCD 모니터 종류도 많고, 기능도 전차만별에다 제품에 따라 사용자의 반응이 제 각각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LCD 모니터 사양
PC에는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사양 기준이 있듯 LCD 모니터에도 이와 같은 평가 기준이 존재한다. 하지만 PC와는 달리 모니터 사양 기준만으로는 어떤 게 좋은 제품인지를 직관적으로 짐작하기 힘들다. 이에 LCD 모니터 사양표에 표기되어 있는 수치나 용어가 무엇을 뜻하며, 이를 기준으로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1. 화면비율
화면비율은 단어 그대로 화면 가로 길이와 세로 길이의 비율을 말한다. LCD 모니터가 처음 등장했을 땐 CRT 모니터나 브라운관 TV와 같은 4:3 비율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22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이 생산되면서, 표준 비율로 인식되던 4:3 대신 극장과 같이 양 옆으로 길어진 ‘와이드’ 비율이 대세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19인치 이하 LCD 모니터도 와이드 비율을 적용하면서, 이제는 가장 보편적인 화면 비율로 인식되고 있다(그렇다고 4:3 비율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와이드 비율도 16:9와 16:10, 두 가지로 나뉜다(16은 가로 길이며, 9와 10은 세로 길이다). 예를 들어 24인치 LCD 모니터의 경우 16:10 비율이면 최대 1,920 x 1,200 해상도를 지원할 수 있으며, 16:9 비율이면 1,920 x 1,080(풀HD) 해상도까지 지원한다.
즉, 16:9 비율은 모니터 화면으로 출력되는 세로 영역이 약간 줄어드는 것인데, 이는 PC 사용에 있어 불리한 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작업 공간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볼 때는 16:9 비율이 더 유리하다. 16:10 비율은 영화를 감상할 때(전체화면) 일반적인 영상 비율과 맞지 않아 왜곡된 영상(인물이 길쭉해 보임)을 보여주지만, 16:9 비율은 상대적으로 영상 왜곡이나 일그러짐이 적다. 16:9 비율에서 영상 위아래에 생기는 검은색 띠가 16:10에 비해 적은 것도 이 때문이다(LCD TV도 일반적으로 16:9 비율이다).
2. LCD 패널 종류
PC 사용자들이 LCD 모니터를 구매하면서 그나마 주의 깊게 보는 사양 중 하나가 패널 종류다. LCD 모니터 패널은 크게 ‘TN’과 ‘광시야각(LCD TV와 같은 시야각)’, 두 가지로 구분되며 광시야각 패널은 다시 ‘IPS’와 ‘VA’ 패널로 나뉜다.
TN 패널과 광시야각 패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시야각이다. 보통 LCD 모니터 화면은 책상에 앉아 정면을 응시하지만, 대형 모니터가 출시된 이후부터는 영화나 드라마 등의 영상물을 여러 각도에서 시청하는 사용자가 많아졌다. 이 때문에 TN 패널을 기피하는 이들도 있다. TN 패널은 정면이 아닌 좌우측, 또는 위아래에서 화면을 보면 색이 반전되거나 어둡게 보여 정자세가 아니면 영상물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웹 서핑, 문서 작업 등 주로 모니터 앞에 정자세로 앉아 PC를 사용한다면 오히려 TN 패널이 적합할 수도 있다. 정면에선 광시야각 패널과 거의 비슷하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TN 패널의 장점이다).
3. 응답속도와 밝기, 명암비
LCD 모니터의 주요 사양에는 응답속도와 밝기, 명암비가 있다. 화면 크기와 패널 종류를 선택했다면 다음으로 체크해야 할 것이 이 부분이다. 먼저 응답속도란 PC에서 전송되는 화면을 얼마나 빨리 화면으로 출력하느냐를 의미한다. 이를 ‘ms’(milli second, 밀리초, 1/1000초) 단위로 표기하며, 숫자가 낮을수록 응답속도는 빠르다.
화면전환이 빠른 영화나 게임(레이싱 게임 등) 등을 출력할 경우 모니터의 응답속도가 느리면 잔상이 남게 된다. 화면에 잔상이 생기면 영상이나 이미지가 뚜렷하지 않아 눈에 피로감이 쌓이게 된다. 때문에 가급적이면 응답속도가 빠른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응답속도는 LCD 패널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광시야각 패널은 보통 5~8ms, TN 패널은 2~5ms의 응답속도를 보인다.
밝기는 말 그대로 LCD 모니터 화면을 얼마나 밝게 밝힐 수 있는지를 뜻한다. 밝기는 ‘cd(칸델라)/㎡로 표기하며, 응답속도와는 반대로 숫자가 높을수록 좋다. 물론 밝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이나 MP3 플레이어 등은 야외에서도 사용하기 때문에 밝기가 밝으면 강한 햇빛 아래서도 화면이 선명하게 보이지만, LCD 모니터는 실내에서 주로 사용하므로 화면이 너무 밝으면 눈만 쉽게 피로해 진다. 모니터 밝기가 250cd/㎡ ~ 300 cd/㎡ 정도면 적정한 수준이다.
한편 명암비는 깊이를 얼마나 풍부하게 표현하는지를 의미한다. 즉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얼마나 명확하게 표현하는지를 나타내며, 명암비가 낮으면 깜깜한 밤인데도 백야처럼 밝게 표현되고, 해가 쨍쨍한 하늘이 구름이 낀 듯 흐리멍덩한 화면을 보여준다(색 표현이 분명하지 않고 물이 빠진 듯한 느낌이다). 반대로 명암비가 높으면 색조 대비가 확실해져 영상의 색감이 풍부하게 출력된다. 평균적인 LCD 모니터 명암비는 1,000:1이다.
4. LED 백라이트
백라이트(backlight)는 LCD/LED 패널에 빛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LCD TV에 적용된 LED(발광다이오드) 백라이트가 이제는 LCD 모니터에도 탑재되기 시작했다. 종전에는 CCFL(형광등과 같은) 백라이트가 사용됐지만(LCD TV도 마찬가지), LED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범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LED 백라이트는 LCD 모니터에 적용하면 모니터 두께를 매우 얇게 만들 수 있다. CCFL은 백라이트 유닛의 두께가 아무리 얇아도 20mm 정도인데, LED는 이의 절반인 10mm 이하로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LED 백라이트는 소비전력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는 CCFL에 비해 소비전력이 약 40% 정도로 낮기 때문으로, 모니터 크기가 클수록 절감 효율은 높아진다. 따라서 대형 모니터를 구매한다면 LED 백라이트가 적용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밖에 알아두면 좋은 것
위에서 언급한 항목 외에도 LCD 모니터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LCD 모니터는 구조적으로 LCD TV와 큰 차이가 없어 HDTV 수신카드가 내장된 제품도 있고, PC와 연결하기 위한 DVI나 D-SUB 포트만이 아닌 HDMI나 컴포넌트, 컴포지트 등의 AV 포트를 갖춘 제품도 있다. 따라서 LCD 모니터를 단지 PC용이 아닌 여러 가지 용도, 예를 들어 TV 시청용, 콘솔 게임기(엑스박스 360 등)나 블루레이 플레이어용으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이들 포트의 지원 여부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또한 최근 LCD TV에 3D 열풍이 불고 있듯 LCD 모니터도 3D 입체영상을 지원하는 제품도 있다. 특히 LCD 모니터는 PC와 연결되는 덕분에 LCD TV보다 더욱 풍부한 3D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3D 영화는 물론 사진이나 일반 동영상도 3D로 변환해 볼 수 있고 게임도 3D로 즐길 수 있다(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이 3D를 지원한다).
이러한 LCD의 근본적인 사양이 아니더라도 모니터 기울기(틸트 기능)나 모니터 화면을 세로로 세울 수 있는 피벗 기능이 지원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다. 피벗 기능은 보통 두 대 이상의 모니터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적합한데, 모니터 화면을 세로로 세울 경우 내용이 긴 문서나 웹 페이지 등을 한 화면에 모두 출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비행기 슈팅 게임을 즐기는데 그만이다).
글 / IT동아 천상구 (cheonsg@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