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프라임을 잇는 구글-모토로라의 협공, 강력할까?
지난 8월 15일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이하 모토로라)를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모토로라가 휴대폰 사업부를 분사한 이후 소문으로만 떠돌던 얘기가 사실화된 것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업계는 향후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판도가 어떻게 바뀌게 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연한 반응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개발하고 있고, 모토로라는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휴대폰 제조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하 안드로이드폰)을 제조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금처럼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가 매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통해 차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선보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구글은 이미 구글폰(구글레퍼런스폰)을 출시한 적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해 안드로이드 표준인 ‘넥서스 원’이 HTC를 통해 공개됐고, 이후 운영체계 버전을 높인(진저브레드) '넥서스 S’도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바 있다.
버전 업데이트 적용이 신속한 구글폰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버전은 2.3(3.0 버전은 태블릿 PC용)까지 업데이트 됐다. 버전이 높아질수록 초기의 불안정한 모습을 개선하여 안드로이드폰만의 특색과 장점을 갖추게 됐으며, 급변하는 IT시장 흐름에 맞춰 새로운 기술과 기능도 접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러 제조사를 통해 출시되는 모든 안드로이드폰에 최신 버전의 운영체계를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구글이 정한 안드로이드 표준보다 사양이 낮은 제품도 있고, 제조사마다 자사 고유의 기술을 적용한 탓에 최신 버전의 안드로이드와 호환성에서도 가끔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안드로이드폰 중 업데이트가 제때에 지원되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또 최신 버전을 지원한다고 해도 ‘안정화’ 단계를 거쳐야 하기에 최종적으로 사용자에게 도달하는 시기는 더욱 늦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구글폰은 다르다. 안드로이드 표준에 맞춰 개발된 덕에 새 버전의 운영체계를 가장 먼저 적용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구글폰은 안드로이드폰 중에서 가장 신속한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안정적인 제품으로 평가받아 타 제품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차기 구글폰, 과연 두려울까?
하지만 구글폰의 장점은 거기까지가 한계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 대부분의 안드로이드폰은 구글폰보다 사양이 높아 성능이 좋고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몇몇 제품을 제외하곤 안드로이드 버전 업데이트도 최대한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안드로이드 버전이 올라가면서 기기간 호환성 부분이 차츰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글과 모토로라가 제조한 차기 구글폰이 출시된다 해도 스마트폰 시장에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그로 인한 특혜는 거의 없을 것이라 선언한 바 있는데, 이는 모토로라가 그동안 선보인 구글폰(모토로이)에 특화된 기능이나 기술이 없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넥서스 원과 넥서스 S가 그랬듯, 구글폰 신제품 역시 사양이나 성능에서 타사 안드로이드폰을 능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안드로이드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말 그대로 ‘표준’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삼성전자가 넥서스 S를 잇는 구글폰을 ‘넥서스프라임’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향후 구글-모토로라의 구글폰이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넥서스프라임의 행보에 따라 달라지리라 예상한다. 즉 넥서스프라임이 기존 안드로이드폰과는 다른 무언가를 품고 있다면, 구글-모토로라가 합작한 구글폰 신제품 또한 그 여세를 몰아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리라 본다.
IT동아 / 천상구(cheonsg@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