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더위를 피하는 기발한 방법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어김 없이 폭염이 찾아왔다. 전국적으로 35도 안팎까지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졌다. 에어컨이 가동중인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고작해야 열대야만 걱정하면 되지만, 한낮 땡볕 아래 야외활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무더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걱정이다. 휴대용 부채와 썬캡, 얼음 가득 넣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절실해지는 요즘이다.
한국 반대편인 미국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한 달 가량 40도가 넘는 살인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40명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날씨에 야외에서 일하려면 부채 따위로는 어림도 없다. 모습이 다소 우스꽝스러워지는 것을 감수할 수만 있다면 과학의 힘을 빌리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이에 IT전문 블로그 기즈모도(www.gizmodo.com)는 ‘써머겟돈’을 극복할 수 있는 7가지 도구를 19일 소개했다.
쿨러가 장착된 냉방 조끼
쿨플로우(KewlFlow)의 냉방 조끼 안에는 1.25미터의 튜브가 지그재그 모양으로 내장돼 있다. 배터리가 펌프를 작동시키면 차가운 물과 얼음이 튜브를 순환해 착용자의 체온을 식힌다. 총 무게는 2.84kg이며 배터리는 최대 4시간 지속된다. 가격은 429.99달러(한화 약 450,000원)다. 조끼뿐 아니라 백팩 형태의 제품도 있다. 어찌 보면 메고 다니는 것이 더 덥게 만들 수 있겠지만.
물에 적셔 사용하는 썬캡
쿨머(CoolMor)의 냉각 모자는 찬물에 담갔다가 꺼내서 쓰는 썬캡이다. 직물 모자 내부에는 광물질이 부착되어 있는데, 이 물질은 자기 무게의 1,000배에 달하는 수분을 흡수한다. 수분이 증발하면서 열기를 가져가는 원리다. 썬캡뿐 아니라 안전모 안에 부착하는 형태도 있어 공사 현장에서 유용하다. 썬캡의 가격은 8.99달러(한화 약 9,500원), 안전모 패드는 6.99달러(한화 약 7,400원)다. 몇 해전 모자 안에 양배추를 넣어 더위를 식히던 모 야구선수가 생각난다.
뒷목을 식혀주는 개인용 에어컨
뒷목에 간단하게 걸치는 소형 에어컨도 있다. 쿨웨어(CoolWare)의 동력 팬이 달린 개인용 쿨링 시스템은 단단한 경질 알루미늄, 물병, AA배터리로 구성됐다. ‘높음’ 또는 ‘낮음’으로 스위치를 바꾸어 팬이 돌아가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가격은 39.99달러(한화 약 42,000원)다.
축구장 전체를 시원하게, 대형 냉풍기
물이 기화되는 원리를 이용한 냉풍기라는 제품군이 있다. 선풍기와 비슷하지만, 물에 젖은 패드가 내장되어 있어 수분이 증발하며 좀 더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기기다. 하지만 에어컨만큼 시원하지도 않고 넓은 공간을 냉각시킬 수도 없어 주로 원룸과 같은 좁은 공간에서 사용된다. 하지만 심포니 윈터(Symphony Winter)의 XL 휴대용 냉풍기는 750제곱피트(약 70제곱미터)를 냉각시킬 수 있는 초대형 냉풍기다. 웬만한 축구장은 소화하고도 남는다(상품 후기를 보면, 주로 차고에 설치한 미국인들이 많았다). 가격은 519달러(한화 약 550,000원)다. 에너지 사용 효율이 궁금하다.
스프레이처럼 사용하는 개인용 미스트
화장품 중에 ‘미스트’라는 것이 있다. 보통 알코올이 함유된 스프레이로, 피부에 안개를 뿌리듯 분사해 더위를 식혀주는 제품이다. 사실 미스트는 배터리나 기타 동력원이 필요 없는 제품이기 때문에 전자기기는 아니다. 기즈모도가 추천한 미스트는 ‘미스티메이트 8’으로, 가격은 25달러(한화 약 26,000원)다.
날씨를 조절하라, 대형 안개 생성기
영화 ‘엑스맨’에는 날씨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돌연변이가 등장한다. 실제로 이 돌연변이를 친구로 두고 있다면, 적어도 더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친구가 없다면, 기기의 힘을 빌려서 안개를 만드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빅포그 미스팅 시스템(Big Fog Misting System)’이 그것이다. 이 기기는 10미크론(0.01mm) 크기의 물방울을 만들어 공기중으로 뿌린다. 주로 운동선수들이 대기하는 벤치 뒤에 설치되는 듯하다. 엄청난 능력을 지닌 제품이니만큼 가격은 별도 문의.
열대야를 막아주는 침구
더운 여름,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열대야만큼 귀찮은 존재가 없다. 침대에서 자야 하는 미국인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에어컨을 틀자니 한 명이 춥다고 하고, 끄자니 한 명이 덥다고 한다. 양 쪽을 모두 만족시킬 방법은 없을까? 브룩스톤(Brookstone)의 ‘베드 팬(Bed Fan)’은 침대 다리에 설치해 침대 시트 한쪽에 신선한 바람을 공급하는 기기다. 옆 사람의 잠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시원하게 잠을 청할 수 있다. 가격은 79.95달러(한화 약 84,000원)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