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논쟁, ‘컨슈머리포트’ 발표로 일단락?
LG전자의 3D TV가 ‘컨슈머리포트’에서 극찬을 받는 등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그 동안 제기되던 ‘3D 논쟁’이 일단락된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시장에 형성되고 있다.
먼저 LG전자는 자사의 시네마 3D TV가 유럽에서 가장 큰 기술 및 과학 규격 인증 기관 중 하나인 독일전기기술자협회(VDE)로부터 풀HD 규격 인증을 획득했다고 지난 6월에 밝혔다. 풀HD란 하나의 화면을 가로 주사선 1,920줄, 세로 주사선 1,080줄로 표현하는 고화질 디스플레이 해상도 규격으로, VDE는 3D 화질 검사에서 이 제품이 양안(兩眼) 기준으로 했을 때 풀HD 화질을 구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써 LG전자는 FPR(필름패턴 편광 안경, 이하 편광 방식) 방식의 풀HD 화질 지원 여부 논쟁에서 또 한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특히 이번 VDE의 평가는 LG전자의 세계시장 진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3D TV의 주 소비 시장 중 하나인 유럽 시장에서는 VDE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컨슈머리포트, LG전자 3D TV에 호평
이러한 ‘편광 방식의 우세 분위기’는 세계최고 권위를 가진 소비자단체의 발표로 방점이 찍히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소비자단체 ‘컨슈머리포트(www.consumerreports.org)’는 북미에서 시판중인 3D TV 13종을 비교한 결과 LG전자 제품을 최고의 추천 제품으로 꼽았다. 컨슈머리포트는 제품을 협찬 받지 않고 직접 구매해서 평가하기 때문에 객관성과 공신력이 높기로 유명하다. 또한 컨슈머리포트의 말 한마디에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움직일 정도로 그 파급력도 상당하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당초 아이폰4의 수신불량 문제와 관련해 범퍼를 무상 지급하게 된 것도 컨슈머리포트가 아이폰을 비추천 목록에 올렸기 때문이다.
컨슈머리포트는 지난 6월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샤프, 도시바, 비지오 등 13개 3D TV를 비교 평가, LG전자의 시네마 3D TV(모델명 47LW5600)가 1등이라고 밝혔다. 시네마 3D TV는 3D 효과에서 4점, 고화질에서 5점, 표준화질에서 5점 등 주요 항목에서 4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얻어 총 76점으로 1위에 선정됐다. 반면 삼성전자의 3D TV는 최하위인 12위(보급형)와 13위(고급형)로 주저앉는 수모를 당했다.
컨슈머리포트 측은 이번 평가에서 LG전자의 3D TV에 대해서는 “화면 겹침 현상이 적고 HD와 SD(표준화질)에서 화질이 탁월하며 시야각도 넓다”며 호평을 내렸다. 이로써 컨슈머리포트의 결과를 지켜봤던 LG전자는 자사의 3D TV 홍보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평가와 함께 소비자들도 점차 편광 안경 방식에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편광 방식의 3D 영화가 이전보다 더욱 활발하게 개봉되면서 3D TV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덕이다. 화질이나 품질은 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리니 그보다는 3D 안경 구매에 따른 비용적 부담, 안경 착용자를 위한 배려 등을 우선 고려하려는 모습이다.
전문가, 소비자도 ‘편광 방식 3D가 낫다’
영화 ‘아바타’로 3D 입체영상 산업의 물꼬를 튼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카메론 감독은 지난 4월 “비싼 셔터 안경 방식은 저물고 저렴하면서도 좋은 화질을 구현하는 편광 안경 방식이 대중적으로 큰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발언해 화제를 모았다. 화질은 차치하고 개당 수백 달러에 달하는 액티브 안경(셔터 안경)의 가격이 대중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이전까지 카메론 감독은 삼성전자와 긴밀한 협조 관계를 맺으며 셔터 안경 방식을 지지해온 터라 이와 같은 그의 발언 역시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왔다. 뜻밖의 ‘뒤통수’를 맞은 삼성전자는 “액티브 안경의 가격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며 사건을 뒷수습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한편 소비자들의 반응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지난 3월, 국내 IT 매체인 ‘이버즈(eBuzz)’가 실시한 3D TV 소비자 품평회에서도 편광 방식의 47LW5700이 전반적으로 우수한 품질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날 품평회는 30여명의 IT 전문 블로거와 트위터 사용자들이 참여했는데, 삼성전자 UN46D7000LF, LG전자 47LW5700, 소니 46NX710 등의 3D TV를 대상으로 제조사와 모델명을 가린 채 입체감, 해상도, 밝기, 색표현력, 안경착용감 등 8개 평가 항목에 대해 직접 체험, 평가했다. 총점에서는 근소한 차이를 보였으나, 항목별 평가에서는 LG 47LW5700이 8개 항목 중 5개 항목(입체감, 해상도, 밝기, 시야각, 안경착용감)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결과 보도 직후 평가 공정성을 두고 삼성전자와 이버즈 간의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품평회에 참여한 대부분의 테스터들이 편광 방식의 3D TV에 보다 호감을 나타냈음은 분명해 보인다. (관련 기사 - http://www.ebuzz.co.kr/content/buzz_view.html?uid=87735).
컨슈머리포트의 발표와 저명 인사의 발언, 그리고 소비자들의 반응 등에 따라 어느 정도 윤곽은 드러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도 대중성을 고려하면 편광 안경 방식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데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편광 안경 방식이 공신력 있는 매체와 전문가들의 호평에 힘입어 조금씩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으로는 3D 경쟁을 떠나 객관적인 사용 평가에서 우리나라 제품이 전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대단히 고무적이라 할 만하다.
한편 LG전자는 이러한 분위기에 고무돼 8월 부산 해운대 및 서울광장에서 대대적인 시네마 3D 축제를 펼친다. ‘시네마 3D & 옵티머스 3D 무비 페스티벌’로 이름 지어진 이번 행사에서는 야외에서 대규모의 3D 영화 상영이 이루어질 예정. 이에 국내 최초로 최대 만 여 명이 동시에 시네마 3D 안경을 쓰고 3D 영화를 관람하는 장관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부산 해운대 행사에서는 ‘스텝업 3D’ 영화 상영은 물론, 스타크래프트II 3D 특별 대전, KBS TOP 밴드 공연도 열려 관람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서울광장 행사에서는 ‘새미의 어드벤처 3D’가 초대형 화면으로 상영된다.
[참고]
전기기술자협회(VDE, Verband Deutcher Elektrotechnik): 1893년에 설립된 독일의 전기전자 및 정보기술협회로, 전세계에 걸쳐 전기전원산업 관련 기업 또는 국가단체 등 1,250여 곳이 가입되어 있는 비영리기관이다. 이 협회는 또한 전기전자 분야의 전문가들의 기술적 노하우를 지속적인 컨퍼런스를 통해 전세계에 전파하고 있으며, 각 부분에 따라 철저한 시험을 거쳐 이를 통과한 전기전자 부품에 VDE인증 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