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맥북 에어 대항마 내놓는다
HP가 울트라북 계열의 새 노트북 라인업을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IT매체 디지타임즈(DigiTimes)는 11일(현지 기준) HP가 1세대 울트라북에 해당하는 노트북 모델을 2종 이상 준비하고 있으며, 전자부품위탁생산(EMS) 업체인 폭스콘(FoxConn)에 외주 생산을 맡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제품들에는 인텔의 2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i7-2677M(1.8GHz) 또는 i7-2637M(1.7GHz)이 탑재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HP와 폭스콘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울트라북은 인텔이 제창한 새로운 노트북 표준이다. 두께와 무게는 넷북 수준에, 성능은 일반 노트북과 비슷하고, 반응 속도는 태블릿 PC에 버금가는 혁신적인 제품군이다. 물론 현재도 울트라씬(Ultra-Thin)이라고 하여 넷북과 비슷한 크기와 무게에 성능은 더 뛰어난 제품군이 있긴 하지만, 울트라씬 전용 프로세서인 ULV(Ultra Low Voltage, 초저전력)가 탑재된 탓에 일반 노트북에 비해서는 그 성능이 확연하게 떨어져 서브 노트북으로 활용되는 게 고작이다. 하지만 울트라북에는 일반 노트북과 동일한 프로세서가 탑재돼 향후 노트북 주류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텔측은 2012년 말까지 울트라북이 전체 노트북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컴퓨텍스 2011에서 소개된 아수스의 ‘UX21’이 1세대 울트라북에 해당한다. 이 제품의 두께는 3~17mm, 무게는 1.06kg에 불과하며 인텔 2세대 i5 프로세서, SATA III SSD, USB 3.0을 지원하면서도 가격은 1,000달러(한화 약 100만 원) 미만이다. 성능, 휴대성, 가격의 3박자를 갖춘데다가 디자인도 유려해 애플의 ‘맥북 에어’의 유력한 경쟁자로 꼽히고 있다. UX21은 올해 9월께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HP가 내놓을 울트라북의 전체적인 사양도 UX21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IT매체 씨넷(Cnet)에 의하면 HP CEO 레오 아포테커(Leo Apotheker)는 지난 달 D9 컨퍼런스 인터뷰에서 “새로 출시할 제품은 아이패드만큼 얇고 날씬하면서도 최고의 성능을 갖춘 노트북”이라고 밝혔다. 디자인이나 성능에서 결코 맥북 에어에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가격 역시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추측된다. 사실 휴대성과 성능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올해 2월 출시한 ‘센스 시리즈9’ 역시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센스 시리즈9은 1,599달러(한화 약 171만 원)라는 높은 가격 탓에 주류 시장에 진입하는 데는 실패했다.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제품을 내놓았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맥북 에어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진짜 맥북 에어의 대항마가 되려면 적어도 1,000달러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소리다.
물론 애플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일부 외신들을 중심으로 오는 7월 14일 신형 맥북 에어가 출시될 것이라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 제품은 인텔 2세대 프로세서, 새로운 운영체제인 ‘OS X 라이언’, 기존 제품보다 2배 가량 빨라진 SSD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애플의 독자적인 운영체제는 늘 대중화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을 사용해 왔던 사용자는 환영하겠지만, 윈도우 운영체제에 익숙한 일반 사용자들은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맥북 에어에 윈도우 운영체제를 설치하자니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소모된다.
그런 점에서 윈도우 운영체제 계열의 울트라북은 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만일 HP의 신제품이 아수스만큼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면 맥북 에어의 라이벌 중 하나로 불려도 손색 없을 것이다. HP의 공식 발표가 기다려지는 시점이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