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주파수 전쟁, 왜 LG U+는 웃고 있을까?
LTE 서비스를 앞두고 국내 이동통신사의 주파수 전쟁이 뜨겁다. 특히 만년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LG U+는 지난 6월 22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결정에 힘입어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방통위는 “오는 8월 2.1GHz 주파수의 남아 있는 여유 대역폭 20MHz에 대해서 경매 방식으로 할당하되, 국내 이동통신사 1위 업체인 SK텔레콤과 2위 업체인 KT는 입찰에서 배제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대해서 방통위 이태희 대변인은 “SK텔레콤과 KT는 이미 2.1GHz 주파수로 3G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다른 업체에 우선권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아두면 좋을 팁
주파수는 대역에 따라 그 특성이 조금씩 다른데, 모든 주파수가 똑같지 않기 때문에 좀더 활용하기 좋은 주파수 대역이 존재한다. 여러 주파수 대역 중 멀리 가고 넓게 퍼지는 주파수가 ‘좋은 주파수’이다. 주파수가 멀리, 넓게 퍼지면 그만큼 음성 및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에, 이동통신사는 기지국이나 중계기 등의 투자를 적게 할 수 있다. 즉, 투자 비용은 적게 들고 효율은 높다는 의미다.
특히, 2.1GHz 주파수는 현재 이동통신 업계에서 화두로 떠오른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황금주파수’라고 불린다. 그 이유는 2.1GHz 주파수는 좋은 주파수의 특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 160여개국이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는 인기 주파수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2.1GHz를 사용한다는 뜻은 휴대폰 및 제조사도 이 주파수에 맞는 제품을 주로 만든다는 뜻이다. 때문에 2.1GHz를 사용하는 이동통신사는 휴대폰 및 스마트폰 단말기 확보가 쉬울 뿐만 아니라, 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일반적으로 주파수가 높으면 주고 받을 수 있는 데이터 용량이 많아진다).
주파수를 도로라고 생각하고, 해당 주파수의 대역폭을 그 도로의 차선이라고 생각해 보자.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 중 SK텔레콤과 KT는 2.1GHz라는 좋은 도로에 차선을 운영했는데, 이 도로는 전세계 다른 많은 도로들과 연결되어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LG U+는 이 차선을 아예 운영조차도 하지 못했다. 이에 도로를 운영, 할당하는 방통위가 남는 차선을 LG U+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번 방통위 결정에 대해 SK텔레콤과 KT는 ‘유감’을 표시했으며, LG U+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을 정도로 업계의 반향은 컸다. 특히, 이동통신 3사는 LTE 서비스를 이번 경매로 나온 여유 2.1GHz 주파수로 시행한다는 계획에 있었기 때문에 여파는 클 수밖에 없었다. 2.1GHz의 의미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주파수이기 때문에 이동통신사 입장에서 해당 주파수 사용 여부는 단말기 수급 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 국내에 스마트폰 열풍을 만들었던 애플의 아이폰도 이번 결정을 통해, 원한다면 LG U+에서도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이번 방통위의 결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LG U+는 ‘만년 3위’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계속 약자의 위치에 있어야 했던 약점 중의 하나가 바로 주파수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특히, SKT나 KT와 달리 2.1GHz라는 ‘준 세계 표준 주파수’를 서비스하지 못해 어쩔 수가 없었다. 지난 7월 1일, LTE 첫 국내 상용서비스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LG U+ 이상철 부회장이 “드디어 다른 두 이동통신사와 같은 출발선에 서게 되었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다.
LG U+, 지금이 기회다
LG U+는 LTE 상용서비스를 기점으로 해외 로밍 확대 및 LTE 서비스를 다양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LG U+가 LTE 단말기를 출시하면, 해외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GSM 900/1800/1900 및 WCDMA 2100 등과 호환하여 220여 개국에서 음성과 문자, 180여 개국에서 GSM 및 WCDMA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으며, 국내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LG U+는 단말기 확보에 대한 우려도 미리 불식시키고 나섰다. 오는 10월부터는 LG전자와 삼성전자에서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지원하고 HD급 해상도와 NFC(근거리무선통신) 및 해외로밍이 가능한 LTE 스마트폰 2종을 선보이고, LTE용 태블릿 PC 등을 포함해 3~4종의 LTE 단말기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LG U+는 기존에 서비스하고 있던 CDMA2000 3G망과 LTE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단일(싱글)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를 선보일 예정이라, LTE 서비스 초반 확보 물량이 적을 수 있다는 단점도 미연에 방지하고 나섰다.
2,1GHz 주파수가 LG U+ 손에 들어감에 따라, SKT와 KT는 방통위가 경매로 내놓은 나머지 1.8GHz 주파수의 여유 대역폭 20MHz와 800MHz 주파수의 여유 대역폭 10MHz에 눈치 싸움을 펼치고 있다. 이 중 SKT는 800MHz를 KT는 1.8GHz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두 이동통신사 모두 고민이 깊다는 것. SKT와 KT는 각각 800MHz와 1.8GHz 주파수 대역에 2G 서비스를 하고 있어 기존 가입자를 3G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확실히 지금까지의 전개는 향후 LTE 서비스가 본격 시작되었을 경우, LG U+에 좀더 유리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 와이브로, 와이파이, 3G 그리고 LTE까지 곧 도입해 다양한 무선 인터넷으로 대응하겠다는 KT와 기존 업계 1위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는 SKT도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SKT 관계자는 “이동통신 서비스는 주파수 외에도 브랜드 파워, 고객 서비스, 통신 품질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존 시장 점유율의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앞으로 1, 2년 뒤. LTE를 필두로 시작될 세 이동통신사의 경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기대되는 바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