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서 좋다! - 알파스캔 27인치 LED 모니터 ‘TLED27’
노트북이든 모니터든 스마트폰이든 디스플레이 크기는 인치로 구분한다. 1인치는 2.54cm다. 그래서 1인치 차이라 해도 실제 눈에 보이는 차이는 제법 크다. 더구나 디스플레이 크기는 대각선 길이로 측정하기에 1인치의 차이는 더욱 커진다. 어떤 용도든 디스플레이는 크면 일단 좋다. 화질과 성능을 떠나 보기에 시원시원하니 그렇다. TV나 컴퓨터용 모니터는 더욱 그러하다. 특히 모니터는 회사에서나 가정에서나(TV보다는) 장시간 사용하기에 큰 화면이 여러 모로 유용하다.
현재 컴퓨터 모니터는 브라운관 형태의 CRT 형태에서 LCD/LED 형태로 완전히 전환된 상황이다. 물론 일부 환경에서는 아직 CRT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세는 이미 LCD/LED 모니터다. 아울러 화면 크기는 20~24인치 제품이 가격대비 성능이 좋아 인기가 많다. 최근에는 TV를 방불케 하는 대형 모니터 가격이 대폭 낮아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서 소개할 알파스캔의 27인치 LED 모니터 '프레스티지(Prestige) TLED27'도 눈 여겨볼 만한 제품이다.
알파스캔에 대해
우선 모니터 자체보다는 브랜드에 대해 먼저 소개해야 하겠다. 알파스캔(Alphascan)은 모니터 제품군 이름이고, 제조사는 ‘아델피아(대표 류영렬)’로 국산 토종 브랜드다. 이름만 봐서는 외산 같지만 1995년 설립되어 현재까지 모니터 분야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진 믿을 만한 전문 업체다. 제품에 대한 반응도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그러지 않았으면 10년 이상 모니터 분야에서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십 개에 달했던 중소 업체 모니터가 현재는 알파스캔을 비롯해 몇 제품 남지 않은 이유도 그것이다.
아델피아는 현재 19인치~27인치 LCD/LED 모니터, HDTV 모니터, 모니터용 액세서리(케이블, 스탠드 등)를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 본 제품인 TLED27 모델을 출시함으로써 20인치, 22인치, 23인치, 24인치, 27인치 LED 모니터 제품군을 보유하게 됐다. 한편 아델피아는 TLED27 제품 출시 기념으로 이달 말일까지, TLED27 제품 구매 후 정식 등록하면 ADJ 스탠드(높이 조절, 90도 피봇/270도 회전 가능)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27인치, 크긴 크다
TV로서 27인치는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모니터로는 눈에 확 띌 만큼 크다. 기존에 사용하던 22인치, 24인치 모니터와 비교해도 확연한 크기 차이를 보인다. TLED27 하나만으로도 책상 전체가 꽉 찰 정도이니 27인치 크기가 모니터로서는 크긴 크다.
외형 및 디자인은 준수하고 무난하면서 평범한 듯 하지만, 하단에 메탈 소재의 그레이 컬러 라인을 넣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다. 검정색 베젤의 블랙 컬러와 투톤으로 매치되는 게 나름대로 괜찮아 보인다. 여담이지만, 왜 모니터의 베젤은 거의 검정색일까? 사용자 취향에 따라 아이보리, 카키, 그린 등의 컬러를 선택할 수 있게 하면 안되나?
아무튼 TLED27은 수려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디자인이다. 우측 하단에는 전원 버튼을 비롯해 총 5개의 작동 버튼이 있고, 뒷면에는 전원 단자, D-sub(15핀) 단자, DVI 단자, HDMI 단자, 그리고 오디오 입출력 단자 등이 있다. 즉 TLED27에는 스피커가 내장돼 있다는 뜻이다(스피커에 대해서는 잠시 후 다시 다룬다). 참고로 HDMI 단자는 고해상도 영상과 음성을 함께 전송할 수 있는데, 컴퓨터에 장착된 그래픽 카드(혹은 그래픽 칩셋)이 사운드 출력을 지원하면(사운드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아도) HDMI 케이블 하나로도 비디오, 오디오 출력 모두 가능하다.
두께는 27인치 모니터치고는 그다지 두껍지 않다. 뒷면 주요 부품이 내장된 부분만 불룩하고 다른 부분은 대략 2cm 남짓이다. 사용하는데 아무런 지장도 불편도 없다. 높이 조절 및 회전은 안되고 고개만 앞으로 5도, 뒤로 20도 정도 조정할 수 있다.
스탠드와 바닥은 나름대로 27인치의 거구를 나름대로 안정적으로 붙들어 주고 있다. 키보드 타이핑으로 인한 진동에 미동도 없다. 참고로 제품 패키지에는 DVI 케이블과 D-Sub 케이블, 오디오 연결 케이블 등이 들어 있는데, HDMI 케이블은 알파스캔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무료로 보내준다는 게 인상적이다. 몇백만원짜리 HDTV도 HDMI 케이블은 무상 제공되지 않는 게 일반적임을 감안하면 괜찮은 고객 서비스라 생각된다.
만족할 만 한 화면 품질
다행히도 현재 사용 중인 그래픽 카드에 HDMI 포트가 있어, 22인치 타사 모니터는 DVI로, TLED27은 HDMI로 연결했다. MS 윈도우 7 환경에서 디스플레이 확장 모드로 설정했다. 최대 해상도는 다른 27인치 모니터와 동일하게 1,920 x 1,0,80이다. 타사 22인치 모니터(대각선 길이 21.5인치/55cm) 역시 괜찮은 제품이라 1920 해상도를 지원하는데, 해상도는 두 모니터가 같아도 5인치가 큰 TLED27(대각선 길이 68.6cm)의 화면이 역시 보기에도 시원하고 가독성이 좋다. 문서 작성에도, 인터넷 서핑에도 유리하고 일단 윈도우 바탕화면 아이콘도 큼지막하니 좋다.
공식 사양에 따르면 시야각은상하 160도, 좌우 170도라 되어 있는데, 실제로 상하좌우 최대 사각에서 쳐다보니 화면색이 변하거나 왜곡되지 않았다. 풀HD 동영상(1,920 x 1,080)을 재생하여 전체화면으로 키워보니, 거의 TV가 따로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화면을 출력했다. TV보다 가까이 바라보는 모니터의 특성상 화면이 더욱 크게 보이는 듯했다.
게임을 즐길 때도 27인치 대화면의 장점은 그대로 나타난다. 평소 22인치 모니터로 즐기던 ‘모’ 온라인 게임을 TLED27로 실행해 보니 훨씬 편안하고 게 게임에 몰입할 수 있었다. 특히 모니터가 넓을수록 유리한 FPS(1인칭 총쏘기) 게임에서는 27인치 대화면 덕을 톡톡히 봤다. 아무래도 해상도가 높을수록 적군의 모습이 작게 보일 수 밖에 없는데, 27인치 화면에서는 적 발견 즉시 육안 확인이 한결 수월했다.
특히 TLED27은 27인치 모니터 제품으로는 드물게 2ms(밀리초, 1/1000초)의 빠른 반응속도를 자랑한다. 참고로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비슷한 가격의 27인치 모니터가 대게 4~6ms 정도다. 모니터의 반응속도는 FPS 게임과 같이 화면 전환이 빠른 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앞선 ‘모’ FPS 게임의 경우, 게임이 지원하는 최대 해상도인 1,600 x 1,080(32비트 컬러)로 설정했으며, 게임 내내 유연하고 부드러우면서 신속한 화면 전환 성능을 발휘했다.
참고로 TLED27 하단의 작동 버튼 중 화면 비율 변경 버튼은, 게임 등 실행 시 화면이 간혹 16:9 와이드 형태가 아닌 4:3 일반 형태로 출력될 때 이를 간편하게 변경할 수 있다(와이드 출력을 지원하지 않는 게임이 더러 있다). 실제로 위 게임을 테스트하면서는 정상적인 와이드 형태로 출력됐지만, 행여나 4:3 비율로 출력되면서 화면 좌우가 잘리는 경우 이 버튼을 활용하면 되겠다.
오호~! 대기전력 '0.3W'
모니터를 한 대 사용하는 가정보다는 PC방이나 회사에서 TLED27을 다수 사용할 경우 전기세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모니터가 사용 시 대략 40~60W의 전기를 소비하는 반면, TLED27은 그보다 낮은 30W(에코-echo 모드 시 15W) 밖에 소비하지 않으며, 특히 절전모드(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서는 불과 0.3W 정도만 소비된다. 물론 사용하지 않을 땐 전원 플러그를 뽑는 것이 가장 좋지만, 금방 다시 사용할 것이라면 0.3W의 대기전력(일반 모니터는 1W) 정도는 인정할 만하다. 하루 24시간 내내 PC를 켜둬야 하는 PC방의 비용 절감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이라 판단된다.
친절한 '설명서'씨
알파스캔 프레스티지 TLED27 모니터를 접하고 꼭 언급하고 싶었던 게 다름 아닌 ‘설명서’다. 흔히 모니터와 같이 설명할, 참고할 내용이 많으면 설명서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간략하게 기록하는데, TLED27의 설명서는 가히 감동적이라 할 만큼 쉽고 자세하게, 그것도 ‘올컬러’로 인쇄돼 있다. 제품 사용 설명뿐 아니라 윈도우의 관련 설정 내용을 스크린샷까지 첨부하여 수록했으며, 컴퓨터와의 연결, 노트북과의 연결, 윈도우 내 확장/복제 모드 변경 방법 등 누구라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도록 했다. 모니터 설명서지만 제품 이미지보다 윈도우 설정 창 이미지가 더 많다. 요즘 같은 때 보기 힘든 개념 있는 설명서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니 모니터 케이블은 분실할 지 언정 설명서는 잘 보관하는 게 좋겠다.
외장 스피커는 '계륵'
앞서 언급한 대로, 그래픽 카드(N모사 제품)의 HDMI 포트에 TLED27을 연결하니 비디오와 사운드 모두 출력 된다. TLED27은 후면에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어 별도의 외장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그건 좋다. 가뜩이나 부족한 전원 멀티탭 한 구를 줄일 수 있고, 책상에 두지 않아도 되니 공간도 확보되고. 또한 오디오 케이블 등이 필요 없으니 케이블 구성도 깔끔해진다.
이러한 장점이 있다고 해도, 자신이 ‘스피커’임을 망각하려는 듯한 맹한 음질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물론 TLED27은 본격 스피커도, 음향 전문기기도 아니다. 그러니 만족스러운 음질을 기대하는 건 과욕이겠지만, 내장 스피커는 음질에 있어서 TLED27 본체의 전반적인 품질에 ‘계륵(鷄肋)’으로 작용하리라 예상된다.
이미 사용하던 외장 스피커가 있었다면(얼마짜리든) 그걸 계속 사용하길 권장하며, 만약 외장 스피커를 하나 장만할 생각인데 음질에는 별 관심 없다면 계륵이라 포만감은 없겠지만 섭취해 보는 것도 괜찮다.
이왕 살 거 큰 놈으로 - 알파스캔 TLED27
모니터는 일반적으로 한번 사면 컴퓨터가 서너 번 교체될 때까지 그대로 사용한다. 그러니 처음 살 때 쓸 만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고 비싼 돈을 들일 필요는 없다. 알파스캔 등과 같이 저렴하면서도 성능적으로 사양적으로 우수한 모니터가 많기 때문이다. 사용해 보니 알파스캔 TLED27도 충분히 그러한 선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판단됐다. 2011년 6월 기준 35만원 대 가격에 27인치 LED(TN패널)에 응답속도 2ms, HDMI(HDCP-불법복제방지기술 지원), 낮은 소비전력, HDMI 케이블 제공 등 나름대로 인정할 만한 조건을 걸고 있기에 그렇다. 신생 제조업체도 아니고 10년 이상 모니터 분야 한 우물만 파고 있는 전문 브랜드니 의구심을 가질 것도 없다. 물론 대형 제조사에 비해 기술지원 센터 등이 현저히 적지만, 고객 문의 접수 후 택배 AS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실제로 사용해 보지 않으면 그 효용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것이 IT 기기의 특징이다. 대형 모니터 역시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크기로 인한 장점을 공감하기 어렵다. 이 참에 새로 구매하거나 바꿔볼 생각이면 알파스캔 브랜드와 TLED27 제품 사양, 그리고 본 리뷰어의 체험기를 믿고 선택해 보기 바란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