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도 이제 6코어 CPU가 대세?
최근 나오는 신작 게임들의 PC 요구 사양이 상당히 높다 보니 손님들은 보다 고성능 PC를 갖춘 PC방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같은 중저사양 게임이 주류를 이루던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PC 사양이 그다지 중요시되지 않았지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테라’, ‘아이온’ 같은 게임들은 저사양 PC에서는 거의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로 요구 성능이 높다. 때문에 요즘 PC방은 고사양 PC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현수막을 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코어의 개수가 많은 CPU, 그리고 최신 그래픽카드라는 점을 강조하기 마련이다.
요즘 팔리고 있는 CPU 중에서 가장 코어가 많은 것은 6개의 코어를 내장한 ‘헥사 코어(혹은 식스 코어)’ 구조의 CPU다. 2011년 6월 현재, 인텔의 ‘코어 i7 익스트림(코드명 걸프타운)’과 AMD의 ‘페넘 II X6(코드명 투반)’, 이렇게 2종의 헥사 코어 CPU가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코어 i7 익스트림은 CPU 가격만 100만원에 육박하는 전문가용 고급 제품이라 아무래도 PC방에 사용하기는 무리가 있고, 그나마 페넘 II X6가 현실적으로 구매 가능한 헥사 코어 CPU라고 할 수 있다. 페넘 II X6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1055T’ 모델은 2011년 6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16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 같은 헥사 코어 CPU이라고 해도 등급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페넘 II X6와 가격이나 성능 면에서 유사한 것은 인텔의 쿼드 코어(코어 수 4개) CPU인 ‘코어 i5’다. 실제로 코어 i5는 PC방에서도 자주 쓰이곤 한다. 하지만 실제 성능과 무관하게 페넘 II X6가 코어의 수가 더 많다는 것 때문에 상대적으로 PC방 홍보 효과는 더 좋은 편이다. PC방 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CPU는 코어 개수가 실제 성능 보다는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한 역할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 게임 구동 능력 측면에서 보면 CPU 보다는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높이는 쪽이 보다 효율이 좋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듀얼 코어(코어 수 2개)급 CPU를 쓰면서 그래픽카드만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PC방도 상당히 많다. 다만, 지금 시중에는 너무나 많은 그래픽카드가 나와 있어 각 그래픽카드의 모델명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일반인 입장에서는, PC방에서 아무리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달았다고 홍보한다 해도 이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아채기가 힘들다. 차라리 쿼드 코어, 혹은 헥사 코어급 CPU를 탑재하고 있다는 홍보 문구가 더 알기 쉽게 다가온다.
따라서 요즘 PC방에서는 최대한 코어 수가 많으면서 가격은 저렴한 CPU를 탑재하고 여기서 절약한 비용을 그래픽카드에 투자해 실질적인 게임 성능도 보강하는 경우가 제법 많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을 놓칠 새라 AMD코리아에서도 PC방 업주들에게 관련 내용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는 CPU와 GPU(그래픽카드의 핵심 칩)을 동시에 제조하고 있는 AMD만이 할 수 있는 마케팅인 셈.
AMD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헥사 코어 CPU 중에서 가장 저렴한 페넘II X6 CPU 시리즈를 선택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높은 고객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여기에 AMD 라데온(Radeon) 그래픽카드 시리즈를 함께 조합한다면 우수한 게임 성능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주력 홍보 모델은 페넘II X6 1055T / 1075T / 1090T / 1100T CPU, 그리고 라데온 HD 5700 / HD 5800 / HD 6800 / HD 6900 그래픽카드다. 특히 페넘II X6용 메인보드는 2011년 가을에 등장할 AMD의 차세대 CPU인 불도저(가칭)과도 호환이 되므로 차후 업그레이드를 할 때 유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AMD의 제품을 실질적으로 수입/판매하고 있는 유통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특히, AMD의 국내 총판인 대원CTS㈜는 AMD의 페넘II X6 CPU 및 라데온 HD 5700/5800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는 PC방 업주들에게 3개월 무이자 할부 및 ‘아이온’ 정량제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실시하고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