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제2의 성능, 스마트폰 최적화
"스마트폰 최적화라는 게 무슨 말인가요?"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최적화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어느 스마트폰이 최적화가 가장 잘 됐는지 입씨름을 벌이곤 한다. 특히 사양에 비해 시원찮은 성능을 내는 스마트폰이 출시라도 되면 '발적화(최적화 작업을 발로 한 것처럼 형편 없다는 뜻)'라며 깎아 내리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IT분야에서 최적화란, 제품 본래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동일한 짐을 같은 창고에 넣는다고 가정해보자. 한 사람은 짐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한 사람은 짐을 대충 던져서 쌓는다. 전자는 나중에 다른 물건을 더 넣거나 정리한 물건을 찾을 때 수월할 것이다. 이것이 최적화가 잘 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최적화도 이와 비슷하다. 스마트폰 최적화는 운영체제가 제품 성능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에 대한 기준으로 설명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은 대개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많이 사용하므로 어플 작동 속도가 빠르면 최적화가 잘 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스마트폰의 발열이나 배터리 소모를 최적화의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비교, 의미 없어
최적화는 비교 대상이 있어야 의미가 있고, 동급 성능의 제품끼리 우열을 가릴 때 그 의미가 더 커진다. 최적화 비교의 단골손님은 애플의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그러나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최적화 비교는 애초에 의미가 없다.
아이폰과 iOS는 몸에 딱 맞는 맞춤정장과 같다. 애플이 독자적으로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모두를 생산하고 개발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아이폰과 iOS의 최적화는 당연한 이야기다. 반면 안드로이드는 기성복이라고 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소스 코드(컴퓨터 프로그램을 사람이 읽을 수 있게 프로그래밍 언어로 기술한 글)를 공개 배포해 아무나 가져다 쓸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적화 비교는 동급의 성능을 가진 안드로이용 스마트폰에 한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최적화 비교를 아예 같은 제품끼리 하는 것도 잘못된 방법이다. 동일한 제품 중에서 어플 실행 속도가 느린 제품은 기기결함에 가깝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직접 최적화할 수는 없나
스마트폰 제조사는 자사 제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일부분 수정하거나 특정 기능을 추가하곤 한다. 대표적으로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어플 마켓이나 제조사의 SNS 관련 통합 서비스 기능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어플이나 기능들은 그 제품만의 개성으로 스마트폰 판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도 있지만, 안드로이드의 오류 원인이나 최적화의 장애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제품 출시 직전, 호환성 테스트(CTS, Compatibility Test Suite)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 테스트를 통과하면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록된 어플이 정상적으로 동작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동급 성능의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에서 속도 차이가 난다면, 기본 어플을 유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기본 어플이 많으면 많을수록 스마트폰의 속도가 느려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기본 어플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삭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종류에 따라서 스마트폰 램에 상주하는 것도 있다.
사용자는 안드로이드의 작업관리자를 통해서 메모리 정리를 할 수 있는데, 이 작업은 실행중인 어플을 강제 종료하여 효율적인 램 관리를 도와준다.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램을 정리해주는 어플을 내려 받아 사용하는 방법도 이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필요 없는 어플을 내려 받지 않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어플 설치를 자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마트폰 구매시 중요한 판단 요소
스마트폰 최적화는 운영체제의 종류, 제조사의 운영체제 수정 정도, 사용자의 습관 등 다양한 시각에서 정의할 수 있고 최적화 방법도 각기 다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최적화가 스마트폰 구매에 있어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이다. 따라서 새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단순히 사양표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관련 커뮤니티에서 해당 제품의 최적화가 잘 됐는지 살펴보기를 권한다.
글 / IT동아 박준구 (zzizizic@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