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LG전자 스마트폰이 달라졌어요'

작년(2010년) 9월, LG전자는 CEO가 전격 교체되고 핵심 인력들이 합숙에 들어가는 상황에 처했다. 실적이 그야말로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주력 제품인 휴대전화의 판매량이 부진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휴대전화 시장의 중심이 피처폰(일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LG전자에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다. 2009년 말과 2010년 초 사이에 LG전자는 '안드로 원', '옵티머스 Q', '옵티머스 Z'를 비롯한 몇 가지 스마트폰을 내놓았고, 그 중에서 한 종류라도 성공을 했더라면 최소한 '본전'은 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판매량이 기대 이하였다. 최대의 경쟁자인 삼성전자나 애플을 위협하기는커녕, 한 수 아래로 평가되던 팬택에게 추월 당한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당시 LG전자에서 내놓은 스마트폰이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경쟁사 제품에 비해 확연히 눈에 띄는 기능이나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덧붙여 개발 기간이 충분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탓인지 몇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안드로 원은 전반적인 사양이 낮았고, 옵티머스 Q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중 구형 버전을 탑재했으며, 옵티머스 Z는 특색이라는 것을 찾아보기 힘든 제품이었다.

이런 LG전자가 최근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시하는 스마트폰의 종류도 늘어났고, 판매량이나 소비자 평가도 예전에 비해 한층 나아졌다. 예전처럼 지나치게 무난함만 강조하는 제품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한 가지라도 타사 제품과 구별되는 '개성'을 갖춘 제품을 위주로 라인업을 재구성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숨통이 트인 시발점은 2010년 10월, 보급형 스마트폰 '옵티머스 원'을 출시하고부터다. 가격이 비싼 고급형 제품이 관심을 받고 있던 당시 스마트폰 시장의 '틈새'를 노린 이 제품은, 낮은 가격과 사용 편의성을 내세워 스마트폰 초보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옵티머스 원으로 어느 정도 숨을 고른 LG전자가 2011년 3월에 내놓은 제품이 바로 '옵티머스 2X'다. 스마트폰 중에서 세계 최초로 듀얼 코어 CPU를 탑재한 '옵티머스 2X'는 경쟁 제품들을 압도하는 성능을 과시, 상당한 화제를 불렀다(세계 첫 듀얼 코어 CPU 탑재 스마트폰으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거의 독점하던 국내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LG전자가 파고들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이다. 보급형 시장에 옵티머스 원, 고급형 시장에 옵티머스 2X를 투입하는 쌍끌이 전략이 성과를 거두면서 LG전자는 지난 1분기에 흑자를 기록하며 3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보급형 시장 개척, 그리고 듀얼 코어 CPU 전략으로 상당한 재미를 본 LG전자에서 이번에 내세울 무기는 '화면'이다. LG전자와 같은 그룹에 속해있는 LG디스플레이에서 개발 중인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이용, 양사가 시너지 효과를 보겠다는 의도도 숨어있을 것이다.

최근 LG전자에서 출시한 '옵티머스 블랙'과 '옵티머스 빅'은 LG디스플레이에서 개발한 '노바 디스플레이(Nova Display)'를 탑재하고 있다. 노바 디스플레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밝기를 갖춘 화면으로, 전반적인 화질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태양광 아래에서도 왜곡 없이 또렷한 화면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화면'을 강조하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에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LG전자의 차세대 전략제품인 '옵티머스 3D'는 이름 그대로 3D 영상을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 옵티머스 3D는 별도의 안경 없이도 입체감 있는 화면을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듀얼 코어 CPU를 탑재해 성능도 높였다. 확연히 달라진 LG전자, 그들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