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안드로이드폰, 하지만 뭔가 다르다? 제조사별 UI 차이
휴대폰 UI(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대한 관심은 애플 아이폰의 성공에서부터 시작됐다. 멀티 터치 인식을 바탕으로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를 구축한 애플 iOS가 많은 사용자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이제는 각각의 모바일 운영체제마다 독자적인 UI가 하나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윈도우폰7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이 중 구글 안드로이드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각 스마트폰 제조사마다 그 UI가 조금씩 다르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달리 애플은 자사의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에만 iOS를 적용하는 폐쇄적인 정책을 펴고 있으며, MS는 여러 제조사에 윈도우폰7을 제공하고 있지만 UI의 변경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처럼 모바일 운영체제를 공개하는 것과 iOS, 윈도우폰7처럼 공개하지 않는 것의 차이점은 분명하다. 안드로이드는 사용에 제약이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 및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 개발사/개발자를 확보할 수 있어 모바일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 반면, iOS나 윈도우폰7은 안드로이드만큼 빠르게 모바일 생태계를 늘릴 수 없지만,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버그 문제 해결 등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물론, 현재로서는 iOS의 모바일 생태계가 가장 잘 구축되어 있다는 것에 반론의 여지가 없다).
똑같은 안드로이드폰은 없다?
안드로이드폰은 각 제조사마다 자사가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맞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두 운영체제와 달리 같은 안드로이드라도 디자인이나 아이콘 외형, 기능 등이 약간씩 다르다. 물론, 구글의 표준 제품인 넥서스원이나 넥서스S 등은 똑 같은 UI로 작동한다. 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HTC,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델과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는 자사의 제품에 맞게 안드로이드 UI를 바꿔서 제품을 출시하곤 한다.
제조사가 이렇게 기본 안드로이드 UI를 자체 UI로 바꾸는 이유는 자사가 출시하는 기기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제조사의 안드로이드폰과 구별할 수 있는 차이점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제조사가 서비스하지 않는 기능(증강현실, 전자책, 오픈 마켓 등의 어플)을 추가로 탑재하며 이를 장점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예를 들어 모토로라 모토블러에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한번에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HTC의 센스 UI
HTC는 스마트폰 열풍 이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기업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 HTC의 고유 UI인 ‘센스 UI’는 전 세계적으로 매니아층을 확보하며 편의성을 인정받고 있다(과거 윈도우폰7의 전신인 윈도우 모바일 6,5를 탑재한 HD2도 센스 UI를 적용해 많은 호응을 받기도 했다). 더구나 구글의 안드로이드 2.2버전(프로요) 표준 제품인 넥서스원을 출시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통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최적화도 잘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HTC는 국내에 센스 UI의 최신 3.0 버전을 탑재한 새로운 안드로이드폰 ‘센세이션’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센스 UI 3.0은 기본적인 기능이나 성능은 기본 안드로이드와 거의 같지만, 몇 가지 사용자 편의 기능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잠금 화면 상태에서도 전화, 메일, 카메라, 메시지 등 자주 사용하는 어플을 바로 실행할 수 있고, 홈 화면은 총 7개로 설정할 수 있다. 이외에 3D 그래픽 구성이 강화되어 다양한 애니메이션 효과를 볼 수 있으며, ‘Scene’이라는 개인 화면 설정 기능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구성으로 화면을 꾸밀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터치위즈 UI
삼성전자의 ‘터치위즈 UI’는 자사의 베스트셀러 제품인 햅틱에 처음 탑재되어 햅틱 UI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이후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S2에서 터치위즈 4.0을 선보였다. 터치위즈 UI 4.0버전은 앞서 언급했던 센스 UI처럼 기본 안드로이드 기능에 사용자를 위한 편의 기능이 추가된 정도이다.
터치위즈 UI는 홈 화면을 총 7가지로 설정할 수 있고, 원하는 화면으로 바로 갈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한다(사실 대부분의 안드로이드폰이 이 기능을 지원한다). 몇 가지 편의 기능 중에 가장 큰 특징은 메인 메뉴의 어플을 편집할 수 있다는 것. 메인 메뉴에서 어플의 위치를 이동할 수 있고, 폴더 및 페이지 추가를 좀더 쉽게 할 수 있게 바뀌었다. 이외에 위젯을 고정된 형태가 아닌 원하는 크기로 설정할 수도 있다.
델의 스테이지 UI
델이 스트릭과 베뉴에서 선보인 ‘스테이지 UI’에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스테이지 UI는 스마트폰 중 가장 큰 5인치 화면 크기의 ‘태블릿폰’ 스트릭에 맞게 최적화되어 있어, 큰 화면 크기에 맞게 가로 또는 세로로 사용하기 좋게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즉, 5인치 화면 크기의 스트릭은 세로가 아닌 가로로 놓고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도 잘 적용되어 있다는 뜻이다. 국내에 함께 출시한 4.1인치 화면 크기의 베뉴에도 동일한 스테이지 UI가 탑재되어 있다.
스테이지 UI에도 다른 안드로이드 UI처럼 사용자를 위한 편의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홈 화면을 7개로 설정할 수 있고,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돕는 어플도 기본 탑재되어 있다. 또한 홈 화면에서 좌우로 화면을 전환하는 것뿐만 아니라 화면을 위로 올리면 바로 메인 메뉴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등 메뉴 간 이동을 빠르게 할 수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스테이지 UI는 델의 다양한 PC 기기에서도 연동해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 중이다. 단순히 모바일용 운영체제라는 영역을 벗어나 여러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으니 기대할 만하다.
여기서 살펴본 HTC의 센스 UI, 삼성전자의 터치위즈 UI, 델의 스테이지 UI 외에도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강점인 소니에릭슨의 레이첼 UI, 소셜 네트워크와의 연동이 강점인 모토로라의 모토블러 UI,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다시 한번 도전하고 있는 LG전자의 옵티머스 UI 등도 있다. 모든 제조사별 UI에는 자사가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최적화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사용자마다 제조사별 안드로이드 UI에 대해서 느끼는 점은 다를 수밖에 없다. A 사용자에게는 센스 UI가, B 사용자에게는 스테이지 UI가 편리하게 느껴질 수 있는 법.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을 고르면 그만이다.
다만, 최근에 제조사마다 안드로이드 UI를 자사의 기기에 최적화함에 따라 생기는 문제점도 생각해야 한다. 구글이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안드로이드 버전을 발표하면, 각 제조사가 이를 자사의 제품에 맞게 재가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과거 갤럭시S의 프로요 업그레이드 지연 사건과 버그 발생 문제 등을 생각하면 된다). 어차피 선택은 사용자의 몫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