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도 이제 '홈네트워크'다 - 1부
인터넷을 사용한 홈네트워크 환경을 구성하는 방법
노트북과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이 대중화됨에 따라 컴퓨터/인터넷 네트워크 정보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IT기기의 네트워크에 연결되고 이를 통해 상호 연동되기 때문이다. 몰라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지만 알아 두면 일상을 대단히 윤택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오늘 날의 네트워크다. 그래서 최근에는 ‘컴맹’이 아니라 ‘넷맹’을 탈피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는 추세다.
물론 네트워크는 모든 사용자가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하지만 네트워크 기기/장비가 발전함에 따라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누구라도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눈높이가 낮아진 건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홈네트워크’다.
‘1가정 2컴퓨터’ 시대가 완전 정착된 후 각종 모바일 기기까지 가세하면서 가정에서도 이들 기기들을 하나로 묶어 연동하기 위한 적절한 홈네트워크 구성이 필요해 졌다. 그래야 각 기기별로 인터넷 접근도 가능하고, 데이터/파일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IT동아의 대중을 위한 네트워크 강의, 이번 주제는 홈네트워크 구축이다.
홈네트워크로 연결될 IT 기기
데스크탑이나 노트북 등의 일반 컴퓨터나 스마트폰, 태블릿 PC, IP-TV 셋탑박스, 동영상(Divx) 플레이어 등이 홈네트워크로 묶을 만한 일반적인 가정용 IT기기다. 홈네트워크 환경에서 이들 기기는 유선 또는 무선 랜을 통해 서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으며, 가정으로 들어오는 하나의 인터넷 라인을 통해 인터넷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트북과 스마트폰/태블릿 PC은 무선 랜을 통해, 데스크탑과 셋탑박스, 동영상 플레이어 등은 유선 랜을 통해 하나의 ‘구역’으로 묶는 것이다(이 ‘구역’을 네트워크 용어로 ‘세그먼트-segment’라 한다).
홈네트워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위해서는 준비물이 필요하다. 가장 핵심적인 게 바로 인터넷 유무선 공유기(이하 공유기)다. 마치 전원 케이블을 여러 개 꽂을 수 있는 전기멀티탭처럼, 공유기는 가정 내 여러 IT 기기를 네트워크로 묶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격도 2~3만원 대로 저렴해서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최근 공유기는 복잡한 설정 과정 없이 곧바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간소화되고 있다.
공유기는 또한 유선 랜 연결 포트 수에 따라 구분되는데, 4개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4포트 제품이 주를 이룬다. 가정에서는 보통 유선 랜을 사용해야 하는 기기가 4개 이상인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4포트 공유기면 된다. 물론 그 이상이라면 8포트, 16포트 공유기를 구매하면 된다.
공유기와 함께 네트워크(랜) 케이블도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공유기가 없는 환경이라면) 데스크탑에 연결한 랜 케이블 하나만 사용되고 있을 텐데, 공유기가 설치되면 가정으로 들어오는 인터넷 라인을 공유기에 꽂고, 공유기와 기존 데스크탑은 추가 랜 케이블로 연결해야 하므로 유선 랜을 사용하는 IT 기기 수만큼 랜 케이블이 필요하다. 노트북의 경우 대게 유무선 랜을 모두 지원하는데, 전송 속도에 민감하지 않다면 무선 랜을 사용하는 게 여러 모로 간편하다. 뿐만 아니라 데스크탑도 USB 무선 랜 카드 등을 장착하면 랜 케이블을 걷어 낼 수 있다.
참고로 랜 케이블은 컴퓨터 매장 등에서 길이에 따라 구매할 수 있다. 가정 환경이라면 대게 3~4m 길이면 크게 부족하지 않으며 가격은 3,000~4,000원 정도다.
실제 사례로 따라 하는 홈네트워크 구축
한 가정의 구성을 예로 드는 게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 가정에는 데스크탑 1대와 노트북 1대, 스마트폰 2대, 태블릿 PC 1대, TV영상 출력 중개기(이하 TV 중개기) 1대 등 총 6개 IT 기기가 있다. 이 중 유선 랜을 사용하려는 기기는 데스크탑과 TV 중개기이며, 나머지 모바일 기기는 모두 무선 랜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경우 총 3개의 랜 케이블이 필요하다. 앞서 말한 대로, 데스크탑과 TV 중개기에 USB 랜 카드를 장착하여 모두 무선 랜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공유기 배치 및 설치가 최우선이다. 위치는 유선 랜 사용 기기가 집중된 장소나 향후 포설 가능성을 고려하여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 가정의 경우 TV 중개기 쪽으로 공유기를 배치하고, 데스크탑이 있는 옆 방까지 랜 케이블을 끌어 가는 게 바람직하고 할 수 있다(향후 유선 랜 기기가 추가될 가능성은 TV쪽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랜 케이블(UPT 방식, CAT5 타입)은 100m 이내 반경에서는 속도/품질 저하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공유기에 전원 케이블, 인터넷 메인 라인을 연결하고 공유기 전원을 켠다. 공유기가 정상 작동되면 데스크탑, 셋탑박스, TV 중개기와 랜 케이블을 연결한다. TV 중개기는 TV의 방송 신호를 수신해 인터넷을 통해 송출함으로써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에서 TV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한다. 한정된 DMB 방송 채널에 한계를 느낀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는 신개념 멀티미디어 기기다.
공유기는 기본적으로 각 기기에 (사설, private)IP 주소를 자동 할당(DHCP 구성)하므로 IP 주소 설정에 신경 쓸 필요는 없다. 가정으로 들어오는 인터넷 라인에는 1개의 (공인, public)IP 주소가 할당되는데, 이를 6개의 기기가 공유하여 동시에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한다. 공유기를 연결하면 이 공인 IP 주소는 이제 공유기가 갖게 된다(원래는 데스크탑이 갖고 있었다).
우선 데스크탑(MS 윈도우 기반)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본다. 만약 인터넷이 안된다면, 랜 케이블의 연결 상태를 다시 점검한 후 윈도우의 네트워크 설정에서 ‘자동으로 IP 주소 받기’ 옵션이 설정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컴퓨터뿐 아니라 앞서 언급한 TV 중개기, 동영상 플레이어 등도 IP 주소를 설정하는 화면이 있을 테니(랜 포트가 있는 기기라면 당연히 IP 설정 화면이 있다), 여기서도 IP 주소 설정 방식을 확인해야 한다.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PC등의 무선 랜 기기는 공유기의 무선 랜 설정을 통해 네트워크에 연결된다. 공유기 관리 웹 페이지의 무선 랜 설정 부분에 있는 ‘무선 네트워크 식별 문자(SSID)’를 확인한 후 노트북 등에서 무선 네트워크를 검색하여 해당 SSID를 골라 접속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공유기의 고유 번호나 모델 이름 등이 SSID로 초기 지정되어 있으며, 원하는 이름으로 변경할 수 있다(물론 SSID를 변경하면 이후부터는 그 SSID로 접근해야 한다).
이후 설정 확인은 위에서 설명한 데스크탑의 방법과 동일하다. 노트북 등에서 인터넷 접근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안될 경우 데스크탑과 동일한 절차에 따라 점검하면 된다. 요즘 공유기는 무선 신호 송출 세기가 제법 좋아 (대궐 같은 집이 아닌 이상) 집 안 어디에서든 인터넷이 가능할 정도는 된다. 스마트폰, 태블릿 PC도 노트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집 안에 무선 랜이 가능해지면 생활 패턴이 달라질 만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컴퓨터끼리 데이터/파일 공유
물론 USB 메모리나 외장 하드디스크를 이동해도 되겠지만, 수십 GB에 이르는 초대용량 파일을 간편하게 복사/이동하는 데는 역시 네트워크 공유 만한 게 없다. 더군다나 유선 랜으로만 연결된 기기끼리라면 속도도 제법 빠르다. 홈네트워크로 묶인 컴퓨터(또는 저장공간이 있는 기기)는 서로 파일/폴더를 공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데스크탑(유선 랜)에 있는 영화 파일을 노트북(무선 랜)이나 동영상 플레이어(유선/무선) 등으로 자유롭게 가져올 수 있다. 만약 가정에서 공유 저장장치(NAS) 등까지 홈네트워크로 구성해 사용한다면 활용도는 더욱 높다. 집 안에서는 물론 외부에서도 공유 저장장치에 접근해 파일 등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강의로 설명하겠다).
MS 윈도우 기반의 컴퓨터라면 어렵지 않게 파일/폴더 공유가 가능하며(IT강의실 파일/폴더 공유 강의 참고), 다른 기기라 해도 공통 프로토콜(예, SMB 프로토콜)을 지원한다면 컴퓨터와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네트워크는 이제 ‘일상’, 필요한 건 ‘관심’
물론 이 강의를 읽고 남녀노소 누구라도 단박에 홈네트워크를 구축하리라 예상하진 않는다. 필자는 서두에서 어렵지 않다 말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관심과 의지가 있을 경우에만 해당된다. 우선 이 강의를 접한 후 홈네트워크 구축을 고려한다면 글쓴이로서 절반의 성공이다. 다만 구축 절차를 진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 실마리는 2부 강의에서 제공토록 하겠다. 과학적으로, 원리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문제도 분명 있겠지만,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동안 겪었던 경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2부 강의에서는 홈네트워크 구축 시 주의해야 할 보안 설정과 공유기 기본 설정 등에 대해서도 다룬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