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노트북의 명가 레노버, 전통과 트렌드의 만남
2011년 5월 12일, 한국레노버(대표 박치만)는 비즈니스 노트북 씽크패드와 데스크탑 PC 씽크센터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 기자간담회의 표제는 이전부터 레노버가 추구하고 있던 ‘전통적이지만 새로운(Classic but New)’이다. 비즈니스 노트북 중 뛰어난 내구성을 지니고 있는 ‘전통’과 트렌드를 접목시킨 ‘새로운’ 것을 조합하겠다는 뜻이다. 이번에 선보인 신제품에는 레노버의 이러한 의도가 잘 녹아 들어가 있다.
비즈니스맨을 위한 편의성
신제품에는 윈도우7 최적화 프로그램인 ‘Enhanced Experience 2.0(이하 EE 2.0)’을 탑재해 부팅 속도와 종료 속도를 개선했다. 한국레노버 박치만 이사는 “일반적인 윈도우7 PC보다 부팅 속도가 평균 20초 빠르며, 종료 속도도 28%정도 빠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노트북 사용시간을 늘렸다. 씽크패드 T420s의 외장형 배터리는 최대 30시간까지, T420과 T520d의 외장형 배터리는 최대 24시간까지 사용 시간이 늘어났다. 이틀 정도는 어댑터 없이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선 연결 기능도 향상됐다. 휴대성을 강조한 씽크패드 노트북은 외부에서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전원을 끄지 않고 덮개만 덮어 ‘절전 모드’로 사용한다. 하지만 기존 절전 모드에서는 무선랜(와이파이) 기능이 꺼지게 설계되어 다시 사용할 때 인터넷에 접근하는 시간이 추가로 소요된다. 반면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절전 모드에서도 무선랜 연결이 유지되어 빠른 인터넷 연결이 가능해졌다.
이외에 비즈니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 추가도 있다. 화상 회의를 진행할 경우 주변 소음과 키보드 타이핑 소리를 제거하는 기능 및 방수 기능, 충격으로부터 하드디스크를 보호하는 기능, 지문 인식 기능 등이 있다.
박 이사는 “레노버는 지난 18년간 전세계 160여 개국에서 6천만 대의 제품을 팔았으며 지난 3분기 전세계 노트북 제조사 Top5 중 레노버가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라며, “앞으로도 제품의 ‘신뢰도, 보안성, PC 시스템을 위한 기본 프로그램’ 3가지 부문을 강조해 더욱 성장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전통을 따르다. 씽크패드 X, T 시리즈
씽크패드 X220/X220T
씽크패드 X 시리즈는 레노버로 인수되기 전인 IBM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온 씽크패드의 전통을 그대로 담고 있는 제품이다(본 기자는 비즈니스 노트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이 씽크패드 X 시리즈다). 씽크패드 X시리즈 특유의 무거운 키보드 키감 및 트랙 포인트(일명 빨콩) 시스템은 여전하며, 터치패드도 마련해 편의성을 높였다(터치패드 탑재는 이전 모델부터 적용되었다). 기본적으로 씽크패드의 디자인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다만, 화면 크기가 달라졌다. 지금까지 12.1인치를 고수해 왔던 X 시리즈와 달리 X220/X220T는 16:9 비율의 12.5인치(해상도 1366x768) HD LED 백라이트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인텔 CPU 기술인 터보부스트 2.0을 강화한 ‘레노버 터보부스트+’ 기능을 지원한다(레노버 터보부스트+는 인텔 터보부스트 기술과 거의 같은 일종의 자동 오버클럭 기술이다. 다만, 터보부스트 기능은 오래 사용하면 열이 발생할 수 있는데 레노버는 여기에 자체 쿨링 시스템을 얹어 더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X220의 무게는 1.3kg, X220T의 무게는 1.46kg으로 휴대용 노트북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X220T는 마치 태블릿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스위블 태블릿 노트북으로 정전식 터치 인터페이스 방식과 디지타이저 펜을 지원한다. 디지타이저 펜은 감압식 터치 인터페이스에서 사용되는 스타일러스 펜과는 달리 압력을 감지해 보다 정확하게 입력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야외에서 태블릿 모드로 사용할 경우를 고려해 상하좌우 각각 170도의 시야각을 가진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일부 제품은 내구성 강화를 위해 충격 및 생활 흠집에 강한 고릴라 글래스가 탑재된다.
씽크패드 X 시리즈는 5월 내 출시 예정이며, 출시 가격은 X220이 1,251,000원, X220T가 1,878,000원이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마침 기자간담회 자리에 가져간 본 기자의 노트북이 X200이라 X220 제품과 비교를 해 보았다. 먼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노트북 길이가 좌우로 좀더 넓어졌다는 것. 이는 X220의 화면 크기가 12.1인치인 것에 비해 X220의 화면 크기는 12.5인치로 늘어난 데다가, 화면 비율도 16:10에서 16:9로 바뀌어 화면 길이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확실히 LED 백라이트 방식이라 화면 밝기도 신제품이 더 밝았다. 또한, 신제품은 상판과 하판이 걸림쇠로 고정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자석으로 고정시켜 좀더 깔끔한 디자인을 유지했다.
그리고 소비자 설문 조사 결과를 반영해 자주 사용하는 키인 ‘Esc’와 ‘Delete’ 키가 기존 제품보다 두 배로 커진 것도 차이점이다. 지문 인식 기능도 강화되었다. 전자 기기 등이 옆에 있을 경우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던 기존 지문 인식 기능의 단점을 보완했으며, LED 등을 달아 인식이 되면 녹색, 인식이 되지 않으면 노란색으로 표시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했다.
사소한 변화지만 사용자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편의성을 위해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점이 반갑다.
씽크패드 T420/T520
씽크패드 X 시리즈가 휴대성이 강조된 노트북이라면, T 시리즈는 14인치(T420, 1366x768 또는 1600x900 해상도), 15.6인치(T520, 1366x768, 1600x900 또는 1920x1080 해상도) 화면 크기의 데스크탑 PC를 대체할 만한 노트북이다. 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내장 그래픽 이외에 엔비디아 외장 그래픽 칩셋을 탑재해 그래픽 성능을 강화했다. 또한, 엔비디아 옵티머스 기술을 탑재해 기존 외장 그래픽 칩셋을 탑재한 노트북보다 약 33% 향상된 배터리 사용시간을 보장한다(엔비디아 옵티머스 기술에 대한 설명: http://it.donga.com/openstudy/351/).
씽크패드 T 시리즈는 사용시간에서 강점을 가진다. T420 제품은 표준 9셀 배터리 탑재 시 최대 15시간 이상 사용 가능하며, 외장 9셀 배터리까지 추가할 경우 최대 30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 또한, 일부 제품은 구매시 그래픽 전문가들을 위한 엔비디아 쿼드로 외장 그래픽 칩셋도 선택할 수 있다.
씽크패드 T 시리즈는 현재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출시 가격은 T420이 1,252,000원, T520이 1,290,000원이다.
전통과 새로움의 조화, 씽크패드 엣지 및 씽크센터 시리즈
씽크패드 엣지(Edge) E220s/E420s
IBM 인수 후, 레노버는 전통적인 씽크패드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패드라는 새로운 제품을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이는 전통적인 씽크패드 지지자들에게 반감을 사기도 했지만, 새로운 트렌드를 접목해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 했다는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씽크패드 엣지 제품은 기존의 씽크패드 장점(키보드 키감 등)을 유지하면서 약 40% 더 넓은 터치패드와 트렌디한 디자인, 저렴한 가격을 갖췄다.
E220s는 12.5인치 화면 크기, 1.47kg의 무게로 휴대성이 강조된 노트북이며, E420s는 14인치 화면 크기에 AMD 라데온 외장 그래픽 칩셋이 탑재된 노트북이다(E220s가 X 시리즈의 하위 제품, E420s가 씽크패드 T 시리즈의 하위 제품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현재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출시 가격은 E220s가 926,000원, E420s가 970,000원이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전세계 노트북 시장 점유율 Top5에 올라 있는 레노버지만, 국내에서는 일부 마니아 층을 제외하고는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일반인은 거의 모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기존 씽크패드 노트북은 오래된 전통의 이미지와 더불어 약간은 중후한 느낌이 강했다. ‘아는 사람은 안다’라는 것이 씽크패드의 장점이라지만, 투박하고 변하지 않는 디자인은 씽크패드를 잘 모르는 젊은 층에게는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
이에 레노버는 씽크패드 엣지 시리즈, 아이디어패드 시리즈와 같은 제품을 선보이며, 새로운 타깃층을 목표로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박 이사는 “씽크패드 엣지, 아이디어패드와 같은 젊은 층 대상의 제품을 통해 한국 및 중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진행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과연 이번 2011년 신제품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거둘 레노버의 성적표가 궁금하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