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의 모바일 다양화 전략, 새로 선보인 제품은?
지난해 델은 태블릿폰 '스트릭', 스마트폰 '베뉴'로 국내 모바일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애플 아이폰 시리즈,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처럼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모바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델의 야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국내 시장에는 아직 선보이지 않았지만, 델은 윈도우폰7 운영체제와 쿼티 키패드를 탑재한 '베뉴 프로', 7인치 크기의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스트릭7'을 미국 본토 시장에 선보이며 제품 라인업을 늘려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델의 신제품 중 10인치 태블릿 PC 2종과 스위블 태블릿 PC에 대한 정보가 해외 매체를 통해 흘러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스트릭7의 후속작 10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스트릭 프로(Streak Pro)', PC용 운영체제 윈도우7을 탑재한 10인치 태블릿 PC 'Latitude ST'과 13인치 스위블 태블릿 PC 'Latitude XT-3'이다.
스위블 태블릿 PC란 노트북 또는 태블릿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일컫는다. 터치 스크린 기능이 있는 디스플레이를 회전시켜 접어서 사용하면 태블릿 PC처럼, 원래대로 돌려서 사용하면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
스트릭 프로
델은 CES 2011에서 10인치 태블릿 PC 모형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 모형의 실제 제품이 바로 스트릭 프로다. 스트릭 프로의 기본 사양은 10인치 크기의 WXGA(1280x800 해상도) 디스플레이, 엔비디아 테그라 T25 듀얼코어 1.2GHz 프로세서이며, 태블릿 PC용 안드로이드 3.0버전(허니콤) 운영체제다. 그리고 델의 모바일 인터페이스인 'Stage 1.5'가 적용될 전망이다. 다만 데이터 전용 통신 모듈이 탑재되어 음성 통화는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트릭 프로는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 7인치 태블릿 PC 스트릭7의 뒤를 이은 제품이다. 5인치부터 10인치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준비하겠다는 델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Latitude ST
Latitude ST는 10인치 크기의 HD(1366x768 해상도) 디스플레이, 인텔 오크 트레일 1.5GHz 프로세서, 2GB 램, 최대 확장 128GB SSD를 탑재한 태블릿 PC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아닌 윈도우7 운영체제를 탑재할 전망이다. 이외에 130만 화소 전면 카메라, 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GPS, 가속도계, 풀 1080p 화질을 외부로 송출할 수 있는 HDMI 단자 등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atitude ST의 기본 사양은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또는 아이패드와 달리 기존 넷북, 노트북과 매우 유사하다. 윈도우7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윈도우7은 일반적인 PC 사용 환경과 호환이 잘 되는 반면, 터치 스크린 입력 방식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Active Pen'을 지원한다(감압식 터치 스크린 입력 방식에서 사용되는 스타일러스펜과 같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인텔 오크 트레일 프로세서는 기존 넷북용 아톰 프로세서에서 좀 더 모바일 기기에 맞게 업그레이드 되어 8시간 배터리 수명을 보장한다.
Latitude XT-3
Latitude XT-3는 델의 첫 스위블 태블릿 PC였던 Latitude XT의 후속 시리즈 제품이다. 인텔 2세대 코어 프로세서(샌디브릿지 i3, i5, i7) 중 저전력 모델과 4GB 램, 1.8인치 HDD 또는 SSD가 탑재된다. 멀티카드 리더기, 터치패드 등도 지원해 일반 노트북과 같은 기본 사양을 지닌 제품이다. 디스플레이 크기도 13인치로, 웬만한 노트북 크기와 다르지 않다.
이 제품의 특징은 디스플레이를 돌려서 태블릿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스위블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출시한 스위블 태블릿 PC들을 살펴보면, 10인치~11인치 크기 제품(넷북 크기)이 대부분이다. 델이 기존에 출시했던 Latitude XT도 12.1인치 디스플레이 크기 제품이었다. 하지만 Latitude XT-3는 13인치 크기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기존 스위블 태블릿 PC들이 휴대성을 강조한 반면, Latitude XT-3는 일반 노트북과 같은 13인치 크기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델의 이러한 틈새시장 공략은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을 떠올리게 한다. 스트릭은 출시 전 자칫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사이에서 이도저도 아닌 제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지만, 현재 시장에서 자기 나름의 영역을 확고히 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연 Latitude XT-3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델, 다양한 제품 출시로 나아가다
스트릭과 스트릭7이 다양한 화면 크기를 강조했다면, 이번 스트릭 프로와 Latitude ST는 화면 크기 외에 운영체제에 있어서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다양화하고 있다. 꼭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만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차기 운영체제 '윈도우8'은 태블릿 PC에 맞게 최적화되어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델 입장에서는 반가운 이야기다.
이처럼 델이 모바일 기기 라인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기존 휴대폰 제조사, PC 제조사 등 다양한 기업의 전쟁터로 돌변하고 있는 모바일(스마트폰, 태블릿 PC) 시장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델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기업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갤럭시 탭', '갤럭시 탭 8.9/10.1' 등 다양한 화면 크기의 태블릿 PC를 선보이고 있다.
물론 다양한 제품 출시가 꼭 정답은 아니다. 애플은 1년에 한번 출시하는 아이폰, 아이패드로 줄곧 스마트폰, 태블릿 PC 시장에서 강자 위치에 올라 있다. 그렇다면 애플의 방식이 진리일까? 그렇지도 않다. 언제 어떻게 바뀔 지 모르는 것이 IT 시장이다. 변화하는 미래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대처하고 움직이는 것이 더 나은 법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