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MPEG-1 Audio Layer III)

불과 15년 전만 해도 걸어다니면서 노래를 골라 듣는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카세트테이프나 CD에는 고작해야 20여 곡을 넣을 수 있어서, 많은 수의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음반을 수납한 별도의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수고를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손바닥보다 작은 디지털기기 하나에 수천 곡의 음악을 담아 다닌다. 저용량의 오디오 파일 규격인 MP3(MPEG-1 Audio Layer III)가 대중화됐기 때문이다.

MP3(MPEG-1 Audio Layer III) (1)
MP3(MPEG-1 Audio Layer III) (1)

MP3는 사람이 소리를 들을 때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제거해 작게 만든 오디오 파일이다. CD와 비교했을 때, 음질은 비슷하지만 데이터 크기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현재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디지털 음원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MP3의 원리

MP3의 용량이 작은 것은 데이터를 압축했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압축하는 방법은 크게 무손실 압축과 손실 압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문서 파일이나 유틸리티를 압축한 ZIP파일, ARJ파일 등이 전자에 해당하고 음악, 동영상, 이미지를 압축한 MP3파일, JPG파일 등이 후자에 해당한다.

무손실 압축은 압축하거나 복원할 때 데이터의 손실이 전혀 없는 기법이다. 주로 연속적으로 중복된 데이터를 특정 코드로 정의해서 표시하는 단순한 방식을 이용한다. 가령 ‘AAAAABBBBB’라는 데이터가 있다면 ‘A5-B5’로 줄일 수 있다. 중복되는 데이터가 많은 파일일수록 압축률은 높아지기 때문에 문서와 같은 규칙적인 법칙이 적용되는 파일을 압축할 때 효과적이다. 반대로 말하면 중복되는 데이터가 적으면 압축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없다.

반면 손실 압축은 군더더기를 삭제하고 꼭 필요한 부분만을 남기는 기법이다. 따라서 이 방식으로 압축한 파일은 어느 정도 손상을 입게 되며, 원래대로 복원을 하기 힘들다. 대신 압축률이 높아 다방면에 활용된다. 부피를 90% 이상 줄인 MP3파일이 대표적이다. 음악 파일의 경우 중복되는 데이터가 적어 무손실 압축의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하기 때문에 손실 압축 기법을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음악 파일이 MP3처럼 손실 압축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무손실 압축 포맷인 FLAC로 압축하면 파일 손상이 없는 대신 압축률은 절반 정도밖에 줄이지 못한다.

그렇다면 MP3로 압축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부분은 무엇일까. 일단 가청주파수(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인 20Hz~20kHz 이외의 부분을 잘라 낸다. 그 후 가청주파수를 576부분으로 나누고 각 부분에서 가장 강한 소리만을 남기고 나머지를 삭제한다. 어차피 이들은 가장 강한 소리에 묻혀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남은 정보를 다시 모아 재합성하면 MP3가 된다. 자세한 원리를 알고 싶다면 네이버캐스트 원리사전 중 ‘MP3의 원리’를 참고하자.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4262)

고전 떡밥, 음질 논쟁

MP3가 첫 등장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MP3의 음질에 관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귀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음질의 손실을 느낄 수 있다’와 ‘사람이 들을 수 없는 부분만 잘라냈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다’로 나뉘어 양쪽이 첨예한 대립을 벌인다.

분명한 사실은 MP3의 음질은 원음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손실 압축 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차이를 사람이 느낄 수 있는가는 조금 다른 문제다. 같은 MP3 파일이라 하더라도 bps(bit per second, 1초당 들어가는 비트 수)에 따라 32kbps부터 320kbps까지 다양한 음질로 나뉘는데, 이 중 128kbps 이하 MP3는 일반인들이 들어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음질이 떨어진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192kbps급, 320kbps급 MP3는 원음과 비교했을 때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게 정설이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본 결과 내로라하는 ‘황금귀’를 가진 사람들도 그 차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해외에서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192kbps 이상의 MP3에서 음질의 차이를 느끼는 사람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크게 3가지 이유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번째로 CD 음원을 MP3로 리핑(ripping)하거나 다른 포맷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음질의 손실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MP3는 손실 압축 방식을 이용했기 때문에 한 번 낮아진 음질을 다시 복원하기가 매우 힘들다. 따라서 128kbps MP3를 320kbps MP3로 변환한다고 해도 음질은 향상되지 않는다. 다만 용량만 늘어날 뿐이다. 이를 모르는 사람들이 단순히 크기만 키운 320kbps MP3를 만들어 듣는다면 당연히 기대 이하의 음질을 느낄 수밖에 없다.

두번째는 음향 기기의 품질 문제다. 음원의 품질은 하드웨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번들 이어폰이나 저가형 스피커로 MP3를 들었을 때 음질의 손실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풍부한 음질을 감상하고 싶다면 거기에 걸맞는 음향 기기를 갖추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MP3의 손실된 부분을 복원시켜 재생하는 기술이 들어간 MP3플레이어도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플라시보 효과를 생각해볼 수 있다. 플라시보 효과란 원래 임상실험에서 나온 말로, 약효가 전혀 없는 가짜약을 투여했을 때 병세가 호전되는 효과를 말한다. 약의 효과와 상관 없이 피실험자의 심리 상태만으로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MP3 음질논쟁에서는 MP3의 음질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들을 수 없는 음질 차이를 느끼는 경우를 지칭할 때 쓰인다.

MP3 만들기

최근 CD플레이어 시장이 급격하게 사장되면서 CD가 천덕꾸러기가 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CD를 구입했는데 CD플레이어가 없어 듣지 못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 경우는 CD의 음원을 MP3로 직접 리핑해 MP3플레이어로 옮겨 듣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리핑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리핑 프로그램이나 윈도우 운영체제에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는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를 이용하면 된다. 여기에서는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 11’을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버전이 낮으면 방법이 조금씩 다르니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최신 버전을 내려받도록 한다.

먼저 CD롬 드라이브에 CD를 넣는다. 자동적으로 작업 선택창이 뜨는데, 여기에서 ‘CD에서 음악 리핑’을 선택하면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가 실행된다. 이후 상단의 ‘리핑’ 메뉴에서 파일 형식 및 bps, 내려받는 폴더를 바꿔준다. 모든 설정이 끝났으면 원하는 트랙을 선택 후 ‘리핑 시작’을 누르면 된다.

MP3(MPEG-1 Audio Layer III) (2)
MP3(MPEG-1 Audio Layer III) (2)

MP3(MPEG-1 Audio Layer III) (3)
MP3(MPEG-1 Audio Layer III) (3)

명심할 점은 이렇게 리핑이 완료된 음원을 다른 사람에게 배포하게 되면 저작권법에 의거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용도로만 감상하되 타인과 공유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한 일부 CD에는 불법유통을 막기 위해 리핑 및 복제를 막는 기술이 걸려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MP3 불법복제는 저작권자에게 심대한 타격을 미치는 범죄행위다. 무심코 블로그나 P2P에서 MP3를 공유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 또 조심해야 할 것이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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