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2세대 코어 프로세서, 이름 이해하기
인텔 2세대 코어 프로세서(또는 CPU). 요즘 소녀시대가 부른 ‘비주얼 드림’이라는 노래로 눈길을 끌고 있는 인텔의 새로운 프로세서다. 얼마 전에는 이 노래의 뮤직 비디오가 3D 버전으로 제작되어 영상 시사회가 개최되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인텔의 새로운 2세대 코어 프로세서 모델과 이름에 대해서는 모르는 이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제품군도 코어 i3 / i5 / i7으로 나뉘고, 각 제품군에 따라 다양한 모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림 잡아 봐도 약 20여 개에 달한다.
인텔 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또한 ‘샌디브릿지(Sandy Bridge)’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사실 정확한 이름이 아니고 프로세서가 정식 출시되기 전까지(즉, 정식 명칭이 지정되기 전까지) 통칭하는 인텔의 개발 코드명이다. 공식적인 이름은 ‘인텔 2세대 코어 프로세서’이니 샌디브릿지는 일종의 별명이라 생각하면 된다(부르기에 샌디브릿지가 편하긴 하다).
아울러 ‘2세대’라는 말은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지난 2008년 말에 출시된 ‘1세대’ 코어 시리즈의 후속 제품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같은 코어 i 프로세서라도 1세대 모델과 2세대 모델은 제조 방식과 사양, 성능에서 크고 작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컴퓨터 구매 시 프로세서가 어떤 세대 제품인지 한번쯤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품 이름에 담긴 의미
여기 인텔 코어 i7-2600K라는 프로세서가 있다. 일반 사용자라면 이 제품 이름만으로는 1세대 모델인지 2세대 모델인지 한 눈에 알 수 없다. 그뿐이랴. 기본 성능과 모델별 특징/기능을 가늠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름을 해석하는 방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사람 이름도 각 이름자마다 특별한 의미가 있듯, 인텔 프로세서 이름에도 각 모델의 특징과 기능 등이 담겨 있다.
‘ 인텔 ’은 프로세서를 만든 제조사다.
‘ 코어 ’는 인텔이 만든 개인 컴퓨터(데스크탑/노트북)용 프로세서 브랜드다. 그 동안 ‘코어’, ‘코어2’, ‘코어 i’ 시리즈 등의 이름이 사용되었다.
‘ i7 ’은 제품군을 구분하는데, i3 제품군은 보급형(저가, 업무/사무용), i5 제품군은 중급형(중가, 가정용/엔터테인먼트용), i7 제품군은 고급형(고가, 전문가/매니아용)을 뜻한다.
‘ 2 ’는 프로세서 세대를 뜻한다. 즉, ‘2’는 2세대 제품임을 나타내며, 숫자가 없으면 1세대 모델이다. 예를 들어, 코어 i7-960 등의 제품은 1세대 코어 프로세서다.
‘ 600 ’은 프로세서 각각의 모델을 구분하는 숫자이다. 이 숫자만 봐도 프로세서의 주요 사양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2011년 4월 기준으로, 코어 i3는 100, i5는 300, 400, 500, i7은 600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사양 및 성능도 높다.
결국 세대를 의미하는 숫자와 조합하여 1세대 코어 시리즈는 3자리 모델 이름을, 2세대 코어 시리즈는 4자리 모델 이름을 사용하는 셈이다. 따라서 프로세서를 구분할 때 모델 이름의 자리수를 먼저 확인하여 최신 제품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 K ’는 배수락(lock, 잠금) 해제 모델임을 뜻한다. 간단히 말해, 프로세서 오버클럭킹이 가능한 제품이란 소리다. 오버클럭킹(over-clocking)이란 프로세서의 기본 클럭 수치를 강제로 높임으로써 처리 성능을 향상시키는 일종의 튜닝 기술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메인보드의 (바이소스 설정 내) 배수(multiplier) 설정을 조정하여 설정할 수 있다. 대부분의 프로세서는 이 배수 설정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잠궈 두는데, ‘K’가 붙은 모델은 그 잠금 설정이 해제되어 있다. 참고로 오버클럭킹은 성능을 강제로 끌어올리는 만큼 프로세서에도 무리가 가해지므로 컴퓨터가 다소 불안정해 질 수 있다.
이외에 ‘ S ’나 ‘ T ’는 프로세서의 전력 소모량을 뜻한다(아래 표 참고). 즉 ‘S’는 저전력 모델을, ‘T’는 초저전력 모델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2세대 코어 시리즈가 95W의 전력을 소비하는데 비해, ‘S’ 저전력 모델은 65W, ‘T’초저전력 모델은 35W(또는 45W)를 소비한다. 이러한 전력 소비 차이는 아무래도 개인용 컴퓨터보다는 기업용 컴퓨터의 전력 사용 비용에 현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한가지 알아 둘 점은, 소비 전력이 많을수록 PC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이 높아 이를 식히기 위해 쿨러가 빠르게 돌게 되고,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소음이 증가하게 된다. 반대로 소비 전력이 낮으면 발열도 적고 소음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참고로 각 제품 별 소비 전력은 다음과 같다.
일반형(또는 K버전) 모델: i7, i5는 95W, i3는 65W이다. 참고로 i7은 T 모델이, i3는 K 모델이 없다.
S 모델: i7, i5는 65W이고, i3에는 S 모델이 없다.
T 모델: i5, i3는 35W이다. i7에는 T 모델이 없으며, i5-2500T만 특이하게 45W이다.
아래 표는 지금까지 출시했거나, 출시 예정인 2세대 코어 프로세서다.
향후 모델이 더 추가되면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과거 인텔이 출시했던 프로세서와 비교해 구분하는 법이 상대적으로 쉽고 간결해졌다. 이전 제품인 코어2 시리즈의 경우, 듀오(코어가 2개)와 쿼드(코어가 4개)로 나뉘었고, 그 안에서 다시 모델이 세분화 됐기 때문에 한눈에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특히 몇몇 제품의 경우 코어2 쿼드 프로세서가 코어2 듀오 프로세서보다 코어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이 낮게 측정되기도 하여 소비자가 알고도 헛갈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인텔 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위에서 확인한 것처럼 몇 가지 이름 규칙만 파악하면 컴퓨터 초보자라도 간단하게 성능이나 특성/특징 등에 대해 알 수 있다. 특히 현재 시장에는 1, 2세대 제품이 함께 판매되고 있어 자칫 이전 제품을 최신 제품으로 오인하고 구매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구매하고 난 뒤에는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예로부터 ‘모르면 손발이 고생한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어지는 강의에서는 보급형, 중급형, 고급형 코어 시리즈인 i3, i5, i7제품의 특징 및 사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