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 태블릿 PC 대격전. 우리도 있다!
2011년은 태블릿 PC가 보급되는 본격적인 해라고 볼 수 있겠다. 애플 '아이패드2'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갤럭시탭 8.9'와 10.1, 모토로라 '줌', LG전자 '옵티머스 패드', 블랙베리 '플레이북', HP '터치패드' 등 내로라 하는 국내외 업체들이 출시한 태블릿 PC가 말 그대로 대격전을 벌일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제품은 국내에도 선보일 예정이라 혼전은 더욱 극심해질 전망이다.
지난 1부에서는 올해 출시할 태블릿 PC의 주요 3인방인 애플 아이패드2, 삼성 갤럭시탭 시리즈, 모토로라 줌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여기서는 이를 제외한 태블릿 PC 중 3인방에 만만치 않은 대항마가 될 제품에 대해 살펴 본다.
LG전자 옵티머스 패드
뒤늦게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든 LG전자의 첫 태블릿 PC인 옵티머스 패드가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사실 옵티머스 패드의 출시 소식은 작년부터 계속 흘러 나왔다. ‘운영체제는 MS 윈도우폰7일 것이다’, ‘인텔 아톰 CPU가 탑재된다’, ‘7인치와 10인치의 중간 크기인 8~9인치가 될 것이다’ 등 소문도 무성했다. 이런 와중에 작년 말에는 출시 직전 개발 제품 사진이 유출되어 머지 않아 옵티머스 패드의 실제 출시가 기정 사실화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구글이 삼성 갤럭시탭(안드로이드 2.2 내장)에 대해서 “진정한 태블릿 PC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3.0버전(허니콤)이다. 그 이전 버전은 스마트폰에 최적화되어 있는 운영체제일 뿐이다”라며, 허니콤을 탑재한 모토로라 줌을 진정한 안드로이드 태블릿 PC라고 소개하는 바람에 LG전자는 전략적으로 옵티머스 패드 출시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옵티머스 패드는 이와 같은 여러 이슈를 거쳐 드디어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빠르면 오는 5월 KT, SKT, LG U+를 통해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뒤늦게 출시되는 만큼 옵티머스 패드의 기본 사양은 눈 여겨 볼 만하다. 아니, 오히려 다른 태블릿 PC와 비교해 사양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부에서 소개했던 듀얼 코어 CPU를 탑재한 모토로라 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열렸던 MWC 2011 행사에서 공개된 대로, 옵티머스 패드의 화면 크기는 와이드 8.9인치(해상도 1,280x768)이다. 10인치 아이패드2와 7인치 갤럭시탭의 중간 쯤에 해당하는 9인치급 제품이라, 화면 크기의 틈새 시장을 노린 전략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제품 전체 크기는 243x150x12.8mm이며, 무게는 620g이다(일각에서는 10인치도 아닌데 너무 무거운 것이 아니냐는 평이 있기도 하다). 탑재된 CPU는 모토로라 줌과 같은 엔비디아 테그라2 듀얼 코어 CPU이며, 운영체제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3.0버전 허니콤이다.
이외에 전면(200만 화소)/후면(510만 화소) 카메라, 32GB 내장 메모리(외장 메모리 슬롯미지원), 1GB RAM, 6,400mAh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으며, 와이파이(무선 랜) 802.11 b/g/n, 블루투스 3.0, HDMI 등을 지원한다. 특히, 아래 사진을 보면 후면 카메라의 렌즈가 2개인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사용하면 3D 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다만 촬영된 3D 영상을 옵티머스 패드로 직접 볼 수는 없고, HDMI 케이블을 통해 3D 영상을 볼 수 있는 기기와 연결해야 한다.
그리고 지난 3월 31일,옵티머스 패드는 허니콤을 탑재한 태블릿 PC 중 전세계 최초로 일본에 먼저 출시되었다. 다만, 현재 확인된 바로는 동일본대지진 때문에 제품 배송 지연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판매율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엔스퍼트 아이덴티티 크론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 태블릿 PC인 ‘아이덴티티탭’을 출시한 엔스퍼트도 올해 초 후속 제품인 아이덴티티 크론을 선보였다. 첫 제품 출시 후 약 8개월 만에 후속 제품을 발표한 것으로, 이번에도 이전 제품과 마찬가지로 KT를 통해 4월 내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KT의 와이브로 에그(Egg)와 결합한 약정 상품으로 판매될 예정이며, 4월 말부터 KT 대리점을 통해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덴티티 크론이 발매되기까지 중소기업인 엔스퍼트는 난항을 거듭할 수 밖에 없었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할 수 있는 CTS 인증을 받기까기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했으며, 전작인 아이덴티티탭의 프로요(안드로이드 2.2) 업그레이드도 최근에서야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아이덴티티 크론을 발표하는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엔스퍼트 이창석 대표는 “구글 인증 절차가 늦어져 임직원 모두 마음고생이 심했다. 어려움을 딛고 출시한 제품이니만큼 더 노력하겠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덴티티 크론의 화면 크기는 7인치이며, 해상도는 1,024x768이다. 전체 크기는 193.5x123x12.95mm이며, 무게는 415g이다. 색상은 블랙, 실버, 핑크 등 다양하게 출시된다. 기본 사양은 1GHz CPU에 512MB RAM, 내장 메모리 16GB를 탑재했으며, 최대 32GB까지 확장할 수 있는 외장 마이크로SD 메모리 카드 슬롯도 제공한다. 그리고 마이크로 HDMI, USB(미니B 타입), 3.5mm 이어폰 잭도 갖췄다. 배터리는 4,400mAh 용량의 리튬-폴리머이며, 전면 130만/후면 5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다. 무선랜 규격은 802.11 b/g/n이고 블루투스 2.1도 지원하며, 중력 센서, 조도 센서도 탑재되었다.
아이덴티티 크론의 가장 큰 특징은 미디어 컨버전스 플랫폼을 바탕으로 듀얼 T-DMB를 탑재해, 실시간 DMB 방송과 스트리밍 서비스, IP- TV, VOD 서비스 등 다양한 미디어를 한 화면에서 다채널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개 이상의 영상을 동시에 시청하거나 하나의 영상을 시청하며 다른 영상을 미리보기할 수도 있다. 또한 선호하는 채널로 구성된 개인 홈스크린 화면 설정 등도 가능하다.
아이덴티티 크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관련 기사(it.donga.com/coverage/4500/)를 참고하도록 하자.
그러나 사실 아이덴티티 크론은 현재 출시되었거나 이후 출시될 태블릿 PC와 비교해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 구글이 태블릿 PC용으로 인정한 허니콤을 탑재한 것도 아니고, 기본 사양도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애플 아이패드2, 삼성전자 갤럭시탭 8.9&10.1, 모토로라 줌, LG전자 옵티머스 패드의 연내 출시가 확정됨에 따라 아이덴티티 크론에게 더욱 험난한 경쟁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래도 아이덴티티 크론에게 한 가지 가능성은 있다. 다른 제품들과 비교해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는 것. 이전 모델인 아이덴티티탭도 KT 와이브로 상품과 연계하면 공짜로 사용할 수 있었기에 국내에서만 65,000대이상이 판매되기도 했다. 이번 아이덴티티 크론도 4월 말 거의 공짜와 다름 없는 가격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메이저급 태블릿 PC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에서 매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사는 치열한 경쟁, 소비자는 행복한 고민
위의 태블릿 PC 이외에도 크고 작은 제조사, 유통사를 통해 또 다른 제품이 공개, 출시될 수도 있다. 애플 아이패드2, 삼성전자 갤럭시탭 8.9와 10.1, 모토로라 줌, LG전자 옵티머스 패드, 엔스퍼트 아이덴티티 크론 등에 이르기까지 제 각각의 특징을 앞세운 제품 중 어느 것이 소비자의 집중 선택을 받을 지 쉽게 예상하기 힘들다(물론 어느 정도 윤곽은 그려지지만). 제조사 입장에서야 경쟁이 치열할수록 뼈를 깎고 살을 베는 고통이 따르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용도, 취향, 입맛에 따라 제품을 선택할 수 있으니 마냥 즐겁기만 하다.
이를 테면, 넓은 화면과 또렷한 화질을 원한다면 10인치급인 아이패드2나, 갤럭시탭 10.1 또는 줌을 선택하면 될 것이고, 어디든 가지고 다녀야 한다면 그 보다 작은 크기의 태블릿 PC인 갤럭시탭 8.9, 옵티머스 패드 등이 적합하다. 간단히 사용할 거라 비싼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싶다면 아이덴티티 크론도 나름대로 의미 있다. 용도 이외에 운영체제 선호에 따라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