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넷북은 지워라 - HP 파빌리온 dm1-3005AU 2부(성능편)
1부에서는 HP 파빌리온 dm1-3005AU(이하 dm1)의 외형적 특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dm1은 크기도 작고 무게도 가벼워 휴대용 노트북으로 사용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제품임에 확실했다. 다만 넷북이 그랬던 것처럼, 작고 가볍다는 특징만으로는 사용자를 100% 만족시킬 수 없다. ‘컴퓨터’인 이상 적어도 ‘기본’ 이상의 성능은 발휘해 줘야 한다. 이에 2부에서는 dm1이 실제로 넷북에 비해 현저한 성능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 확인해 본다.
AMD 퓨전 APU로 강화된 성능
dm1에는 2011년 새롭게 선보인 AMD의 퓨전 APU가 탑재되어 있다. 사실 dm1의 작은 크기와 긴 사용 시간은 이 AMD APU 플랫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AMD APU는 기존의 CPU(데이터 처리)와 GPU(그래픽 처리)를 하나로 합친 새로운 통합 프로세서다. 이렇게 CPU와 GPU를 하나로 묶으면 노트북 전체의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소비 전력도 줄어 들며(소비 전력이 줄면 사용 시간이 늘어난다), 제조 단가까지 낮출 수 있다(관련기사: http://it.donga.com/newsbookmark/4149/).
현재 AMD가 선보인 APU는 총 두 가지로, E 시리즈(코드명: 자카테, 중저사양 노트북)와 C 시리즈(코드명: 온타리오, 저사양 넷북)가 있다. 대략적으로 E 시리즈가 울트라씬급 노트북, C 시리즈가 기존 넷북과 비슷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m1에 탑재된 APU는 E-350(동작속도: 1.6GHz, L2 캐시 메모리: 1MB)으로 E 시리즈 중에서 가장 상위급에 위치한 프로세서다. 동작속도가 2GHz 이상인 노트북 CPU와 비교해 기본 클럭이 낮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GPU와 연동해 전반적인 성능을 보완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작업은 큰 무리가 없다. APU 이외에 AMD 라데온 HD 6310M 그래픽 코어, 4GB DDR3 메모리(최대 8GB까지 확장 가능, 메모리 슬롯 2개), 640GB SATA 5,400RPM 하드디스크가 탑재되었다. 무선랜은 최신 규격인 802.11n이며, 블루투스도 지원한다. 운영체제는 윈도우7 홈 프리미엄 64비트가 설치되어 있다.
기본 사양으로 살펴본 몇 가지 특징으로, 일반적인 11.6인치의 작은 노트북치고는 넉넉한 용량인 4GB DDR3 메모리를 내장했다는 점, 그리고 다이렉트11(그래픽 성능 향상을 위한 일종의 프로그램 모음, 다이렉트11이 최신 버전)을 지원하는 라데온 HD 6310M 그래픽 코어를 탑재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참고로 HD 6310M은 일반적인 노트북용 내장 그래픽 성능보다 우위에 있는 제품이다).
성능 테스트 측정
퍼포먼스 테스트 7.0
간단하게 노트북의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퍼포먼스 테스트 7.0’을 실행했다. 퍼포먼스 테스트 7.0은 공개용 벤치마크 프로그램으로 개발사 홈페이지(http://www.passmark.com) 등에서 무료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iT동아는 데스크탑, 노트북 리뷰에 이 프로그램의 측정 결과를 기재하고 있으니 유사 제품과 수치를 비교해 보면 dm1의 성능을 대략적으로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10여 번의 테스트 결과 380(최저점)~410점(최고점) 정도로 체크됐다. 그 동안의 측정 수치 이력과 비교해 보면 인텔 아톰 CPU가 탑재된 넷북이 200~300점, 인텔 울트라씬 계열 코어 i3/i5 CPU가 탑재된 노트북이 400~500점이니 dm1은 넷북과 울트라씬급 노트북의 중간 정도의 성능을 내는 것으로 보면 된다.
윈도우 체험지수
윈도우에 탑재된 자체 성능 평가 기능인 윈도우 체험 지수도 확인해 보았다. 일반적인 평균 기준은 5점이라고 보면 되며, 최대 점수는 7.9점으로 표기된다. 아래 스크린샷처럼 dm1은 프로세서 점수가 3.8점, 그래픽 점수가 4.2점으로 다른 부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측정되었다. 하지만 이 제품의 특징은 성능보다 휴대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일반적인 인터넷 검색, 문서 작성, 고해상도 영화 감상 정도는 무난하게 실행 가능하다(이 수치 역시 넷북과 울트라씬 딱 중간 성능이다).
기본 탑재된 편의 기능
dm1에는 HP가 제공하는 몇 가지 편의 프로그램이 기본 탑재되어 있다. 공장 출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복구 프로그램 ‘HP Recovery Manager’, 작업 용도에 따라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전원 관리 프로그램 ‘HP Power Manager’, 노트북에 탑재된 부품 드라이버 업데이트와 같이 사용하면서 유지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HP Support Assistant’, 윈도우 7 홈 프리미엄에서 실행 가능한 백신 프로그램 ‘Norton Internet Security’, 간단히 즐길 수 있는 플래시 게임 등을 모아 놓은 ‘Play HP Games’, 동영상/사진 관리 프로그램 ‘HP MediaSmart’ 등이 있다.
특히, 윈도우 바탕 화면을 사용하기 편리하게 분류할 수 있는 ‘Fences Pro’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스타터 버전(워드와 액셀의 간단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편집도 가능하다) 등이 기본 탑재되어 있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간단한 게임 및 동영상 실행
dm1은 휴대성이 강조된 제품으로, 테라나 아이온, 스타크래프트2처럼 고사양 게임을 원활하게 실행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비슷한 사양의 다른 노트북으로 스타크래프트2를 실행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긴 하지만, 이는 게임 내 성능 설정에서 옵션을 ‘최저’로 맞추고 실행한 것이라 추측된다. 이에 중고사양의 게임보다는 dm1의 기본 사양에 적합할 만한 온라인 게임인 ‘프리스타일’과 ‘카트라이더’ 정도를 실행해 보았다.
게임 성능은 초당 프레임을 표시해 주는 ‘프랩스(Fraps)’로 체크했다. 일반적으로 프레임 수치가 30프레임 이상이면 게임을 즐기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준이고, 60프레임 이상이면 상당히 부드럽고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온라인 농구 게임 ‘프리스타일’
과거 울트라씬급 노트북에서 프리스타일을 실행했을 때 제대로 플레이하기가 어려웠던 경험이 있었다(보기에는 별 것 없어도 호락호락한 게임은 아니다).하지만 파빌리온 dm1은 경기 내내 60프레임 이상을 상회할 정도로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다만 게임을 처음 실행하거나, 대전이 끝나고 대기실 화면으로 전환될 때는 화면 로딩에서 약간 주춤하긴 했다(참고로 일반 내장 그래픽 탑재 노트북에서는 대략30프레임 정도로 유지된다).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한때는 컴퓨터 업그레이드 기준이기도 했던 카트라이더가 이제는 노트북용 일반 내장 그래픽으로도 실행이 가능한 게임이 됐다(그만큼 컴퓨터 사양이 높아지기도 했고, 게임 자체가 성능적으로 최적화되기도 했다). 다만 일반 내장 그래픽으로는 약 20~30프레임을 유지할 수준으로 원활하게 게임을 즐기기에는 역부족이다.
dm1은 아이템 등으로 인해 그래픽 효과가 많이 구현되는 ‘아이템 팀전’에서도 평균 50프레임 이상을 유지하여 게임을 즐기는데 어떤 불편도 없었다. 4GB 메모리 덕분인지 유사 사양에 2GB 메모리가 탑재된 노트북과는 달리 레이싱 모드와 대기실 이동 시에도 끊기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노트북으로 게임을 주로 할 사용자가 아닌 이상 사실 이 정도면 (충분하지는 않아도) 부족하지 않은 성능이라 말할 수 있다.
1080p 고해상도 동영상 재생
1부 서두에서 언급한 대로, 기존 넷북은 1080p급 고해상도 동영상을 제대로 재생할 수 없다. CPU 성능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dm1은 1080p 고해상도 동영상을 조금의 망설임 없이 원활하게 재생해 냈다. 크기나 무게만 놓고 보면 영락 없는 넷북인데 고해상도 동영상을 척척 돌려 내는 걸 보니 나름 기특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넷북에 대한 안좋은 기억은 잊으세요
dm1을 사용하며 느낀 점은 기본 성능 때문에 넷북 사용을 꺼렸던 소비자에게 아주 적절한 대안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2011년 3월) dm1-3005AU 모델의 국내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추측컨대, 이전 모델이나 유사 모델이 약 60만 원대에 판매되는 걸 보면 그 정도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좀 더 비싸진다면 메모리용량과 하드디스크 용량, 그리고 외장 ODD 때문일 것이니 크게 실망할 것 없다.
아울러 이전 모델이 그랬던 것처럼 통신사의 특정 상품 약정 가입 조건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사실상 최적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불과 1년 전에는 ‘공짜 넷북’을 받아야 했다면, 이제는 ‘공짜 dm1’을 기대할 수 있을 테니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