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위한 실속파 LED 프린터, 오키(OKI) C310dn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프린터’라고 한다면 잉크젯과 레이저의 두 가지 종류만을 떠올린다. 다들 알다시피 잉크젯 프린터는 저렴한 프린터 가격에 비해 높은 품질의 컬러 사진을 출력할 수 있는 것이 장점, 레이저 프린터는 빠른 속도의 출력과 저렴한 유지비가 장점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그 사이에 ‘LED 프린터’를 끼워 넣어야 할 것 같다. LED 프린터는 레이저를 이용해 토너라는 가루를 드럼에 점착시킨 뒤 회전시켜 종이에 인쇄한다는 점은 레이저 프린터와 같다. 하지만 복잡한 광학 구조를 가진 레이저 대신 크기가 작으면서 섬세한 구성이 가능한 LED 소자를 이용해 인쇄를 한다는 점에서 레이저 프린터와 다르다. 덕분에 높은 품질의 인쇄물을 빠르게 출력할 수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프린터 기업 중 한곳인 오키(OKI)사에서도 최근 다수의 LED 프린터를 내놓으며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컬러 인쇄가 가능한 LED 프린터를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이번에 소개할 C310dn이 대표적인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합리성과 무난함을 강조한 중소기업용 컬러 레이저 LED 프린터
오키 C310dn의 가격은 2011년 3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43만 원 정도다. 개인 사용자가 부담 없이 구매할 정도는 아니지만, 경쟁사의 컬러 LED 프린터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서 중고기업, 소규모 사업장에서 구매하기에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제품의 크기 역시 242 x 410 x 504mm 정도라 일반적인 중소기업용 컬러 레이저 프린터 수준이며, 모양도 직육면체에 가까워 소규모 사무실의 책상 한 켠에 올려두기에 적합하다. 다만 무게는 제법 무겁다. 아래의 제품 내부 사진을 보면 이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는 매우 심플하다. 측면 뒤쪽의 커버를 열면 USB 2.0 포트와 유선 랜 포트만 존재한다(무선 랜은 지원하지 않음). 다른 제품 중에는 이 외에도 메모리카드 슬롯이나 스캐너 연결 장치, 무선 네트워크 장치 등이 주렁주렁 달린 경우도 있는데, 일반적인 사무용으로 쓰고자 한다면 USB 2.0 포트와 랜 포트 외의 장치들은 활용성이 높지 않은 편이라 제품의 가격만 높일 뿐이니 아쉬울 것은 없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매우 간단하다. ‘선택’, ‘취소’를 비롯한 4개의 버튼과 메뉴 이동 방향키, 그리고 2개의 상태 표시 램프와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소형 LCD가 전부다. 오키 C310dn는 복합기(팩스+스캐너+복사기+프린터)가 아닌 프린터기 때문에 이런 몇 개 안 되는 조작 버튼도 (프린터 관리 외에) 사용할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USB 연결 포트와 유선 랜 포트 부분을 커버로 밀폐하여 운용 중 케이블이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다.
1.3미터 길이의 긴 용지도 출력 가능
용지의 입출력 구조도 철저히 사무용 프린터를 지향하고 있다. 일단 전면 하단의 자동 트레이에는 최대 250매, 전면 상단의 수동 트레이에는 100매의 용지를 추가할 수 있어 합계 350매의 용지를 넣을 수 있다. 그리고 별도로 판매되는 530매 추가 트레이를 결합한다면 최대 880매를 넣어두고 사용이 가능하니 한동안은 용지를 보충하는 수고를 덜 수 있을 것이다.
지원하는 용지 규격도 다양하다. 하단의 자동 트레이에는 A4, A5, B5, A6 용지를 넣을 수 있으며 상단 수동 트레이에는 그 외에도 3 x 5, 4 x 6, 5 x 7 규격 등의 인덱스 카드나 사용자 정의 용지를 넣을 수 있다. 여기에 양면인쇄 기능은 보너스다. 그리고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이 제품 후면에 있는 개패부다. 여기로는 최대 1.3m 길이의 긴 용지를 출력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문서 외에 홍보용 배너 등을 인쇄할 때 매우 유용하다.
4개의 분리형 토너 채용으로 경제성 높여
토너를 교체하려면 윗면 좌측의 버튼을 누르면 된다. 원터치로 쉽게 커버를 열 수 있다. 오키 C310dn는 총 4가지 색상의(검정, 빨강, 파랑, 노랑)의 토너를 이용해 컬러 인쇄기능을 구현하는데, 각 토너는 분리형이라서 토너를 다 쓰면 드럼 카트리지 전체를 교체할 필요 없이 토너 부분만 구매하여 교체하면 된다. 최근 나오는 프린터 중에는 일체형 토너를 사용하는 경우가 제법 많아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데, C310dn의 분리형 토너라면 이런 걱정을 다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빠른 인쇄속도 인상적
실제로 오키 C310dn를 사용해 보았다. 우측 면 뒤쪽에 있는 전원스위치를 켜고 1분이 조금 못 되는 예열 시간이 지난 뒤 곧장 인쇄가 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이 정도면 기존에 사용하던 레이저 프린터에 비해 상당히 빠른 기동속도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사양표에 나온 오키 C310dn의 인쇄속도는 흑백 24ppm(분당 출력 페이지), 컬러 22ppm으로 일반적인 보급형 컬러 레이저 프린터와 유사한 수준이다. 하지만 체감 속도를 크게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첫 번째 페이지에 걸리는 인쇄 속도인데, 제품이 지원하는 최대 해상도인 1,200 x 600dpi 상태에서 첫 번째 페이지를 인쇄해 보니 약 10초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흑백 인쇄와 컬러 인쇄의 속도 차이는 거의 체감할 수 없었다. 다른 레이저 프린터와 직접적으로 인쇄 속도를 비교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면 기존의 레이저 프린터에 비해 평균적으로 2배 정도로 빠른 속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수십 장의 문서를 인쇄하는 경우에도 거침 없는 인쇄 속도를 보여줬다.
인쇄 품질도 흑백, 컬러를 가리지 않고 꽤 만족스러운 정도다. 확실히 잉크젯 프린터의 인쇄 결과보다는 반질반질하고 투명한 느낌이 든다. 일반 문서보다는 깔끔하고 선명한 출력 상태가 요구되는 제안서나 기획서, 보고서 등의 제출/결재 문서를 인쇄하기에 적합할 것이다.
기본기에 충실한 실속파 제품, 낮은 브랜드 인지도는 아쉬워
사용해 본 바로는 오키 레이저 프린터 C310dn은 화려한 부가기능보다는 프린터 본연의 기본기를 중시하는 제품임을 알 수 있었다. 빠른 동작/인쇄 속도 및 다양한 용지 지원, 그리고 경제성이 뛰어난 분리형 토너 등을 갖췄기 때문이다. 합리성을 중시하는 중소기업에서 쓰기에 안성 맞춤인 셈이다. 다만 약간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면 HP나 캐논, 삼성전자 등의 경쟁사들에 비해 오키의 국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사용자 지원(설치 드라이버, 홈페이지 지원 등)이 다소 미흡하다는 것이다.
오키는 1881년에 설립되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 활약중인 글로벌 기업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오키의 한국 지사가 설립된 것이 2005년이니 국내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낮은 것은 당연하다. 물론 덕분에 동급의 타사 제품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지만, 글로벌 기업의 간판을 앞세운 제품의 최대 장점이 ‘가격대비 성능’이라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좀 더 적극적인 시장 공략으로 보다 많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었으면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