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외장 하드디스크가 필요한 이유 - WD 마이북 에센셜 2TB
요즘 동영상, 음악, 사진 등의 파일 하나하나 용량이 무시 못할 수준이라 이들 파일을 저장할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1080p, 720p 등의 HD 동영상 하나만도 10GB(기가바이트)에 육박하니 말이다. 아울러 고화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된 것도 한몫 한다. 과거에는 사진 하나의 용량이 고작 몇 백 KB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수십 MB에 달아는 사진도 흔히 접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마다 수십, 수백 장을 촬영하니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 모두 PC 내장 하드디스크에 보관하기도 애매할 수 있다.
때문에 최근 들어 내장 하드디스크와 외장형 하드디스크(이하 외장 하드)를 병행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1TB(테라바이트, 1024GB), 2TB 급의 대용량 하드디스크 가격도 낮아져서 큰 부담도 없다. 아울러 최신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에 내장되는 하드디스크도 이제는 TB 용량을 기본 옵션으로 하고 있다. 저장 용량만으로 보면 외장 하드가 굳이 필요 없겠지만, 외장 하드는 용량적인 측면 외에 데이터의 관리/보호, 사용 편의성 등의 장점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외장 하드는 USB 케이블 하나(제품에 따라 전원 케이블도 필요)만 연결하면 되니 누구라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고, 중요한 데이터나 파일이라면 PC 이외에 외부 저장 공간에 따로 백업할 수 있다. 여기에 대용량 데이터의 이동에도 요긴하게 사용된다. 수십, 수백 GB에 달하는 파일/폴더를 다른 PC로 복사/이동하는데 현실적으로 외장 하드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하드디스크 제조업체인 웨스턴디지털(이하 WD)에서 출시한 외장 하드 ‘마이북 에센셜' 2TB(이하 마이북 에센셜)’도 이러한 대용량 외장 하드디스크의 필요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이다.
마이북 에센셜의 외형
아무래도 TB급 이상의 대용량 외장 하드는 데스크탑용 하드디스크(3.5인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노트북용 하드디스크(2.5인치)가 들어가는 휴대용 외장 하드보다 크기가 커서 세워 사용하는 스탠드형 제품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공간을 적게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반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는 만큼 USB 연결만으로 전원을 충당하기 때문에 전원 어댑터가 필요하다. 마이북 에센셜도 마찬가지다.
뒷면을 보면 전원 어댑터가 있고, 그 위에 PC와 연결할 수 있는 USB 3.0 포트가 있다. 모양이 생소할 수 있는데, 이는 새로 선보이는 USB 3.0 케이블 타입 B 플러그(USB 기기에 접속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도난 방지 홀까지 있으니 도난 방지 케이블(별도 구매)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USB 케이블과 전원 케이블을 연결하고 전원 버튼을 눌러야 작동한다(USB 3.0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자세히 언급한다).
전체 크기는 중, 고등학교 시절 들고 다니던 사전과 거의 같거나 조금 작다. 스탠드형 제품으로 바닥에는 고무 패드를 덧대어 하드디스크가 동작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진동과 미끄러움을 방지했다. 특히, 아래 사진에서 보듯, 앞과 옆 부분을 제외한 후면과 위 아래 부분에 통풍용 구명을 촘촘히 뚫어 발열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무게는 900g이다.
작동 상태는 전면부 하단에 있는 LED로 알 수 있다. 처음 전원이 켜지면 불이 계속 켜져 있고, 조금씩 깜빡이면 대기 상태를 나타내며, 빠르게 깜빡이면 하드디스크가 동작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USB 3.0 지원
마이북 에센셜의 가장 큰 특징은 USB 3.0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USB 3.0 전송속도는 기존 USB 2.0(최대 480MB/s)보다 약 10배 정도 빠른 최대 5GB/s이다. 다만 외장 기기뿐 아니라 이를 연결하는 PC도 USB 3.0을 지원해야 이러한 빠른 속도를 만끽할 수 있다. 물론 PC가 USB 3.0을 지원하지 않더라도 연결/사용은 가능하며, 이런 경우 USB 2.0 전송속도에 맞춰 동작하게 된다.
실제 파일을 전송해 보면서 그 성능 상의 차이를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USB 2.0과 3.0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PC와 연결한 상태에서 마이북 에센셜에 저장되어 있는 동영상 파일 121개, 약 33.5GB 용량의 폴더를 각각의 방식으로 전송해 보았다. USB 2.0 방식을 통해 파일 전송이 완료된 시간은 평균 약 20여 분, USB 3.0 방식을 통해 파일 전송이 완료된 시간은 평균 10분 안팎이었다. 물론 실제로 10배 빠른 전송 속도를 보이진 않았지만, 체감 속도는 2배 이상 빠른 결과를 보여줬다.
이번엔 하드디스크 파일 전송속도를 체크해 볼 수 있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ATTO Disk’를 이용해 데이터 읽기/쓰기 성능을 알아보았다(공개 프로그램으로 아무나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벤치마크 프로그램 결과 수치는 테스트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그저 참고하는 수준으로만 보도록 하자.
여러 번 반복해서 측정해 본 결과, USB 3.0 방식에서 읽기 약 190MB/s, 쓰기 약 100MB/s(일반적으로 하드디스크는 쓰기 속도보다 읽기 속도가 빠르다), USB 2.0 방식에서는 읽기 약 39MB/s, 쓰기 약 29MB/s의 파일 전송속도로 기록되었다. 결과 수치를 떠나 아래 성능 비교 그래프만 놓고 봐도 USB 3.0이 기존 2.0보다 입출력 성능이 압도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어서 비슷한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CrystalDisk Mark’를 통해 알아본 전송속도는, USB 3.0 방식에서 읽기 약 128MB/s, 쓰기 110MB/s, USB 2.0 방식에서 읽기 약 37MB/s, 쓰기 약 30MB/s였다. 앞서 측정한 ATTO Disk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USB 3.0 방식에서 읽기 성능의 차이가 좀 있었지만, 이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간의 특성 때문이라 생각하면 될 듯하다. 특이하게 512KB와 4KB 등의 용량이 작은 파일에서는 성능 차이가 크지 않았는데, 결국 마이북 에센셜과 같이 USB 3.0을 지원하는 대용량 외장 하드는 자잘한 파일보다는 고화질 사진이나 동영상 파일을 저장하는데 유리하다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HD Tune’ 벤치마크 프로그램으로도 측정해 보았다. 여러 번 반복해 본 결과, 평균 읽기 속도는 95MB/s로 기록됐다. 전체적으로 USB 2.0보다 약 3배 정도 빠른 전송속도를 보인 셈이다(다른 USB 2.0 외장 하드와 비교해도 결과는 비슷했다).
생각보다 편리한 백업 프로그램, WD 스마트웨어
대용량 외장 하드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데이터 백업이다. 사실 ‘데이터 백업’이라는 1차 목적으로는 PC 내장 하드디스크나 외장 하드나 별반 차이 없겠지만, 중요한 파일에 대해 PC 이외의 공간에 ‘2차 백업’을 해둔다는 목적에서는 외장 하드가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다. 더군다나 최근 출시되는 외장 하드에는 고유의 데이터 백업/관리 및 보안 설정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사용하면 보다 확실하고 안전하게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
WD는 외장 하드 제품에 자사의 스마트 백업 프로그램인 ‘WD 스마트웨어(이하 WD 웨어)’를 함께 제공한다. 물론 이를 사용하지 않아도 일반적인 외장 하드 용도로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 없다. 하지만 적어도 데이터 백업이나 파일 보안 기능이 필요한 사용자라면 무시하지 못할 옵션을 제공하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WD 웨어는 MS 윈도우와 애플 맥 운영체제를 모두 지원하며, 처음 PC에 연결하면 자동으로 설치할 수 있다(드라이버도 자동으로 설치된다). 이 단계에서 설치하지 않아도 마이북 에센셜 안에 ‘WD SmartWare’ 설치 프로그램이 들어 있으니 필요할 때 설치해도 된다. 설치를 완료하면 먼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버튼을 클릭해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WD 웨어의 기본 메뉴는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상단에 ‘홈’ 화면과 ‘설정’ 메뉴가 있는데,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설정 메뉴에 모두 들어 있다. 비밀 번호를 입력하거나 바꿀 수 있는 ‘보안’ 메뉴(256비트 암호화 설정으로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면 복구할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정품 등록을 할 수 있는 ‘등록’ 메뉴, 마이북 에센셜 디스크 자체의 불량 섹터나 오류 등을 점검할 수 있는 ‘진단’ 메뉴, 일정 시간 사용하지 않으면 전원이 꺼지게 하는 ‘절전 타이머’ 메뉴, 데이터를 삭제해 초기 상태로 돌려주는 ‘드라이브 지우기’ 메뉴 등이 있다. 여기서는 ‘기본 설정’ 메뉴에 활성화되어 있지 않는 ‘백업 및 복구’ 기능에 대해서 알아본다.
백업 메뉴를 활성화 하고 다음 단계로 들어가면, 아래 스크린샷처럼 현재 연결된 PC 내 파일과 마이북 에센셜에 저장된 파일이 그림, 기타, 음악, 영화, 문서 별로 자동 분류되어 표시된다. 여기서 ‘백업’ 메뉴의 ‘백업 시작’을 누르면 PC에 저장된 파일이 자동으로 마이북 에센셜로 백업 된다. 만약 PC 내 드라이브를 C:\, D:\처럼 나뉘어있다면 해당 드라이브를 선택해 백업하면 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백업은 드라이브 단위로 이루어진다.
백업 시간은 해당 파일을 복사해서 이동하는 시간과 비슷하게 걸린다. 백업하는 도중에는 백업 대기 파일과 백업 완료 파일을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표시해 진행 사항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중간에 보이는 ‘세부 사항 보기’를 클릭하면 전체 백업이 아닌 각 파일 별로도 백업할 수도 있다. 백업한 이후에는 어떤 파일이 추가되었는지, 백업에 필요한 용량은 얼마나 필요한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한편 백업 파일 복구는 상단의 ‘검색’ 메뉴에서 할 수 있다. 아래 스크린샷처럼 WD 웨어의 검색 메뉴에서 마이북 에센셜 안에 백업된 원래 PC의 드라이브를 선택하고, 오른쪽 하단의 ‘대상 저장 폴더 선택’을 누르면 복구할 수 있다. 또한 백업 시 원본 위치로 되돌리거나 다른 폴더 또는 새로운 폴더에 저장할 수 있다.
필요한 사람에게 특히 유용한 외장 하드 - 마이북 에센셜
WD 마이북 에센셜 2TB는 외장 하드가 갖춰야 할 딱 필요한 성능과 기능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2TB 모델이 현재 179,000원, 데스크탑용 2TB 하드디스크 평균 가격이 12만원 정도이니, 5~6만원의 차이가 케이스와 백업 프로그램 가격이라 보면 된다. 더구나 여러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했듯, USB 3.0 인터페이스를 지원해 전송속도도 나름대로 만족할 만하다. 여기에 데이터 백업 효율과 안전성을 높이는 ‘WD 스마트웨어’까지 여러 모로 활용 가치가 큰 외장 하드라 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기기는 아니다. 평소에 중요한 데이터를 다루지 않고 PC 내장 하드디스크도 1TB 이상의 대용량이라면, (누가 공짜로 주면 모를까) 굳이 외장 하드를 사용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일반 사용자보다는 회사 또는 업무용 환경에 적합하다 할 수 있다. 즉 PC 내장 하드디스크 용량과 무관하게 늘 외장 하드를 끼고 살아야 하는 동영상/사진 편집업, 실사 인쇄/출판업 종사자, 데이터 백업이 생명인 전산관리자 혹은 프로그래머 등에게는 권장할 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