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시어터용 PC의 필수품, Cideko 무선 에어 마우스 키보드(AVK02)
요즘 나오는 TV에는 HDMI나 D-Sub 영상 포트가 탑재된 경우가 많다. PC와 연결해 모니터 대신으로 쓰기가 쉽다는 이야기다. PC를 이용해 영화를 감상할 때 작은 모니터 대신 대형 TV로 화면을 출력하면, 한층 즐거움이 더해지기에 PC에 모니터 대신 TV를 연결해 사용하는 사용자가 차츰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홈시어터용 PC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PC는 애당초 책상 위에 두고 사용할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기기라서 TV에 연결해 사용하기엔 불편한 점이 많다. 특히 거의 모든 기능을 키보드와 마우스로 조작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TV 옆에 PC를 두고 멀찍이 떨어진 소파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싶건만, 뭔가 조작이 필요할 때마다 PC 앞으로 가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만져야 한다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이번에 소개할 씨데코(Cideko)의 무선 에어 마우스 키보드(형식 번호: AVK02)가 바로 이런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형태는 무선 키보드이지만 내부에 자이로 센서(위치나 각도를 감지하는 장치)를 갖추고 있어 제품을 기울이는 방법으로 마우스 조작을 할 수 있으며, 제품의 크기가 리모컨만큼이나 작은 것이 매력 포인트다.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어?
씨데코 에어 마우스 키보드의 전반적인 윤곽이나 크기는 PC용 일반 키보드나 마우스보다는 비디오 게임기에서 사용하는 게임 패드와 유사하다. 양손으로 잡기 편하게 제품 뒤쪽에는 굴곡도 있어서 실제로 잡아보면 마치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용 주변기기를 조작하는 느낌이다.
키는 총 80개가 있으며 일반적인 키 외에 멀티미디어 관련(볼륨, 재생, 구간 이동 등) 및 웹 브라우저, 계산기, 메일 확인 등 자주 쓰는 기능을 원터치로 실행할 수 있는 단축키도 갖췄다. 다만, 제품의 크기를 줄이려고 하다 보니 일반적인 키보드에는 있지만 에어 마우스 키보드에는 없는 키도 몇 개 있다. F1~F12 키와 Page up, Page Down, End, Home 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자주 사용하는 키들은 아니지만 않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불편을 겪을 수 있으므로 이 제품의 구매를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자신의 키보드 사용 패턴을 잘 고려해야겠다.
각 키는 고무 재질이며 누를 때마다 딸각거리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촉감이나 누르는 감각은 작은 크기치고 제법 뛰어난 편이다. 그리고 각 키 사이에 어느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시중에 팔리고 있는 웬만한 퀴티(QWERTY) 키패드 방식 스마트폰보다 오타 없는 타이핑이 가능하다.
자이로 센서로 인한 직관적인 마우스 조작
앞서 말한 것처럼 마우스 커서의 조작은 제품을 직접 기울이면 할 수 있다. 앞쪽으로 기울이면 커서가 아래쪽으로, 뒤쪽으로 기울이면 커서가 위쪽으로 움직이며, 좌우로 기울이면 역시 마찬가지로 커서가 좌우로 움직인다. 매우 직관적인 조작법이라 마치 레이저 포인터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느낌과 흡사하다. 그리고 마우스 클릭은 제품 상단 양쪽에 위치한 2개의 버튼으로 하기 때문에 마우스 클릭(검지)과 키 입력(엄지)을 함께 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무선 키보드 중에서는 트랙볼이나 조이스틱 방식으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제품도 있는데, 조작 편의성 자체로만 본다면 에어 마우스 키보드의 자이로 방식이 한 수 위다. 실제로 써보면 센서가 상당히 민감하고 반응이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C 연결은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되는 크기의 수신기를 USB 포트에 꽂아서 한다. 수신기를 PC에 꽂으면 자동으로 인식하므로 별도의 소프트웨어 설치는 하지 않아도 된다. 이 수신기는 제품 뒤쪽의 홈에 꽂아서 보관할 수도 있어서 사용하지 않을 때 분실의 위험이 적다. 전원은 제품 후면의 커버를 열고 AA 건전지 2개를 넣으면 동작한다. 별도의 전원 스위치는 없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4분 정도 놓아두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므로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홈시어터용 PC와의 궁합은?
실제로 씨데코 무선 에어 마우스 키보드를 이용해 TV에 연결된 홈시어터용 PC를 조작해 보았다. 테스트에 사용한 AV기기는 소니 브라비아 W 46인치 HD TV 및 야마하 AV 앰프, 그리고 인켈 5.1채널 스피커이며, 여기에 홈시어터용으로 꾸민 슬림형 PC를 더했다.
처음에는 PC 전면의 USB 포트에 수신기를 꽂고 사용하려 했으나 아무래도 보기가 좋지 않아 PC 후면의 USB 포트에 수신기를 꽂았다. 일반적인 TV나 DVD 플레이어용 리모컨은 적외선 방식이라 반드시 리모컨 신호 수신부가 전면을 향해야 하지만, 무선 에어 마우스 키보드는 RF 방식이라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PC 후면 USB 포트에 수신기를 꽂고 사용해 보았는데 약 10미터 이내의 거리에서 무난히 조작할 수 있었다. 다만, USB 방식 인터페이스는 설치가 편리하지만 꺼진 PC의 전원 컨트롤은 할 수 없다. 때문에 무선 에어 마우스 키보드를 설치하더라도 PC의 전원을 켤 때는 직접 PC 본체의 전원 버튼을 눌러줘야 한다는 점을 알아두자.
PC의 전원을 켠 뒤 소파에 앉아서 무선 에어 마우스 키보드를 조작하며 영화를 감상해 보았다. 무선 에어 마우스 키보드의 멀티미디어 단축키는 본래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에 최적화된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멀티미디어 재생 프로그램 중 하나인 ‘곰플레이어’가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와 같은 단축키를 사용한다. 때문에 곰플레이어를 사용할 때도 무선 에어 마우스 키보드의 멀티미디어 단축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영화 감상 외에 인터넷 서핑과 간단한 문서 작업도 해 보았는데 무선 에어 마우스 키보드의 키감이 제법 우수한 편이라 큰 불편함은 없었다. 다만, F1~F12 키가 없다 보니 Alt + F4와 같이 자주 사용하는 몇몇 윈도우 단축키를 사용하지 못하는 점이 약간 아쉬웠다. 노트북에서는 부족한 키 공간을 극복하기 위해 별도의 기능키와 특정 키를 함께 누르는 방식으로 F1~F12키를 구현하기도 하는데, 무선 에어 마우스 키보드에서도 그런 방식을 사용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특정 사용자를 위해 최적화된 특별한 제품
전반적으로 씨데코 무선 에어 마우스 키보드와 홈시어터용 PC와의 궁합은 상당히 우수한 편이었다. 특히 마우스 조작이 매우 직관적이며, 키보드의 타이핑 감각도 생각 이상으로 양호해서 이 정도면 별도의 키보드나 마우스가 없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듯하다. 물론, 이는 홈시어터용 PC에서 이 제품을 사용했을 때의 경우다. 만약 업무용 PC에서 기존의 키보드나 마우스 대신 무선 에어 마우스 키보드를 사용한다면 말리고 싶다. 가격 역시 10만 원 근처라서 다소 부담이 된다.
다만, 이러한 제품은 어디까지나 특정 사용자를 위해 최적화된 기기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인 키보드나 마우스가 총 10명의 소비자 중 10명 모두에게 50% 정도의 만족감을 준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무선 에어 마우스 키보드는 10명 중 7명에게는 외면 받을 지라도, 나머지 3명에게 90% 이상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와 유사한 컨셉을 갖춘 다른 제품 중 이 정도의 작은 크기에 자이로 센서까지 갖춘 경우가 흔치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