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폰 사용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어플은 얼마나?
지난 1월 22일(현지시간), 애플은 사용자가 그 동안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은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의 수가 100억 건수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7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지 약 2년 반 만에 거둔 성과이다. 100억 번째 다운로드 받은 주인공은 영국의 게일 데이비스라는 여성으로 알려졌으며, 애플은 이 여성에게 아이튠즈에서 이용할 수 있는 1만 달러 상당의 상품권을 증정했다.
이번 애플 앱스토어 어플 100억 건 다운로드 돌파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스마트폰인 아이폰, 태블릿 PC인 아이패드와 같은 제품의 경쟁력이 바로 이렇게 다양하고 풍부한 어플에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월 현재, 앱스토어에 등록된 어플의 숫자는 약 35만 개이다.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물론 그 중에는 ‘대체 이런 어플을 왜 만든거지?’라는 의문이 드는 것들도 있고, 나이 어린 학생들이 보기에 민망한 ‘19금’ 어플도 있다).
애플 앱스토어의 경쟁 상대로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을 꼽을 수 있다(블랙베리, 윈도우폰7, 심비안과 같은 타 운영체제용 어플 마켓이 있으나 규모 면에서나 인지도 면에서나 비교 대상이 아니니 여기서는 제외토록 한다). 현재 전세계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록된 어플 개수는 약 20만 개이다. 단순 수치 비교상으로도 아직 앱스토어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되고 있다.
그런데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한 가지 차이가 있다. 어플 마켓 자체의 차이라기 보다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차이점으로 볼 수 있는데,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애플 iOS와 달리 공개형 운영체제라는 점이다. 때문에 애플 iOS용 어플은 앱스토어에서만 다운받을 수 있지만, 구글 안드로이드용 어플은 안드로이드 마켓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다운받을 수 있다(이를 오픈 마켓이라고 한다). 국내를 예로 들면, SKT T스토어, KT 올레마켓, LG U+ Oz스토어, 삼성 Apps, LG Apps 등이 있다. 즉, 이동통신사나 제조사 등이 안드로이드용 어플을 따로 제공하기도 한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외의 오픈 마켓
국내 주요 이통사인 SKT, KT, LG U+는 각각 ‘T스토어’, ‘올레마켓’, ‘Oz스토어’라는 자체 안드로이드용 오픈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정확히는 스마트폰 출시 이전에는 일반 휴대폰을 위해 제공되던 모바일 서비스에 이제는 스마트폰용 어플도 같이 제공되는 방식이다. 공식 안드로이드 마켓과 다른 점이라면 아무래도 어플 수가 적고, 각 이통사간 호환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각 이통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현재 제공하는 안드로이드용 어플의 정확한 통계 수치는 알 수 없었고, 등록되어 있는 전체 콘텐츠(여기서 말하는 콘텐츠는 안드로이드용 어플을 포함해 기존 일반 휴대폰에서 제공되던 콘텐츠와 음악, 동영상, e북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이다)의 개수만 확인할 수 있었다.
KT 올레마켓
KT 올레마켓에 등록된 콘텐츠 수는 약 32만 개로 이통사 중 가장 많은 수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이 32만 개의 어플 수는 음악, 영상, e북과 같은 전체 콘텐츠 개수이고, 이 중 어플의 수는 약 21,000개 정도로 파악됐다(음악 1곡, 동영상 1개도 전체 콘텐츠 통계에는 한 개로 집계된다). 그리고 여기에는 일반 휴대폰용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이 모두 들어 있기에 안드로이드 전용 어플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예측된다.
SKT T스토어
SKT T스토어는 작년 12월 말을 기준으로 약 76,000개의 콘텐츠가 등록되어 있다고 밝혔다. SKT 관계자는 “음악,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같은 콘텐츠는 집계되지 않았다”라며, “최근 T스토어에 새로 등록되는 콘텐츠는 95% 가량 안드로이드용 어플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SKT 역시 76,000개라는 수치는 기존 일반 휴대폰용 콘텐츠(어플)도 포함된 결과이니 이를 감안해야 하겠다(안드로이드용 어플의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참고로 SKT는 작년 10월부터 T스토어를 타사 이용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완전 개방했다.
LG U+ Oz스토어
LG U+ Oz스토어의 콘텐츠는 KT나 SKT보다 적은 약 7,000개 정도라고 밝혔다. 다만, Oz스토어의 7,000개 역시 일반 휴대폰용 콘텐츠와 안드로이드용 어플을 포함한 전체 개수다. 아마도 KT, SKT보다 뒤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했기에 어플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하다. 사실 LG U+에게 지금 시급한 문제는 어플 확보라기 보다는, KT의 아이폰, SKT의 갤럭시S처럼 마땅하게 내세울 만한 대표 제품이 아직 없다라는 것. 최근 출시한 옵티머스 마하와 출시 예정인 옵티머스 2X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삼성 Apps와 LG Apps
각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오픈 마켓 외에도 스마트폰, 태블릿 PC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공하는 오픈 마켓도 있다. 삼성 Apps와 LG Apps가 그것인데, 현재 국내에서 제공되고 있는 콘텐츠 수는 그리 많지 않으며(삼성 Apps: 약 1,000개, LG Apps: 약 80개) 대부분이 안드로이드용이다. 참고로 두 제조사의 오픈 마켓은 국내에서는 스마트폰, 태블릿 PC용 어플을 제공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스마트 TV용 오픈 마켓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만족하는가?
각 이통사가 제공하는 오픈 마켓을 실제 이용하는 사용자의 만족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아직은 사용할 만한 것이 그리 많지 않다’라는 반응이다. 실제 각 오픈 마켓에 업데이트되는 어플 수는 안드로이드 마켓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각 이통사의 오픈마켓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 KT 올레마켓은 음악, 동영상, e북과 같은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많고, SKT T스토어는 그래도 쓸만한 안드로이드용 어플이 많다는 것이다(LG U+ Oz스토어, 삼성 Apps, LG Apps 등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니 이들 반열에 오르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원하는 어플의 기준이 항상 업계 1위인 애플 앱스토어에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가 느끼는 아쉬움은 더욱 크다. 학창 시절,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잘생기기까지 한 ‘엄마 친구 아들’을 바라보는 심정이랄까. ‘쟤는 있는데, 나는 없다’는 박탈감까지 느껴지는 것이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의 현실이다. 단시간에 애플 앱스토어를 능가할 순 없겠지만(아니 장시간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 적어도 사용자가 이러한 공허함은 느끼지 않도록 관련 제조사와 개발사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