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언제쯤 안정화가 될 것인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버전 업데이트가 있을 때마다 제조사, 어플리케이션 개발자, 사용자의 가슴은 두근거린다. 모두 같은 이유로 가슴이 두근거리면 좋으련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제조사와 개발자는 ‘이번엔 또 어떻게 상위 버전에 최적화를 해야 하나’라는 근심으로 인해 두근거리고, 소비자는 ‘업데이트 되면 더 좋아지겠지?’라는 기대감으로 인해 두근거린다. 더욱이 새로운 IT 소식을 접하는데 익숙하고 입맛이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는 점점 더 업데이트 문제에 민감해져 가고 있다. 제조사와 개발자는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데 벌써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업데이트 소식이 들리고 있다. 날짜도 구체적이다. 매년 5월 말에 열리는 구글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해당 버전을 공개하고 6~7월이면 정식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관련기사: http://it.donga.com/newsbookmark/4269/). 참… 업데이트 빠르다. 업데이트 간격이 반년이라고도 못하겠다. 스마트폰 사용자 입장에서 이를 따라가야 하는 제조사와 개발자의 심경이 이해가 되려고 한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1)
제목을 입력하세요. (1)

다만 이번 아이스크림 버전이 스마트폰용 2.4버전일지, 3.0버전 허니콤의 뒤를 잇는 태블릿 PC용 3.1버전일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세계 IT 매체, 블로그 등이 전하는 소식으로 미루어 봤을 때 ‘그럴 것이다’라고 예측할 수 있을 뿐, ‘확실히 이것이다!’라고 확신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구글이 개발자용 SDK 버전조차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2)
제목을 입력하세요. (2)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구글 안드로이드 2.4버전? 3.1버전?

숫자 놀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까짓 것 2.4버전이건 3.1버전이건 나와는 상관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적어도 2.2버전까지는 그럴 수 있었다. 그동안 제조사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구분을 두지 않고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블릿 PC에 최적화된 버전인 3.0버전 허니콤부터 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태블릿 PC 중 삼성전자 갤럭시 탭을 예로 들어 보자. 구글이 허니콤을 발표하기 전에 삼성전자는 2.2버전 프로요를 갤럭시탭에 탑재해 출시했다. 그리고 이어서 구글은 “2.2버전 프로요를 탑재한 갤럭시 탭은 진정한 태블릿 PC가 아니다”라며, 지난 12월 스마트폰용 2.3버전 진저브레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태블릿 PC용 3.0버전 허니콤을 탑재한 모토로라의 태블릿 PC를 소개했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3)
제목을 입력하세요. (3)

그럼 삼성전자 갤럭시 탭은 어디까지 업데이트가 가능할까?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많지 않다. 작년 9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신종균 사장이 독일 IFA에서 갤럭시 탭 전략을 밝힐 때 “진저브레드까지 업데이트를 보장한다”라고 언급한 것이 끝이다. 태블릿 PC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3.0버전 허니콤이 탑재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비단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안드로이드 2.X버전의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출시한 태블릿 PC는 모두 이와 같은 문제점을 안게 되었다. 결국 버전 업데이트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제조사가 짊어지게 되었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4)
제목을 입력하세요. (4)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새 버전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제는 태블릿 PC 안드로이드 업데이트에도 이런 현상이 반복되게 생겼다. 정말 산 넘어 산이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5)
제목을 입력하세요. (5)
애플 iOS는 어떤지 생각해 보자. MP3 플레이어 아이팟 제품군, 스마트폰 아이폰 시리즈, 태블릿 PC 아이패드에는 iOS 버전 업데이트가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동일한 업데이트를 제공하되 각 제품 별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스마트폰/태블릿 PC를 포용할 수는 없을까?

본 기자의 개인적인 희망사항은, 구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2.3버전 진저브레드, 3.0버전 허니콤처럼 스마트폰용, 태블릿 PC용으로 나뉘는 대신 두 제품군을 아우를 수 있으며 하위 호환성을 보장하는 업데이트가 되는 것이다. 특정 제품군 전용으로 나올 경우, 기존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과의 호환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PC의 경쟁력은 유용하고 다양한 어플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시장에 처음 출시할 때 기존 아이폰용 어플을 아이패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물론 완벽하지는 않았다). 단순하게 기존 어플의 해상도를 2배로 늘려 주는 방식이었지만, 자칫 어플이 부족해 일어날 수 있었던 ‘아이패드 어플 대란’을 어느 정도 무마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후 아이패드용 어플이 늘어나면서 어플의 부족함을 호소하는 사용자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6)
제목을 입력하세요. (6)

하지만 구글은 아직 기존 안드로이드 2.X버전대의 어플이 3.0버전 이상에서 제대로 구동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어플 호환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만약 이대로 진행이 될 경우, 어플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자 이제 시즌 2는 끝났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시즌 3를 만나실 수 있을 테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라는 드라마 시리즈가 아니란 말이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7)
제목을 입력하세요. (7)

물론 안드로이드 3.0버전 허니콤에 추가된 태블릿 PC만의 특화된 기능 및 어플이 나름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 지난 CES 2011에서 LG전자 G-슬레이트, 모토로라 줌(Xoom)을 비롯해 도시바, 아수스 등 허니콤을 탑재한 태블릿 PC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화된 기능과 어플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G 메일 미리보기 기능, 3D 감상이 가능한 구글맵 5.0 기본 탑재, 여러 동영상 실시간 미리보기 기능, 전자책을 구매하고 이용할 수 있는 구글 북스, 영상 통화가 가능하도록 업데이트된 구글 톡(애플 페이스 타임과 거의 같은 기능이다)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기능을 담은 어플은 스마트폰보다 태블릿 PC같은 큰 화면에서 제대로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는 발전 중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아직 발전 단계다. 모든 것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구글 앤디 루빈(Andy Rubin) 부사장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자리를 잡으면 업데이트를 지금처럼 빠르게 하지 않고, 1년에 1번 정도 할 것이다” 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직 최적화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사용자는 이를 ‘지금은 발전 중!’ 또는 ‘지금도 발전 중?’이라고 두 가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물컵에 담긴 물을 보고 ‘반이나 남았네’와 ‘반밖에 없네’라고 보는 차이 아닐까). 하지만 이 모든 논쟁 이전에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태블릿 PC 사용자는 돈을 내고 제품을 구매했다는 점이다. 응당 대가를 지불하면 보다 나은 서비스를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사용자는 최적화를 기다려야 하는 유료 베타 테스터가 아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