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빼고, LG전자는 더하고... 다르지만 같은 전략

삼성전자가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에도 진출한다?

지난 14일(북미 기준), 삼성전자 팬사이트 삼펌웨어(www.samfirmware.com)에 삼성전자의 새 스마트폰 사진이 올라왔다. 삼펌웨어는 갤럭시S보다 작은 크기에 저렴한(?) 디자인을 보유한 이 스마트폰을 '갤럭시 미니(Galaxy mini)'라고 칭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갤럭시 미니는 오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첫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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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펌웨어가 공개한 갤럭시 미니의 주요 사양은 240 X 320 해상도, 터치위즈 인터페이스(UI, 국내명 햅틱), 와이파이(802.11b/g/n), 블루투스 3.0,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 등이며, 운영체제로는 안드로이드 2.2 버전을 채택했다. 또한 크기는 110.42 X 60.76 X 12.68(mm)로 평균적인 스마트폰보다 작다.

언뜻 보면 갤럭시S와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르다. 우선 해상도도 낮고 크기도 작다(갤럭시S의 해상도는 480 X 800, 크기는 122.4 X 64.2 X 9.9다). CPU와 GPU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갤럭시S와 같거나 조금 낮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 마디로 갤럭시S에서 꼭 필요한 기능만 골라 담은 보급형 스마트폰이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을 살펴보면 갤럭시S에 비해 모서리가 더욱 둥근 모양인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옆면 테두리는 녹색으로 처리해 발랄한 느낌을 준다. 마치 삼성전자의 저가형 터치폰인 '코비'와 흡사한 모양새다. 따라서 갤럭시 미니도 10대, 20대의 젊은 세대와 여성을 주 타깃으로 잡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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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 미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갤럭시 미니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며 “MWC에서 공개한다는 보도도 추측에 불과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갤럭시 미니의 존재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LCD 제작업체 시노펙스가 갤럭시 미니에 들어가는 터치스크린 초기물량을 독점 공급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갤럭시 미니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공개된 이미지가 해당 갤럭시 미니인지는 확언할 수 없지만, 삼성전자가 새로운 보급형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삼성전자가 넣었던 걸 '빼는' 이유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6,000만 대로 잡았다. 이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판매면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무리하게 높은 목표는 아니다. 하지만 이 수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갤럭시S 말고도 다양한 전략폰이 고르게 출시돼야 한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서는 '넥서스S'가 포진해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의 전략 합작폰인 넥서스S는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2.3 버전(진저브레드)을 지원하고 자이로스코프(평행감지) 센서와 NFC(근거리 무선 통신)칩을 내장했다. 기본적인 하드웨어는 갤럭시S와 같지만, 진저브레드가 최초로 적용된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차세대 안드로이드폰의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넥서스S는 북미, 유럽 등에 출시됐으며, 조만간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시판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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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 2'라고 불리는 차기 스마트폰 '세느(코드명)'도 곧 선보인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의 발언에 비추어보면, 세느에는 진저브레드가 지원되며 슈퍼아몰레드플러스 디스플레이와 듀얼코어가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세느의 전 세계 목표 판매량을 약 1,000만 대로 잡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글로벌 매출 상당수는 기존 피처폰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 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음에도 휴대폰 전체 시장에서 2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이유는 중저가 피처폰들의 활약에 힘입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 중저가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이것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6,000만 대를 판매하는 데 저가형 스마트폰이 꼭 필요한 이유다. 즉, 기존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서 '뺄 건 빼고 넣을 것만 넣은' 갤럭시 미니가 출시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LG전자는 '더해야' 산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다른 입장에 놓여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이미지가 강한 삼성전자와는 달리, LG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이미지가 강하다. 이는 LG전자 휴대폰사업부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다. 싸이언(CYON) 시절부터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썼던 LG전자는 2005년 '초콜릿폰'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프리미엄 휴대폰 브랜드 반열에 오르는데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LG전자는 스마트폰 열풍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며 그 동안 쌓아 올렸던 이미지를 모두 잃고 말았다. '아레나', '뉴초콜릿폰' 등 프리미엄 피처폰들은 스마트폰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고, 고심해서 내놓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옵티머스 Q', '옵티머스 Z'의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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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출시한 '옵티머스 원으로 국내 누적판매량 50만 대를 올리며 간신히 체면치레를 하긴 했지만, 고육지책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옵티머스 원은 기본적인 성능만을 갖춘 저가형 스마트폰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피땀 흘려 겨우 쟁취한 프리미엄 이미지와 맞바꾼 성적이었으니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LG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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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듀얼코어 CPU를 탑재한 '옵티머스 2X', 고화질 디스플레이가 장점인 '옵티머스 블랙', 연산칩과 통신칩을 분리한 '옵티머스 마하'3종의 스마트폰을 앞세워 다시 한 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저가형 스마트폰만으로는 시장 점유율 확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더할 것을 더하는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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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궁극적으로 바라보는 방향은 같다. 다양한 라인업을 확보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게 목표다. 하지만 방법이 다르다. 삼성전자는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을 노리고,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노린다. 빼려고 애쓰는 쪽과 더하려고 애쓰는 쪽, 과연 어느 쪽이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인가.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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