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으로 팔아도 남는 장사” 티켓몬스터 올해 매출도 고공행진
소셜커머스업체 티켓몬스터(이하 티몬)가 진정한 소셜커머스로 거듭나겠다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티몬은 1월 10일 종로구 관철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해 사업 결과와 올해 성장 전략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셜커머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전자상거래로, 일반적으로 50% 이상의 파격적인 할인가에 공동구매 방식으로 판매하는 소셜 쇼핑을 가리킬 때 쓰인다. 먼저 ‘오늘의 할인 상품’이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올라오면 구입을 원하는 사람들은 마감 시간 전까지 구매를 선택하고 SNS로 주변 사람들에게 알린다. 구매자가 일정 수를 넘으면 할인 쿠폰이 전송돼 다음 날부터 이용할 수 있으며, 인원이 못 미치면 거래가 자동 취소된다.
50% 할인해 팔아도 남는 장사
국내 소셜커머스에서는 티몬이 선두주자다. 지난 해 5월 창업한 티몬은 6개월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후 불과 38일만에 매출 200억원을 달성하며 파죽지세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2월 판매한 TNGT 의류상품권은 총 39,239명이 구매해 매출액이 약 20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이것은 소셜커머스 분야에서 단일 상품 최고의 기록이다.
티몬의 신현성 대표는 “소셜커머스의 포인트는 커머스(상거래)와 홍보의 결합”이라며 “그동안 중소기업들이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통로가 없었다. 소셜커머스가 기존의 마케팅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전단지 시장은 된다고 생각한다. 올해 시장은 약 5,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 중 티몬은 약 2,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50%에 달하는 할인 가격은 중소기업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티몬이 판매액의 25~30%를 가져간다. 때문에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출혈을 감수하고 밑지는 장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에 신 대표는 “소셜커머스를 통해 판매한다고 가게 임대료가 2배로 오르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고정비용에는 변동이 없기 때문에 박리다매(薄利多賣)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 1월 5일, 티몬은 맛집 전문 소셜커머스 분야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데일리픽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또한 미국의 인사이트 벤처 파트너스와 국내 스톤브릿지 캐피탈로부터 추가적으로 92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이를 기반으로 티몬은 서비스 지역을 현재 13개에서 연내 50개로 확장하고, 소셜 및 모바일을 강화해 진짜 소셜커머스로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소셜커머스가 태동기를 넘어 도약기로 접어들면서 선두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급변하는 시장에 소셜커머스 선도 기업으로서의 중심과 주도권을 유지할 것”이라며, “티켓몬스터의 장기적 성장 동력과 견고한 투자 관계를 확보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금까지의 소셜커머스는 소셜이라 부르기 부끄러웠다
소셜커머스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많은 우려도 터져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소셜커머스가 전혀 ‘소셜’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할인상품을 접한 구매자들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를 이용해 주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파해야 비로소 소셜커머스가 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접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찾아가 구매는 하지만 자발적인 홍보활동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래서는 가격만 파격적으로 저렴할 뿐, 기존의 공동구매와 차이가 없다.
신 대표도 이 점을 인정했다. 그는 “현재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티몬 사이트에 유입되는 인구는 0.5퍼센트 미만”이라며 “소셜커머스라고 부르기 부끄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올해에는 소비자의 소통 채널을 강화해 ‘소셜’에 가까워진 새로운 플랫폼 ‘소셜커머스 2.0’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 대표는 “소셜커머스 2.0은 위치기반과 소셜을 결합해 접근성과 신뢰도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이라며 “지역은 구(區) 단위로 세분화하고, 소비자의 지인들이 어떤 상품을 구매하는지 곧바로 살펴볼 수 있는 굉장히 강한 소셜커머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반짝 판매 이후 재방문율이 떨어져 홍보효과가 미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신 대표는 “업체에 따라 재방문율이 천차만별”이라며 “소셜커머스가 재방문율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임에는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스파와 이태리 음식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에 따르면 소셜커머스를 통해 수천 명이 방문했던 모 스파는 구매자의 50퍼센트 이상이 스파 장기 이용권을 끊었으며, 모 이태리 음식점이 소셜커머스 이용자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3퍼센트가 서비스에 만족하고 재방문 의향을 밝혔다는 것이다. 반면 위치가 멀거나 서비스가 불친절한 곳은 재방문율이 낮았다. 신 대표는 “서울에서 멀리 이동해야 하는 곳이나 사람들이 잘 안다니는 골목길에 위치한 음식점의 경우 재방문율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서비스에 문제가 있는 업체들의 경우 우리가 아무리 교육을 잘 시켜도 재방문율이 떨어지더라”고 덧붙였다.
일단 구매가 완료되고 24시간이 지나면 환불이 불가능해 논란을 빚었던 환불정책도 개선된다. 현재 티몬을 비롯해 대부분의 소셜커머스업체들은 고객의 단순 변심으로 인한 환불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는 7일 내 청약 철회를 보장하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 신 대표는 “이 환불금지 정책은 우리가 먼저 시작했고 다른 업체들이 따라서 시행한 것”이라며 “티몬은 2월 초부터 7일 이내에는 환불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변경한다. 고객을 만족시킬 확신이 있는 업체라면 이 규정을 바꾸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진화된 플랫폼으로 진정한 소셜커머스 구현할 것
앞으로 티몬은 진화된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사이트 개편을 단행할 계획이다. 새롭게 선보일 사이트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그대로 구현한 다양한 SNS가 적용된다. 또한 하루에 한 가지의 상품만을 판매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오픈마켓 방식의 진화형 소셜커머스가 된다. 입점을 원하는 업체는 엄격한 등록 기준을 통과해야 하며, 승인을 거친 후 직접 상품을 팔 수 있게 된다. 티몬은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상품을 올리게 되면서 지금의 소셜커머스와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종류의 상품이 높은 할인율에 거래되고, 구매자와 판매자간 커뮤니케이션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모바일 플랫폼도 강화한다. 티몬은 지난 11월 13일 갤럭시 탭용 어플리케이션을, 11월 29일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이로써 티몬 이용자들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모두에서 현재 할인 상품과 업체 위치를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신 대표는 “티몬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플랫폼으로 계속 진화할 것이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 빠르게 재편되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오프라인의 모든 소비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이다. 올해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고 회사의 내실을 다지는 과정에서 이 목표에 한걸음 더 가깝게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티몬은 지난 해 설립된 신생기업이다. 이런 기자간담회를 열어 본 경험이 부족했던 탓일까, 행사는 전체적으로 매끄럽지 못했다. 자리는 비좁아 움직일 수 없었고 취재 지원도 미흡했다. 신 대표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것은 좋았지만 너무 의식하지 않아 정면 사진을 찍기 힘들었고, 음식을 서빙하는 직원은 수시로 카메라 앞에서 왔다갔다 했다. 심지어 신 대표가 건배를 제안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스파게티를 서빙하던 직원이 “잠시만 비켜주세요”라며 당당하게(?) 현장에 난입해 당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은 높이 살만 했다. 신 대표는 쏟아지는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했으며 다소 민감한 질문에도 가감없이 솔직하게 답변을 내놓았다. 실수는 용서되지만 기만은 용서되지 않는다는 진리를 몸소 실천한 셈이다. 티몬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