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2세대 코어 프로세서 ‘샌디브릿지’, 무엇이 달라졌나?
새해벽두부터 PC시장에 신선한 화제거리가 생겼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인텔이 선보일 2011년형 신규 프로세서 제품군, 이름하여 코드명 ‘샌디브릿지(Sandy Bridge)’다.
오는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1에서 정식 발표될 예정인 샌디브릿지 기반 프로세서 제품군은 새로운 마이크로 아키텍처를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제조공정을 달리해 기존 코어 프로세서보다 한층 향상된 기능과 성능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기존 코어 프로세서와 확실한 구분을 위해 ‘2세대 코어 프로세서’라는 별칭이 함께 해 더욱 눈길을 끈다.
과연 인텔이 새롭게 선보인 샌디브릿지 기반 2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이하 샌디브릿지 프로세서)은 기존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인텔 측의 발표를 토대로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새로운 아키텍처와 물오른 32nm 제조공정
샌디브릿지 프로세서는 32nm(나노미터) 제조공정을 기반으로 새로운 마이크로 아키텍처가 적용되어 만들어졌다. 클락데일 같은 기존 i3/i5 프로세서 역시 32nm 제조공정을 바탕으로 했기에 이것이 샌디브릿지 프로세서만의 장점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검증된 제조공정과 새로운 설계가 맞물려 2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완성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치는 충분하다.
달라진 마이크로 아키텍처는 CPU 코어를 중심으로 그래픽엔진과 캐시 메모리, 컨트롤러 베이스가 고리 모양의 밀접한 형태로 설계됐다. 이를 ‘링(Ring) 아키텍처’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런 구조적 변화를 통해 작업 딜레이(레이턴시)를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높였다. 또 한가지 눈에 띄는 부분은 링 아키텍처 도입으로 CPU 코어뿐 아니라, 내장 그래픽엔진과 컨트롤러가 프로세서의 캐시 메모리를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전체적인 성능 향상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여러 개의 코어가 필요 없는 작업에서 하나의 코어에만 쓰레드(연산)를 몰아 성능을 극대화(자동 오버클럭)하고, 동시에 나머지 코어는 쉬게 함으로써 전력소모량과 발열을 줄이는 터보 부스트(Turbo Boost) 기능도 2.0으로 업그레이드 되어 순간적인 성능 향상 폭이 더욱 높아진 것도 눈에 띈다.
더는 무시 못할 내장 그래픽 엔진
인텔이 샌디브릿지 프로세서를 선보이기 직전 클락데일 프로세서를 통해 이룩한 성과가 있었으니, 바로 CPU와 그래픽 엔진(GPU)를 하나로 통합한 일이다. 클락데일 기반 i3/i5 프로세서의 성공적인 데뷔를 토대로 인텔은 샌디브릿지 프로세서의 통합 그래픽 엔진을 업그레이드 하기에 이르렀고, 급기야 기성 그래픽 제조사의 메인급 그래픽카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지니게 됐다는 것이 인텔 측의 설명이다.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정황을 살펴보면, 그래픽 처리 능력과 관련이 있는 통합 수행 유닛(Unified Execution Unit)이 대폭 늘어났으며 캐시 메모리를 공유함으로써 처리 속도를 높였음을 알 수 있다.
샌디브릿지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을 통해 3D로 재탄생한 스타크래프트2를 시연해본 결과, 중간 수준의 그래픽 옵션에서도 무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이로써 통합 그래픽 엔진의 성능을 자신한 인텔의 말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게다가 ‘퀵 싱크 비디오(Quick Synk Video)’라는 멀티미디어 가속(하드웨어적) 기능이 추가되어 HD급 고화질 콘텐츠 지원이 크게 향상됐으며, 인코딩 과정에서도 하드웨어 가속을 지원해 이제 더는 내장 그래픽 엔진의 성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새 시대를 열어갈 새로운 플랫폼
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기존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해 내부적인 설계와 성능 향상, 그리고 다수의 기능이 추가된 것 외에도 오직 새로운 플랫폼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샌디브릿지 프로세서는 기존 린필드나 클락데일 프로세서가 채택한 LGA1156 소켓과 거의 동일하지만 핀의 배열과 위치가 상이한 LGA 1155 소켓을 채택했으며, 기존 코어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플랫폼의 메인보드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하위 호환성은 전혀 없다는 것.
따라서 샌디브릿지 프로세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를 지원하는 새로운 플랫폼(현재까지는 P67/H67 칩셋 기반, 2011년 1월 기준) 기반 메인보드를 사용해야 한다.
이밖에 프로세서 제품명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다. 인텔은 샌디브릿지 프로세서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이 모델명만 보고도 제품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새로운 네이밍 규칙을 적용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기존 코어 프로세서와 마찬가지로 i3/i5/i7이라는 대분류는 그대로 따라가지만, 세부 모델명에 2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의미하는 듯한 숫자 2가 추가되어 기존 3자리에서 4자리 숫자로 모델명이 바뀐다.
또한 모델명 뒤에 식별 코드(배수락 해제 모델: K, 저전력 모델: S, 초저전력 모델: T)를 기입해 소비자들이 제품의 특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인텔 2세대 프로세서(코드명: 샌디브릿지)의 달라진 점에 대해 알아봤다. 다음 기사에서는 기존 코어 프로세서와 샌디브릿지 프로세서의 실제 성능 차이를 확인해보도록 하겠다.
글 / IT동아 이기성(wlrl@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