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서 DMB 방송을 - tivizen DMB 수신기 iPD-100
국내의 아이폰 사용자가 갖는 아쉬움은 딱 한가지다. 상상만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아이폰에게도 실현 불가능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DMB 방송 시청이다. 물론 TV 관련 어플(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부분적인 시청이 가능하긴 하지만, 아이폰에는 공짜 휴대폰에도 있는 DMB 수신 기능이 없다. DMB를 안보는 사용자는 상관없겠지만, 그래도 없으면 왠지 아쉬운 게 DMB이긴 하다.
참고로 아이폰에서 TV 방송을 볼 수 있는 어플은 대게 3G 통신망이나 무선 랜(와이파이)을 통해 방송사의 인터넷 방송 주소에 접속, 시청하는 방식이다 보니 오래 가지 않아 주소 접근이 막히거나 차단되기 일수다.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는 편법에 불과하니 당연한 조치다.
티비젠(tivizen) DMB(이하 티비젠)는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등 애플의 모바일 기기를 위한 DMB 외장 수신기다. 티비젠 자체가 DMB 수신기이기 때문에 3G 데이터 요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아이폰의 USB 케이블 연결 포트에 꽂은 후 티비젠 어플을 설치하면 그만이다.
이후 사용법은 휴대폰 등의 일반적인 DMB 사용법과 유사하다. 어려울 것도 복잡할 것도 없다. 티비젠을 꽂으면 관련 어플을 자동으로 다운로드하여 설치한다. 티비젠 어플을 실행하면 현재 수신이 가능한 DMB 채널을 검색하는데, 총 21개의 채널(TV, 라디오 포함)이 등록됐다.
티비젠의 DMB의 화질과 수신감도는 나름대로 괜찮은 수준이다. 아이폰에서는(아이폰3Gs로 확인)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화질을 보여줬으며(그 동안 DMB를 볼 수 없었기에 더욱 그리 느껴지기도 했다), 아이패드의 경우 어플 해상도는 아이폰4에 준한 640 x 960으로 맞춰지지만, ‘2X’ 버튼을 누르면 아이패드 전체 화면(1,024 x 768)으로 출력된다. 전체 화면 시 화질도 DMB 시청에는 전혀 불편 없는 수준이다. 4~5인치보다는 역시 10인치로 보는 DMB가 시원시원한 느낌을 준다. 아울러 어플 내 어플 내 별모양 아이콘을 눌러 자주 보는 채널을 등록할 수 있다.
티비젠 DMB의 수신률은 일반 휴대폰 DMB와 비슷한 수준이다. 일반 휴대폰처럼 지하철에서도 무난한 시청이 가능했지만, 건물 실내, 지하 등과 같이 DMB 수신이 원래 원활치 않은 곳에서는 다른 DMB 기기와 동일하게, 수신이 안되거나 되더라도 정상적인 시청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또한 티비젠 DMB는 자체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기에 기본적으로 아이폰/아이패드의 배터리를 소모하지 않는다. 다만 자체 배터리가 없을 경우 아이폰/아이패드에서 전원을 공급받는다. 티비젠 자체 배터리만으로는 완전 충전한 상태에서 약 3시간 정도 연속 시청이 가능했다. DMB를 3시간 이상 연속으로 볼 사용자라면 이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참고로 티비젠은 완전 방전 상태에서 완전 충전까지 약 2시간 정도가 걸렸다. 솔직히 2시간 충전해 3시간 남짓 DMB 시청이 가능하다면 사용 시간 대비 효율성이 높은 건 아닌 듯하다.
티비젠 DMB의 크기는 휴대하기에 크게 불편할 정도만 아닐 뿐, 끼워두고 사용할 만큼 간소한 것도 아니다. 결정적으로 동그란 형태의 안테나 고리 때문에 그러하다. 휴대 중 이 고리가 어딘가에 걸리기라도 하면 끊어지거나 파손될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평소에 여러 소품을 소중히 관리하는 사용자라면 괜찮겠지만, 필자처럼 아무렇게나 가방 등에 넣어 다니는 사용자라면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 최저 가격은 2011년 1월 현재 59,000원.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지만, DMB의 볼모라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서 DMB 방송을 마음대로 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을 수준이라 판단된다. 물론 이는 평소에 DMB를 자주 시청하는 사용자에게 국한된다. 아이폰과 경쟁 스마트폰 사이에서 저울질하다 결국 아이폰을 선택했다면, DMB에 대한 미련을 버렸을 터, 그렇다면 (누가 선물로 주면 모를까) 굳이 6만원 가까이 들여가며 DMB 방송 수신기를 구매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어찌 됐건 티비젠 DMB는 아이폰/아이패드에서 DMB 방송을 볼 수 있는 액세서리라는 점에서 사용자에게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4월이면 시작되는 프로야구 시즌과 8월에 개최될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을 기다리고 있는 스포츠팬들이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글 / 황기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