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비싼 키보드를 지르는 이유 - 제닉스 테소로 M7
그들이,
연비도 탁월하면서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차가 있음에도 중대형 승용차를 선택하는 이유.
들어가는 용량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일반 제품에 수십, 수백 배가 넘는 명품 가방을 구매하는 이유.
공짜폰이 널리고 널린 휴대폰 시장에서 위약금까지 물어가며 고가의 스마트폰을 고집하는 이유.
컴퓨터 사면 덤으로 딸려 오는 키보드를 두고 10여만 원에 가까운 고가 키보드를 사용하는 이유.
세상사가 그렇듯이, 모든 결과에는 원인과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위의 각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머지 3개는 그렇다 치더라도, 몇천 원이면
부담 없이 바꿀 수 있는 키보드를 십수만 원을 들여가며 구매하는 사용자들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는 아무거나 사용해도
키보드/마우스만큼은 자신만의 제품을 고수하는 프로게이머의 입장이라면 그나마 납득할 수 있지 않을까?
본 리뷰어 역시 다른 건 몰라도 키보드에는 나름대로 ‘공’을 들이는 사용자 중 하나다. 내 손에 맞고 리드미컬한 타이핑이 가능하다면 다소 비싸더라도 기꺼이 질러줄 수 있는 자칭 ‘키보드매니아’다. 누가 이해하든 말든 내 자신이 편하면 그만이니까. 그리고 아무래도 키보드 타이핑을 많이 하는 직종에 있다 보니 키보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깊어졌다. 이에 현재 보유하고 있는 키보드 수는 약 20여 개. 이 중 최고가 제품은 ‘토프레 리얼포스(텐키리스)’ 키보드로 구매 당시 25만 원이었다(텐키리스는 일반 키보드에서 오른쪽 부분의 숫자 패드를 뗀 형태를 말한다). 지금까지 여러 종류, 유형, 구성, 모델의 키보드를 접하고 있는데, 또 하나의 ‘명기’를 만나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1세대 무선 키보드 제조사인 ㈜제닉스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는 ‘테소로(Tesoro) M7’ 시리즈다.
무선 키보드로 입지 굳힌 '제닉스'
대부분의 독자에게 생소한 기업이다. 하지만 본 리뷰어처럼 키보드에 관심이 있다면 과거 무선 키보드 제품으로 한두 번쯤은 접해봤을 정도로 이 쪽에서는 나름 유명 브랜드다. 2000년에 설립된 제닉스는 무선 키보드, 마우스뿐 아니라 다양하고 신기한 컴퓨터 주변기기를 개발, 판매하고 있다. 특히 2006년에는 대만 굴지의 키보드 제조사인 ITRON Technology 사의 공식 수입원 계약을 체결하면서 우수한 품질의 키보드를 우리나라에 선보이고 있다. 올 11월에 출시한 기계식 키보드 테소로 M7 시리즈는 제닉스의 10년간의 키보드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산된 제품으로, LED 블루, LED 블랙, 프로 블루 등 3가지 모델로 나뉜다.
이외에 자체 개발한 신개념 진동 스피커인 ‘바이브홀릭(Vibe-Holic)’을 출시하여 해외 IT전시회 참가 당시 전세계 제품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바이브홀릭은 조그마한 소리 진동체(헤드)를 벽이나 종이박스, 책 등에 붙여 진동을 이들에 전달함으로써 소리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붙이는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독특한 음색과 음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닉스는 이와 같이 실생활에 유용하면서 재미있는 주변기기를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체다. 접을 수 있는 종이 스피커, 디지털 카메라/휴대폰 등의 메모리 슬롯을 청소하는 클리닝 킷, 숫자패드와 마우스를 접목한 무선 키패드 마우스, 프리젠테이션용 프리젠터(포인터) 등이 대표적이다.
기계식 키보드의 일탈, 테소로 M7 시리즈
고급 키보드는 비쌀 수 밖에 없고, 그렇다 보니 일반 사용자보다는 역시 매니아 층에 국한될 수 밖에 없었다. 고급 키보드라 하면 일반적으로 기계식 키보드를 말한다.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키보드는 내부 구조에 따라 일반적으로 3가지로 구분되는데, 각 키에 별도의 스위치를 두어 키감과 타이핑 속도를 향상시킨 ‘기계식 키보드’와 제조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춘 ‘멤브레인 키보드’, 노트북에 적용되도록 키캡(키 뚜껑) 두께와 스위치 크기를 줄인 ‘펜타그래프 키보드’가 그것이다. 이 중 멤브레인 키보드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기계식 키보드가 가장 비싸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자세한 정보는 IT강의실을 참고한다 - http://it.donga.com/openstudy/111/).
제닉스의 테소로 M7 시리즈도 기계식 키보드다. 그래서 일반 멤브레인 키보드보다 가격이 비싸다. 3개 모델이 있는데, M7 프로 블루가 11만5,000원, M7 LED 블랙과 LED 블루가 14만5,000원이다(2010년 11월 현재). 1만 원짜리 키보드를 10개 이상 살 수 있는 가격이다. 도대체 키보드가 왜 이리 비쌀까? 금붙이라도 들어있는 걸까?
앞서 언급한 대로, 기계식 키보드에는 내부에 ‘스위치’라는 부품이 들어간다. 키캡을 때내면 열십자(+) 모양으로 돌출된 부분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스위치다. 원래 약 3~4cm 정도의 막대 형태인데 돌출 부분 이외에는 내부에 숨어있다. 기계식 키보드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어느 스위치가 적용됐느냐에 따라 키감과 품질, 가격이 결정된다.
그래서 기계식 키보드에 들어가는 스위치만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업체도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이 70년 전통의 ‘체리(Cherry)’ 사다(키보드 스위치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산업/전기용 스위치를 생산하고 있다). 컴퓨터로 치면 CPU 제조사인 인텔이나 AMD에 비유할 수 있다. 테소로 M7은 이 체리사의 키 스위치를 채택했다. 컴퓨터 CPU에도 여러 종류가 있듯, 키 스위치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그에 따라 키감과 특징도 각각 다르다. 체리 키보드 스위치는 평균적으로 5,000만 번의 입력 수명을 자랑하고 있다.
체리의 키 스위치의 종류
청색 축(청축)/갈색 축(갈축)/흑색 축(흑축) 스위치
체리 사의 키보드 스위치는 색상에 따라 일반적으로 청축, 갈축, 흑축으로 나뉜다. 이는 품질이나 가격을 기준으로 나뉜 게 아니라서 어느 축이 좋고 나쁨을 정하기가 어렵다.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대체적인 평가로 보면, 청축은 타이핑 소음이 큰 데 비해(아래 설명할 클릭형 스위치) 타이핑 시 청각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갈축은 키압(키를 누르는 압력)이 낮아 좀 밋밋한 느낌이 들지만 남녀노소 누구라도 익숙해질 수 있는 평범함이 특징이고, 흑축은 갈축에 비해 키압이 높은 대신 만족할만한 키감으로 매니아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위치다. 이외에도 체리 스위치에는 적색 축, 백색 축, 회색 축, 녹색 축 제품이 있으며, 스위치마다 키감과 키압이 약간씩 다르다.
클릭/넌클릭 스위치
클릭 스위치는 자판 입력 시 ‘딸깍’ 또는 ‘철컥’하는 특유의 클릭음이 발생하도록 한 것으로, 경쾌하면서도 리드미컬한 키 입력이 가능하지만 발생 소음이 상당한 이기주의적 민폐형 스위치다.
반면 넌클릭 스위치는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키감은 잘 살리면서, 클릭 스위치에 비해 클릭 소음을 줄인 대중적인 스위치다. 아무래도 타이핑하는 재미는 클릭 스위치보다 덜하지만, 기계식 키보드의 특징과 키감을 접하기에 무난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테소로 M7 블루는 청축 스위치를, M7 블랙은 흑축 스위치를 채택했다. LED는 키보드에 은은한 LED 불빛을 넣어 어두운 환경에서도 원활한 타이핑이 가능하도록 한 모델이다(물론 디자인적 요소도 고려했다). 이들 스위치가 들어간 기계식 키보드는 제조사가 어디든 평균적으로 10만 원 이상 책정된다(그러니 주변에서 이들 키가 들어간 키보드를 발견한다면 잘 모셔두기 바란다. 귀한 키보드다).
테소로 M7 블랙 LED
전반적인 크기와 레이아웃은 일반적인 키보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외형적인 군더더기를 최대한 제거하여 책상 배치 시 공간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이 제품의 주요 특징은 역시 푸른색으로 은은하게 발광되는 LED다. 여기에 Esc 키만 붉은색으로 처리하여 미묘한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M7 키와 숫자패드 키를 조합해 발광 정도를 단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데, 사실 조절할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주변이 어두운 환경이라면 제법 분위기 있는 장면을 연출한다. 아예 컴컴한 경우라면 각 키의 글자도 선명하게 표시된다(그런 환경에서 사용할 기회가 얼마나 있겠느냐마는).
키보드 전체 무게는 기계식 키보드가 대게 그렇듯이 꽤 묵직하다(약 1.1kg). 빠르고 정확한 타이핑을 위해서는 키보드가 안정적으로 고정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내부 바닥에 든든한 보강판을 깔았다. 물론 장시간 사용으로 인한 뒤틀림을 방지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표면은 스웨이드 재질이라 고급스러워 보이긴 하지만, 온통 검은색이라 작은 먼지 하나도 금방 티가 나며 재질의 특성 상 손이나 면으로도 잘 닦이지 않는다. 아울러 독창적인 디자인을 위해 여기저기 홈을 내놨는데, 여기에 먼지나 오물이 낄 경우 청소가 쉽지 않다(붓이나 작은 솔 같은 청소도구가 필요하다). 다만 키캡은 플라스틱 재질이라 오물 제거가 용이하고 사용 도중 손톱 자국이 남지 않는다.
넘버락, 캡스락, 스크롤락 LED도 다른 키보드와는 사뭇 다른 모양이다. 물론 모양만 다를 뿐 별 다른 기능은 없다. 이 LED 위로 USB 2.0 포트 2개와 사운드, 마이크 단자가 달려 있다. 즉 키보드 케이블에 있는 USB 포트와 사운드/마이크 잭을 컴퓨터에 각각 꽂으면 USB 허브로, 사운드/마이크 연결 잭으로 사용할 수 있다. USB 메모리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에는 대단히 간편하고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테스트한 바로는 USB 메모리 인식은 당연하고, 스마트폰용 USB 케이블을 연결하니 이동식 디스크로 정상 인식됐고, 본체 충전도 가능했다.
이 밖에 M7 블랙 LED는 M7 키와 조합해 볼륨이나 미디어 재생을 조절/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며칠간 사용해 보니 특히 볼륨 조절 기능은 특히 게임 중에 사용하기에 편리했다(물론 이러한 기능이 M7 키보드에만 있는 건 아니다). 뒷면은 받침대 2개만 양쪽으로 있을 뿐 그 외 부분은 깔끔하게 정리했다.
케이블 길이는 약 180cm 정도라 컴퓨터가 책상 위, 아래 어디에 있든 짧지는 않을 것이라 사료된다.
기계식 키보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키감이다. 사실 키보드의 키감 역시 직접 체험해 보지 않는 이상 그 느낌을 글로써 표현하기가 정말 어렵다. 확실한 건, 그 동안 본 리뷰어가 접했던 그 수 많은 기계식 키보드 중 단연 ‘탑클래스’로 손꼽을 만 했다. 동일한 체리 스위치를 채택한 다른 키보드보다 키 눌림은 한결 부드럽지만 키 구분은 비교적 정확했다. 물론 타이핑 속도가 붙을수록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타이핑이 가능했다. 글쎄, 이걸 어떻게 설명하고 표현해야 할까? 좋은 건 분명한데 정말이지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다.
기계식 키보드는 상대적으로 게임을 즐길 때 부적합한 면이 없지 않다. 너무도 분명하게 구분되는 키 눌림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왼쪽 화살표 키와 위쪽 화살표 키를 동시에 누르면, 게임 내 캐릭터가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게 사실상 쉽지 않은 것이다. 테소로 M7은 게이밍 키보드를 표명하며 ‘무한 키 입력’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여러 개의 키를 동시에 눌렀을 때 모두 입력되는 것으로, 고급 게이밍 키보드라면 응당 갖춰야 하는 기준이다.
실제 문서 등에서 테스트한 결과 6개까지 키 입력이 가능했다. 일반 키보드는 대게 4개까지가 한계다. 다만 문서 작업 시에는 이런 무한 키 입력 기능 거의 필요 없을 것이니 게임에서 테스트해본다. 키보드만으로 조작하는 온라인 농구 게임 ‘프리스타일’로 확인했다. 참고로 PS/2 포트 연결 시에만 무한 동시 입력이 가능하며, USB 포트 연결 시에는 앞서 말한 대로 최대 6개 키 입력까지 인식한다.
‘프리스타일’은 화살표 키 4개와 동작 키 4~6개(포지션에 따라 다름)를 포함해 최소 7개 키로 조작해야 한다. 평소에 본 리뷰어는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프리스타일을 즐길 때는 일반 멤브레인 키보드를 따로 연결하곤 했다.
테소로 M7은 기계식이지만 멤브레인과 거의 흡사한 키 눌림과 움직임을 보여줬다. (모든 키보드를 접해 보진 않았지만) 게임에 이렇게 반응하는 기계식 키보드는 처음이다. 포지션이 스몰 포워드라 시종일관 코트를 누벼야 하는데, 화살표 키 네 방향을 거의 동시에 누르다시피 해도 슛, 패스 연결 동작까지 정확히 입력됐다. 리뷰어로서가 아니라 프리스타일 사용자로서 이 키보드 정말 마음에 든다.
키보드만 사용하는 게임에서도 이 정도면, 마우스와 함께 사용하는 게임에서는 더 이상 테스트할 필요도 없겠다. 총쏘기 게임인 ‘서든어택’이나 ‘아바’ 등에서도 물론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이질적 키 누름,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이외에 절도있는(?) 키 입력이 필요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스타크래프트 등)에서도 전혀 불편하지 않으리라(실제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중에는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는 이가 적지 않다).
문서 작업이든 게임이든 키감 하나는 정말 남다름을 인정한다. 더러는 입에 발린 소리라 힐난하겠지만, 테소로 키보드뿐 만 아니라 다른 기계식 키보드, 특히 체리 스위치가 내장된 키보드를 일단 접해보면 본 리뷰어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리라 사료된다.
한편 기계식 키보드의 특징인 키 입력 소음은 멤브레인 키보드와 (물론 약간 시끄럽긴 하지만) 큰 차이 없는 듯하다. 다만 노트북 키보드 형태인 판타그래프 키보드에 비해서는 고속 타이핑 시 확실히 시끄럽긴 하다. 사무실에서는 그래도 괜찮겠지만, 도서관이나 기타 조용한 공공장소에서 사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테소로 M7 블랙은 체리의 ‘넌클릭’ 스위치를 채택하여 ‘클릭’ 스위치보다는 소음이 덜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테소로 M7 블랙 LED는 가격이 14만 원대다. 체리 블랙 리니어 스위치를 채택한 다른 기계식 키보드도 이와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한다. 애당초 체리 스위치는 고사하고 기계식 키보드에 관심조차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강조해봐야 손만 아프지만, 이런 레이아웃과 키감, 부가 기능 등이 포함된 제품이 이 가격이면 적어도 ‘거품’이 아님은 확실하다. 또한 이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제닉스의 키보드 제조기술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쓸 만한 기계식 키보드는 대부분 외국산이다).
테소로 M7 프로 블루
M7 블랙 LED와 디자인과 형태는 동일하지만, 스위치가 체리 청축이며 LED 발광 기능이 없다. 청축 스위치는 블랙 리니어 스위치와는 달리, 키 입력 시 경쾌한 클릭음이 특징이다. 마치 구식 타자기를 사용하는 듯한 느낌인데, 이에 따라 입력 소음이 상당하다. M7 프로도 예외는 아니다. 집이나 개인적인 사무 공간이 아닌 사무실 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공간에서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버틸 수 없을 것이다(어찌 자신의 취향 때문에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겠는가). 그래도 철컥거리는 경쾌한 타이핑 소리는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 ‘타이핑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
M7 프로 역시 게이밍 키보드임을 알리고 있는데, 클릭음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데 거북스러움이 없지 않았지만 조작 자체는 M7 블랙과 다르지 않았다. M7 블랙은 블랙 나름대로, 블루는 블루 나름대로 특징과 키감이 남다른 듯하다. 특히 M7 블루의 청축 클릭 스위치는 무슨 글이라도 막 치고 싶은 충동을 갖게 했다. 본 리뷰어가 판단하기에 M7 블랙 LED는 본 리뷰어와 같은 집필 기자에게, M7 블루 프로는 단독 업무 공간을 갖춘 집필 작가에게 적합할 것으로 본다.
M7 프로는 현재 11만 원 선이다. 앞서 M7 블랙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런 기능과 사양을 갖춘 기계식 키보드가 11만 원대라는 건 확실히 다른 유사 제품에 비해 가격적인 이점이 있다.
비싼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기계식 키보드는 일반 키보드에 비해 단연 비싸다. 아무 이유 없이 비싸면 그 제품은 곧 사장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고 이를 증명할 수 있으면 아무도 비난할 수 없다. 비단 테소로뿐 아니라 모든 기계식 키보드가 그러하다. 그렇다고 모든 이들에게 강요할 순 없을 터. 문서 작업이든 뭐든 하여튼 타이핑 할 일이 많다면 속는 셈치고 기계식 키보드를 한번 질러 보라. 대신 제대로 된 제품을 선택하라. 그러면 머지 않아 연비 낮은 고급 승용차를 타는 사장님, 때가 꼬질꼬질 낀 자기 키보드를 고집하는 프로게이머, 20만원이 넘는 ‘정전용량 방식’ 키보드를 지른 본 리뷰어의 심정을 (100%는 아니더라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자타공인 국내 최대의 키보드 커뮤니티 - 키보드매니아(www.kbdmania.net)
우리나라에서 ‘키보드’를 논할 때 이 곳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외 키보드 초절정 고수들이 모여 있는 전문가 집단, ‘키보드매니아’다. 이 곳은 키보드, 마우스 제품의 정보, 뉴스, 리뷰, 스스로 키보드를 분해, 조립, 제작하는 DIY(Do It Yourself) 제작기 등이 게시되어, 국내 사용자를 비롯 전세계 사용자들에게 ‘키보드 성지’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해외 사용자를 위해 영어/일본어로도 서비스된다. 본 리뷰어 역시 키보드매니아를 통해 키보드 계에 입문했고 현재도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 키보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혹은 생겼다면 1순위로 즐겨찾기에 추가해야 할 커뮤니티라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