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위한 잉크젯 복합기 - HP 오피스젯 프로 8500A 플러스 e복합기
업무에 있어서 인터넷은 빼 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인터넷에 연결만 되어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찾고 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결제 서류나 계약서, 타사와의 미팅에서 쓸 PT 문서 등은 출력 과정을 거치곤 한다. 일의 과정은 온라인으로, 일의 결과물은 오프라인으로 처리하는 셈이다. 때문에 아무리 작은 사무실이라고 하더라도 프린터 혹은 복합기 한 대는 필수로 장만한다.
일반적으로 출력량이 많은 회사는 레이저 복합기를 사용해왔다. 이는 잉크젯 제품보다 레이저 제품이 출력 속도가 더 빠르고 유지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반면 기본 출력량이 많지 않고, 출력 빈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회사는 잉크젯 복합기를 사용해왔다. 레이저 제품보다 속도는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작고 저렴한 레이저 제품이나 빠르고 유지비용이 적게 드는 잉크젯 제품 등도 나오고 있어 기존의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이번에 리뷰할 대상인 HP 오피스젯 프로 8500A 플러스 e복합기(이하 오피스젯 8500A 플러스)은 이러한 최근의 추세에 맞춰 나온 잉크젯 복합기로, HP의 업무용 제품군인 ‘오피스젯’ 시리즈답게 빠른 동작 속도 및 적은 유지비용을 강조하고 있다.
사무용에 적합한 설계
오피스젯 8500A 플러스의 외견을 살펴보면 출력, 복사, 스캔, 팩스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복합기’답게 이것 저것 많은 장치가 붙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상단에 위치한 ADF(자동 문서 공급기)다. 이는 내용이 다른 여러 장의 문서를 연속으로 스캔 하거나 복사할 때, 혹은 팩스를 보낼 때 유용하므로 사무용 복합기에는 필수적인 장치다. 오피스젯 8500A 플러스의 ADF는 문서 용지의 두께에 따라 다르지만 30 ~ 50 장까지 문서를 끼울 수 있다.
빈 용지를 넣는 용지함도 제법 용량이 크다. 일반적인 A4 용지의 경우 최대 250장을 넣을 수 있는데, 역시 문서 출력이 잦은 사무실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A4용지 외에도 봉투나 투명필름, 매트지, 인화지 등도 지원하므로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또한, 자동 양면 인쇄 기능이 있어서 사용자가 일일이 용지를 뒤집어서 다시 넣을 필요 없이 간편하게 양면 인쇄를 할 수 있다. 출력 시, 옵션에서 ‘양면 인쇄’를 선택하면 한 면의 인쇄가 끝난 후, 다시 이를 빨아들여 반대쪽에 인쇄를 한다. 용지를 다시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약간의 시간(3~5초 정도)이 걸리긴 하지만, 번거로움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복사 시에 2장의 원본을 한 장으로 복사한다거나 한 장의 원본을 두 장으로 나눠 복사하는 기능 등의 다양한 효과를 사용할 수 있는데, 특히 신분증을 복사할 때 ID 출력 모드를 선택하면 한 번에 앞뒷면을 동시에 출력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사용 간편한 터치스크린 방식의 제어판
전면 우측을 보면 터치 스크린으로 구성된 제어판이 있다. 이를 이용하면 각종 환경 설정 외에도 오피스젯 8500A 플러스를 PC에 연결하지 않고도 복사나 팩스, 스캔 등의 작업이 가능하며, 우측 하단의 카드 리더기 및 USB 포트에 꽂힌 저장장치에 들어있는 사진을 인쇄할 수도 있다. 자주 쓰는 작업은 원터치로 가능하므로 초보자가 사용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
헤드 교체 가능한 분리형 카트리지로 경제성 높여
좌측 하단의 커버를 열면 잉크 카트리지를 교체할 수 있다. 흑색, 청색, 적색, 황색의 4종류로 분리된 카트리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특정 색상의 잉크가 떨어지면 해당 잉크 카트리지만 교체하면 된다. 예전에 나왔던 상당수의 프린터나 복합기는 3색 컬러 잉크 카트리지가 일체형으로 되어있어서 한 가지 잉크만 떨어져도 모든 카트리지를 통째로 교체해야 했는데, 오피스젯 8500A 플러스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 보다 경제적이다.
참고로, HP에서는 오피스젯 8500A 플러스의 인쇄 비용이 레이저 프린터보다 장당 최대 50% 저렴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모든 광고가 그러하듯 실제보다는 약간의 과장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아무튼 50%라는 만만치 않은 수치를 내세울 정도라면 경제성 측면에서 기존의 복합기보다 우세할 것이라는 기대 정도는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잉크젯 프린터는 용지에 잉크를 분사하는 헤드(head)가 막혀 고장이 나는 일이 잦다. 오피스젯 8500A 플러스는 잉크 카트리지뿐 아니라 헤드도 사용자가 직접 분리하여 교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헤드 고장 시 프린터 전체를 분해하지 않고 간단히 수리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무선 네트워크 기능으로 자유롭게, e프린트 기능
오피스젯 8500A 플러스는 다양한 연결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일반적인 프린터나 복합기가 사용하는 USB 포트 뿐 아니라 네트워크(유선랜 및 무선랜) 기능도 있다. 사무실에서는 하나의 프린터를 여러 PC가 공유해서 사용하는 일이 많은데, 네트워크 기능이 없는 프린터의 경우 프린터가 직접 연결된 서버용 PC가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오피스젯 8500A 플러스와 같이 네트워크 기능을 갖춘 프린터를 유무선 공유기와 함께 사용하면 서버용 PC가 없이도 손쉽게 프린터 공유가 가능하다.
오피스젯 8500A 플러스를 무선랜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방법은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의 그것과 거의 같다. 전면 제어판 화면의 우측 상단에 있는 무선 네트워크 설정 메뉴를 눌러 들어간 뒤, 공유기에서 전달되는 무선랜 신호를 선택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선랜 암호를 입력해주면 간단히 끝난다.
오피스젯 8500A 플러스를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인터넷에 연결하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진다. 이는 오피스젯 8500A 플러스가 HP e프린트(ePrint)라는 기능을 갖췄기 때문인데, 이를 이용하면 상당히 다양한 부가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HP e프린트 기능 중 대표적인 것이 원격 출력 기능이다. 오피스젯 8500A 플러스로 인터넷에 접속하면 고유의 이메일 주소가 부여되는데, 외부에서 해당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내면 자동으로 문서가 출력된다. 메일의 본문 내용뿐 아니라 첨부 파일까지 알아서 출력되므로 편리하다. 오피스젯 8500A 플러스가 팩스기능을 가진 복합기이기 때문에 이 기능이 굳이 필요 없다고 느끼는 사용자도 있을 수 있지만, 문서를 보내고자 하는 상대방이 팩스를 가지지 못한 상황이라면 이 기능이 참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또한 문서나 그림을 스캔한 후, 해당 이미지 파일을 PC나 메모리 카드뿐 아니라 네트워크 폴더나 이메일 등으로 바로 보낼 수 있다. 이는 PC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오피스젯 8500A 플러스의 전면 제어판을 통해 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보관된 사진도 간단히 출력
스마트폰과 연동이 된다는 것도 편리한 점이다. HP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인 ‘HP i프린트 포토(iPrint Photo)’를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스마트폰 내에 저장된 사진을 무선 공유기로 연결된 오피스젯 8500A 플러스를 통해 곧장 출력할 수 있다. HP i프린트 포토 애플리케이션은 2010년 현재 아이폰용과 안드로이트폰용이 나와있는데, 각각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무료 다운로드 가능하다.
그리고 오피스젯 8500A 플러스의 색다른 재주 중 한 가지가 바로 스마트폰 처럼 인터넷 상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받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오피스젯 8500A 플러스의 제어판에서 ‘앱스(Apps)’ 메뉴를 선택하면 HP 프린트 페이지의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2010년 11월 현재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은 달력이나 악보용지, 팩스 표지와 같은 간편 양식 인쇄, 야후(yahoo)의 인기기사 모음 인쇄, 디즈니 색칠 공부 인쇄, 스도쿠 퍼즐 용지 인쇄 등 총 6개다. 다만, 애플리케이션의 수가 부족한 편이고 영문 자료가 그대로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국내 상황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의 추가 개발이 필요할 것 같다.
인쇄 성능 자체도 우수한 편
오피스젯 8500A 플러스는 위와 같이 다양한 부가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여 복합기 본래의 역할인 인쇄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특히 인쇄 속도의 경우 사양표에 따르면 흑백은 최대 35ppm, 컬러는 최대 34ppm으로, 보급형 레이저 프린터와도 견줄 수 있는 정도다.
실제로 오피스젯 8500A 플러스로 A4 규격의 흑백 문서(인쇄 품질은 표준)를 인쇄해 보니, PC에서 처음 인쇄 명령을 내린 뒤 동작 준비 시간을 거쳐 첫 번째 문서를 인쇄하는데 7~8초 정도가 걸렸고, 이후에는 장당 2~3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상당히 빠른 속도다. 다만 고화질 사진 인쇄의 경우 가장 많이 사용하는 4 x 6 규격의 인화지로 결과물을 출력하는데 첫 번째 인쇄 준비 시간이 7~8초, 이후부터는 장당 30초 정도가 소요되어 최근 출시되고 있는 다른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더욱이, 염료 잉크를 사용하는 기존의 프린터와 달리 오피스젯 8500A 플러스는 안료 잉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물에 젖어도 쉽게 번지지 않는다. 참고로 일반 용지를 사용해도 안료 잉크의 효과를 볼 수 있지만, HP의 컬러락(ColorLok) 용지를 함께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한다.
레이저 복합기 구입이 부담스러운 중소기업이라면
이번에 살펴본 HP 오피스젯 8500A 프로 플러스 e복합기는 인쇄 및 복사, 스캔, 팩스 등의 성능이 모두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복합기로서의 기본기가 충실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인쇄 속도나 경제성이 뛰어나 비싼 컬러 레이저 복합기를 도입하기가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이다.
그리고 e프린트 원격 인쇄나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부가 기능까지 더해져 편의성을 더했다. 사무용 제품인 ‘오피스젯’의 이름을 달고 있긴 하지만, 가정용으로 쓰기에도 그다지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참고로, HP 오피스젯 8500A 프로 플러스의 가격은 2010년 11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45만원 정도다. 이 제품의 기능이 마음에 들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라면 전반적인 성능은 같지만 몇 가지 부가 기능을 간략화(ADF 용량 축소, 용지 적재량 감소, 스캔면 축소, 터치 제어판 화면 크기 축소 등)시켜 가격을 낮춘 HP 오피스젯 8500A 프로 제품(인터넷 최저가 33만원)의 구매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