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알고 사자! Vol.3 모니터 - 상편
모니터는 PC와 관련된 여러 가지 출력장치 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친숙한 장비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앞뒤로 크게 튀어나온 CRT(브라운관)방식의 모니터가 일반적이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LCD(액정) 모니터가 대중화되기 시작해서 2010년 현재 모니터 시장은 대부분 LCD 모니터가 장악했다.
하지만 같은 LCD 모니터라고 해도 해상도, 액정의 재질이나 빛을 내는 방식, 혹은 부가적인 기능에 따라 여러 종류의 제품으로 나뉘고 가격도 제법 큰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모니터를 선택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지금부터 모니터의 기본 상식에 대해 하나씩 짚어보기로 하자.
1. 화면의 크기와 비율에 따른 분류(4 : 3, 16 : 10, 16 : 9)
PC용 모니터뿐만 아니라 TV나 휴대폰용 LCD 등, 시중에 나와있는 디스플레이 기기들은 대부분 인치(inch)기준으로 화면의 크기를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화면의 대각선 길이를 나타내는 것인데, 인치는 미국와 영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위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이를 미터법으로 표기할 것을 정부에서 제조사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이 인치 단위의 화면 크기 표기에 익숙하기 때문에 많은 제조사들은 인치 단위를 직접 표기하진 않고 '58cm(23형)', '61cm(24형)'라는 식으로 간접적으로 인치 수치를 표기하곤 한다. 즉 화면 크기는 모든 소비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모니터의 기본적인 규격이다.
199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화면 크기가 17인치(43cm) 정도면 평균, 19인치(48cm) 정도면 대화면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2010년 현재, 시중에서 팔고 있는 17인치나 19인치 모니터는 예전에 팔리던 같은 인치 수의 모니터에 비해 다소 작아 보인다.
그 이유는 바로 화면의 비율이 변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4 : 3(가로 : 세로) 비율의 화면을 가진 모니터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2005년을 즈음하여 16 : 10이나 16 : 9 비율의 화면을 가진 이른바 와이드(Wide) 모니터들이 시장의 주류를 이루기 시작했다.
전자 문서나 인터넷 브라우저와 같은 일반적인 PC용 콘텐츠들은 좌우보다는 상하로 스크롤하면서 읽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같은 인치 수의 제품이라도 4 : 3 화면에 비해 상하가 좁은 와이드 화면은 상대적으로 매우 화면이 작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22인치의 16 : 10 와이드 모니터의 체감적인 화면 크기는 17인치의 4 : 3 모니터와 비슷하다. 때문에 4 : 3 비율의 모니터만 써 본 소비자가 와이드 비율의 모니터로 바꿀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기존 모니터에 비해 높은 인치 수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그런데 와이드 모니터 시장에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16 : 10과 16 : 9 비율의 제품이 공존하고 있다. 16 : 10 비율의 화면은 상하 폭이 넓기 때문에 인터넷 서핑이나 문서 작업 등을 하기에 좀 더 유리하며 16 : 9 비율은 HD TV와 같은 화면 비율로 영화나 방송을 시청할 때 유리하다(왜곡 없는 원본 비율로 영화를 재생해도 화면 상하단의 검은색 막대가 나타나지 않는다).
2. LCD 패널에 따른 분류(TN, IPS. VA)
LCD 모니터를 구조적으로 볼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해지는 전기적 신호에 따라 각각 다른 색상을 발산하는 소자인 액정(liquid crystal)을 조밀하게 배치한 패널(panel), 그리고 이 액정 패널에 빛을 가하는 백라이트(back light)다. 액정은 색상을 바꿀 수는 있지만 스스로 빛을 내지는 못하기 때문에 이런 구조가 됐다.
그 중 LCD 모니터의 화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패널이다. 최근 시장에서 판매중인 LCD 모니터들은 대부분 TN, IPS, VA 중 한 가지 방식의 패널을 갖추고 있다. TN 패널은 화질은 가장 낮지만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보급형 모니터에 채용되고 있으며, IPS와 VA 패널의 경우 고화질을 추구하는 고급형 모니터에 들어간다.
TN 패널은 시야각이 좁기 때문에 화면의 상하, 혹은 좌우 측에서 보면 정상적인 화면을 볼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반면, IPS와 VA 패널은 보는 각도에 관계 없이 정상적인 화면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광시야각 패널'이라고도 부른다.
또한 IPS와 VA 패널은 TN 패널에 비해 색 재현 능력이 높고, 명암비(화면 상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얼마나 잘 구분되는지를 나타내 주는 것)도 우수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화질이 TN 패널에 비해 높다. 때문에 그래픽디자이너와 같이 색감에 민감한 사용자가 쓰기에 적절하다. 다만 TN 패널의 모니터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화면의 응답속도가 약간 느린 편이라 움직임이 빠른 게임이나 영화를 구동할 때 민감한 일부 사용자들은 잔상을 느낄 수도 있다.
3. 백라이트 재질에 따른 분류(CCFL, LED)
패널과 함께 백라이트 역시 LCD 모니터의 핵심 부품이라고 할 수 있다. 시중에 쓰이는 대부분의 LCD 모니터는 CCFL(Cold Cathode Fluorescent Lamp: 냉음극형광램프)방식의 백라이트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발전된 LED(Light Emitting Diode: 발광다이오드) 방식의 백라이트를 갖춘 LCD모니터가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LED 백라이트는 CCFL 백라이트에 비해 휘도가 높고 빛 또한 고르게 낼 수 있기 때문에 화면의 밝기나 선명도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그 외에도 수명이 더 길고 소비전력은 더 낮기 때문에 여러모로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물론 가격은 LED 방식의 백라이트가 CCFL 방식의 백라이트에 비해 다소 비싸다.
최근 여러 제조사들이 LED 백라이트의 디스플레이 기기를 광고하면서 LED 모니터나 LED TV라는 용어를 많이 쓰기 때문에 이러한 제품들을 기존의 LCD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의 디스플레이 기기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실은 기존 LCD 모니터나 LCD TV의 백라이트를 CCFL에서 LED로 바꾼 것 외에 기본적인 구조는 동일하므로 이런 제품들은 'LED 백라이트의 LCD 모니터', 'LED 백라이트의 LCD TV'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는 점을 알아두도록 하자.
나에게 맞는 모니터를 찾으려면?
현재 모니터를 구매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위와 같다. 이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모니터의 기본적인 등급을 가늠 가능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비슷한 등급의 모니터 중에서도 세부적인 사양이 차이가 나는 제품이 있다. 이를테면 응답속도라던가 동적 명암비와 같은 화질 관련 사양이 다르거나 스탠드의 스위블이나 틸트 기능, 혹은 베사마운트 지원 여부 기능과 같은 설치 관련 옵션에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다음 기사에서는 이러한 세부적인 차이점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