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을 겨냥한 학습용 개량형 PMP, 아이스테이션 ‘버디’
우선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지금 이 시간에도 대형 브랜드의 물량 및 가격 공세에도 굳건히 자신의 브랜드를 지키며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나라 IT 중소 제조기업에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
2010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11월 18일에 일제히 치러졌다. 고등학교 재학 3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보는 운명적인 날이었다. 수험생, 재수생 모두 나름대로의 학습법과 학습도구를 통해 착실하게 준비했으리라 사려된다. 최근 몇 년간 EBS 수능 강의의 연계율이 대폭 향상되면서 동영상/인터넷 강의, 음성 강의와 같은 디지털 교재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수험 교재나 학습 도구에도 적지 않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교과서나 참고서 외에 휴대용 디지털 기기를 학습 도구로 활용하는 수험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기기가 전자사전과 PMP다. 전자사전은 국어사전을 비롯해, 영한사전, 영영사전 등이 모두 들어 있어 수험생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유용한 학습도구다. PMP는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기로, 영화나 음악, 사진 등을 저장하여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디지털 기기다. 최근에는 PMP에 전자사전이나 인터넷 접속 기능 등도 추가되어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복합 기기로 발전했다.
PMP 중에는 아예 중/고등학생, 특히 수험생에 초점을 맞춘 제품도 더러 있는데, 이제 소개할 아이스테이션의 학습용 PMP, ‘버디’도 그중 하나다. 아이스테이션은 우리나라 MP3, PMP 시장에서 ‘코원’, ‘아이리버’와 함께 ‘빅3’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아이스테이션 ‘버디(Buddy)’는 기존의 PMP 기기를 한층 개선하고 다듬은 개량형 PMP다. 학생 사용자층을 겨냥해 학습용 콘텐츠를 강화했으며, 요즘 인기 있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버전 2.1)를 채택하여 기기의 활용도를 향상시켰다. 어찌 보면 PMP 같기도, 또 어찌 보면 태블릿 PC 같기도 한 아이스테이션 ‘버디’, 이름대로 정말 수험생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태블릿 PC를 닮은 PMP
아이스테이션 홈페이지를 보면 버디가 태블릿 PC 제품군으로 등록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본 리뷰어가 사용해 본 바로는, 이를 애플의 아이패드나 엔스퍼트의 아이덴티티탭 등과 같은 태블릿 PC로 묶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물론 기존의 아이스테이션 PMP와 제품 영역을 달리 구분하겠다는 단순한 의도일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 버디 뒷면의 제품 일련번호 표기란에도 ‘PMP-BUDDY’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우선 겉모습은 완전히 스마트폰의 형태다. 화면 크기는 5인치 정도로 일반 스마트폰보다는 크지만, 겉모습만 놓고 보면 스마트폰 혹은 태블릿 PC로 볼만하다. 본 리뷰어의 경우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를 사용하고 있는데, 버디의 각 버튼 구성과 기능이 그와 거의 흡사해서 설명서를 따로 참고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두 제품은 운영체제가 안드로이드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전면에는 3개의 화면 조작 버튼, 우측면에는 전원 버튼과 볼륨 조절 버튼, 마이크(구멍), 아랫면에는 전원 및 USB 연결 단자, 마이크로SD 메모리 슬롯, 리셋 버튼, 이어폰 단자 등이 있다. 기존 PMP와 거의 유사한 구성이지만, 마이크로SD 메모리를 꽂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리고 윗면에는 화면을 터치할 때 사용하는 스타일러스 펜이 들어 있다(처음에는 DMB 안테나인 줄 알았다. 물론 버디는 DMB 수신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냥 손톱으로 조작해도 별 무리는 없지만, 아무래도 스타일러스 펜을 사용하는 게 정확한 터치 및 조작에 유리하다(화면 터치 및 기기 조작에 대한 내용은 다시 언급한다. 이에 대해 할 얘기 많다).
뒷면에는 주황색의 외부 스피커 출력구가 있다. 휴대용 기기치고는 꽤 큰 음량을 출력해 냈다. 학생들이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는데 음량으로 인한 불편함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함께 시청하며 공부하는데 유용하겠다.
본체 크기나 두께는 적당한 수준이다. 기존의 PMP나 전자사전 정도의 크기며 두께도 비교적 얇다. 무게도 약 210g 정도라 가녀린 여고생이라도 등하교 시 버스나 지하철에서 한 손으로 들고 보는데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본다.
이 밖에 본체 상단에 커다란 스트랩을 부착할 수 있어 손목에 걸고 사용하면 낙하로 인한 파손을 예방할 수 있다(스트랩은 제품 패키지에 들어 있다).
전반적인 외형과 디자인 등은 유사 제품과 비교해 특별히 뛰어나지도, 그렇다고 크게 부족하지도 않은 평범한 수준인 듯하다. 그래도 기존 PMP의 틀을 벗어나 스마트폰 지향적으로 구성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참고로 제품 박스는 마치 화장품 케이스처럼 예쁘장하다).
여담이지만, 제품 구분이 뭐든지 간에 일단 5인치 크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기 분야에는 버디가 일단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거대 태블릿 브랜드 ‘아이패드’와 ‘갤럭시 탭’은 10인치, 7인치 크기를 두고 서로 잘났다며 치고받는 상황이니 5인치 기기 영역은 당분간은 안전한(?) 상태라 예상할 수 있다. 더군다나 현재 스마트폰은 4인치 이하 크기로 거의 확정된 듯하니, 5~6인치 모바일 기기 영역은 어찌 보면 아이스테이션과 같은 국내 중견업체엔 틈새시장이나 다름없다.
수능 학습에 유용한 디지털 콘텐츠의 집합
기존의 PMP는 영화나 음악을 듣는 멀티미디어 재생기였다면, 버디는 여기에 중/고교 학습 콘텐츠와 부가 기능을 강화하여 제품의 의미를 부여했다. 본 리뷰어는 영어회화 동영상 강의를 주로 시청하며 학습했는데, 확실히 기존 PMP와는 차별되는 학습 기능이 탑재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첫 번째로, 전자사전 꾸러미들 들 수 있다. 기본 꾸러미에는 YBM 올인올영한사전 및 한영사전, 챔버스(Chambers) 영영사전, YBM시사 대한민국나랏말국어사전, YBM시사 옛말사전 등 실제 수능 학습에 도움될 핵심적인 사전이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 일한사전, 한일사전, 중한사전, 한중사전 등은 아이콘은 있지만 아이스테이션 홈페이지를 통해 추가 구매해야 한다. 물론 다 있으면 해로울 거 없지만, 적어도 수능 학습에 필요한 나랏말국어사전이나 옛말사전 등을 기본 내장했다는 점은 학습기로써 좋은 평가를 얻을 만하다(특히 나랏말국어사전은 본 리뷰어와 같은 집필자들에게도 대단히 유용한 사전이다).
버디의 전자사전 기능이 남다르다 느낀 것은 동영상 강의를 시청할 때였다. 강의를 시청하면서 사전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 화면을 분할하여 오른쪽으로 사전 검색 창을 표시해 준다. 즉 동영상을 보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즉시 검색해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검색과 동시에 재생이 멈춘다는 것. 사소한 기능이지만 실제로 영어회화 동영상 자료로 학습하면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당연히 내장된 모든 사전을 이런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 외국어 영역뿐 아니라 언어영역, 사회탐구 영역(나랏말국어 사전)에서도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오디오 강의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렇게 검색한 단어를 토대로 단어장을 구성할 수 있고, 이 단어장을 메인 화면에 위젯으로 띄워 놓을 수 있으니 반복 학습도 가능하다. 단어장 위젯은 지정한 시간(초)을 주기로 단어를 자동 표시해 준다. 3초로(최소값) 해놓으니 요즘 인기 있는 ‘깜빡’ 단어 학습 형태와 비슷한 듯했다.
두 번째로 EBS 동영상/인터넷 강의 콘텐츠를 간편하게 다운로드하여 시청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서 언급한 대로, EBS 강의 자료가 수능 시험의 ‘절대 자료’로 인식되면서 학교 수업보다 EBS 강의에 열중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버디와 같은 PMP에 저장하여 교실이든 독서실이든 집이든 버스/지하철이든 어디서나 EBS 수능 강의를 시청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버디는 EBS 수능 강의 앱을 기본으로 내장했다. 이 앱을 통해 수능 전 영역의 동영상 강의를 직접 다운로드한 뒤 반복 시청할 수 있다. 물론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동영상 파일은 약 80~100MB 정도이며, 무선 랜을 지원하는 모델(버디는 무선 랜과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와이파이’ 모델, 이를 지원하지 않는 ‘아카데미’ 모델로 나뉜다)로 무선 인터넷 접속하여 다운로드하면 된다. 다만 무선 랜 모델의 경우 최신 무선 랜 규격인 802.11n(최대 다운로드 150Mbps)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무척이나 아쉽다(802.11b/g, 최대 다운로드 54Mbps 지원). 하여튼 무선 랜을 통해 EBS 동영상 강의를 직접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점은 수험생에게 분명 고무적이다. 참고로 버디는 내장 메모리 양에 따라 16GB 모델과 32GB 모델로 구분되기도 한다(1GB = 1,024MB).
그리고 화면이 5인치다 보니 칠판의 적힌 글씨도 눈으로 읽기에 별문제 없이 잘 보인다. 5인치 화면으로 구성한 이유가 아마도 칠판 글씨의 가독성 때문으로 판단할 수 있다. 칠판 화면뿐 아니라 문제 풀이 화면에서도 시험지 상의 작은 글자도 모두 읽을 수 있을 정도는 됐다.
세 번째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택함으로 인해 학습/교육용 앱을 추가 설치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할 만하다. 단 버디는 아직 안드로이드 마켓(앱 구매 공간)에 접근할 수 있는 인증을 받지 않았다. 이는 아마도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듯한데(구글 인증 조건이 대기업 외에는 상당히 까다롭다 한다), 그전까지는 아이스테이션 홈페이지를 통해 업데이트 설치할 수 있다.
사견이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적용했으면서 마켓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건 치명적인 허점이지만, 버디가 ‘학습용 기기’이고 주 사용층이 학생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마켓을 차단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마켓에는 전 세계 안드로이드 앱이 집결되는 곳이기에 성인용 앱이나 게임 앱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켓에는 중고등학생 학습용 앱은 사실상 그다지 많지도 않다.
마켓은 접근할 수 없지만, 버디 사용자 카페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다운로드한 앱은 직접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apk 확장자가 붙은 파일인데, 이를 버디로 복사하여 클릭하면 알아서 자동 설치된다. 실제로 본 리뷰어는 안드로이드용 작업관리 앱(Advanced Task Killer)과 트위터 앱(TweetCaster), 구글 지도 등을 복사, 설치해 봤는데, 문제없이 잘 설치됐고 잘 구동됐다.
참고로 안드로이드용 교육/수능 앱은 SK텔레콤에서 서비스하는 ‘T스토어’에 제법 많은데, 만약 버디에서 이 앱을 활용할 수만 있다면 정말이지 학습용 도구로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 사려된다. 아이스테이션 측에서 얼마큼 업데이트를 제공할지 모르겠지만, 향후 지원을 기대해 본다.
이외에 자잘하지만 학생들을 위한 수업시간표 위젯이라든가 e북 수험자료를 볼 수 있는 이북 앱, 강의 음성을 녹음할 수 있는 녹음기 등이 기본으로 제공되고 있다.
PMP로서의 사양과 성능은 무난한 수준
학습용 기기를 표방한 아이스테이션 버디는 그 뿌리가 PMP인 만큼 멀티미디어 성능에 있어 크게 흠 잡을 만한 부분은 없었다. 1,080p 수준의 고해상도 동영상도 (이따금 끊기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무난하게 재생해냈다. 단 4GB 이상의 파일은 버디로 복사가 불가능하다(파일시스템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특유의 호환성 덕에 대부분의 미디어 파일을 (인코딩 작업 없이) 그냥 저장하고 그냥 재생할 수 있다. 테스트한 바로는 avi/wmv 파일은 당연하고 asf, mp4, tp/ts 형식의 동영상 파일까지 정확히 재생했다. 디스플레이 화질도 나쁘지 않은 편. 아이스테이션이야 PMP 분야에서는 나름대로 입지를 다진 업체다 보니, 동영상이나 음악 재생에 있어서는 크게 지적할 만한 부분을 남기지 않았다.
디스플레이는 5인치 크기로 최대 480 x 800 해상도를 지원한다고 나와 있다. 그리고 시야각이 넓어 정면이 아닌 옆면이나 아랫면에서 봐도 색감이 변하거나 화질이 저하되지 않았다. 물론 최신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고화질(이면서 비싼) 디스플레이인 ‘슈퍼 아몰레드’나 ‘레티나’ 등처럼 맑고 깨끗한 수준은 아니지만, PMP의 기본 성능을 발휘하는 데는 부족함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동일한 영화 동영상을 4인치 스마트폰으로 볼 때와 5인치 버디로 볼 때는 (1인치 차이에 불과하지만) 크기의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DMB 방송 시청은 안 돼지만 FM 라디오는 들을 수 있다. 요즘 학생들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늦은 시간 집이나 학교 등에서 공부할 때 라디오를 친구 삼아 틀어 놓을 수도 있다. 단, 라디오를 들으려면 이어폰을 끼워야 한다. 이어폰이 안테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이어폰을 끼워도 라디오 소리를 외장 스피커로 출력할 수 있다). 물론 EBS 라디오 방송을 듣고 녹음하는 용도로 사용한다면 권장할 만하다.
버디는 또한 무선 랜(와이파이)을 지원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최신 규격인 802.11n을 지원하진 않지만, 유무선 공유기에 무선 연결하여 인터넷 사용하는 데는 별다른 불편함은 없었다. 화면이 5인치다 보니 4인치 스마트폰에서 보던 모바일 웹 페이지가 색다른 느낌으로 보인다. 학교에서 무선 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교실에 앉아 얼마든지 인터넷 검색 및 서핑이 가능하겠다. 선생님의 질문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방책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무선 랜을 이용하여 기기에서 직접 펌웨어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학생들을 위한 배려라 할 수 있다(아래는 갤럭시S 스마트폰과 비교한 인터넷 접속 화면).
참고로 스마트폰의 ‘테더링’ 기능을 켠 후 스마트폰은 주머니에 넣고 버디에서 무선 랜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니, 버스/지하철 등 또는 걸어 다니면서도 원활하게 인터넷 접속이 가능했다. 한편으로는 버디에 스마트폰처럼 3G 통신 기능이 가미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버디는 어디까지나 학습용, 교육용 PMP이니….
인터넷 접속과 관련하여 한 가지 지적할 건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www.youtube.com)’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사이트 접속은 가능하지만 동영상 재생이 불가능했다. 이는 아마도 성인용 음란물도 그대로 공개되는 유튜브의 특성상 학생들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라 판단된다(물론, 아이스테이션 측의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다).
이 밖에 네이버 동영상 서비스도 지원하지 않는다. 동일한 버전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내장된 스마트폰은 네이버 카페나 블로그에 삽입된 네이버 동영상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지만 버디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를 앞서 유튜브 차단 이유와 함께 묶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는 버디의 안드로이드 설정상의 문제로밖에 생각할 수 없으니 향후 업데이트에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반적인 앱 실행 성능 역시 그리 뛰어나지도 그렇다고 답답할 정도도 아니다. 멀티태스킹도 어느 정도는 무리 없이 처리하는 듯하다. 700MB짜리 영화를 보면서 인터넷을 접속하면, 화면 전환 시 약간의 지연 현상은 있지만 이후로 무난하게 웹 페이지를 띄웠다. 다른 사용자들은 몰라도 본 리뷰어는 PMP라면 이 정도면 결코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블루투스도 지원하니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헤드폰 등을 연결해 사용해도 되겠다. 본 리뷰어의 경우 블루투스 미니 컴포넌트와 연결해 보니 음악이나 동영상 사운드가 컴포넌트 스피커를 통해 정상적으로 출력됐다.
배터리는 내장형이라 교체 사용할 수 없고 USB 케이블이나 전원 어댑터로 충전해야 한다. 사양표에 따르면 동영상 재생의 경우 8시간 이상, 오디오 재생의 경우 25시간 이상 버틴다고 되어 있는데, 그 정도까지는 테스트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스마트폰보다는 훨씬 오래 재생되는 건 확실했다. USB 케이블로도 충전은 가능하지만 엄청나게 더디다.
끝으로 기본적으로 번들 이어폰도 함께 제공되며, 이 역시 무난한 수준의 음질을 들려주는 평범한 이어폰이다. 더 품질 좋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소지하고 있다면 이를 사용해도 무방하다(즉 FM 라디오 전파 수신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화면 터치 및 조작은 아직 과도기
아이스테이션 버디의 터치감과 조작감에 대해 말할 차례다. 지금까지는 버디의 긍정적이고 밝은 면을 소개했다면, 지금부터는 다소 부정적이고 어두운 면을 언급하려 한다(아이스테이션 관계자라면 더욱 관심을 갖고 읽어 주기를 바란다).
우선 버디는 감압식 터치 방식을 채택했다. 스타일러스 펜이나 손톱을 통해 화면에 가해지는 ‘압력’을 감지해 인식하는 방식이다. 요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 적용된 터치 방식은 ‘정전식’이다. 화면에 미미한 전류를 흘려보내 인체의 전류와 반응함으로써 기기를 조작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손톱으로 조작해야 하면 ‘감압식’, 손끝 맨살로 조작해야 하면 ‘정전식’이다. 어느 방식이 좋고 편한지는 사용자마다, 기기마다 다를 테지만 일반적으로 정전식 터치 방식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그래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가 모두 정전식 터치를 채택한다).
어쨌든 버디는 감압식 터치 방식이다. 스타일러스 펜이나 손톱을 사용하면 되는데, 아직까지는 터치가 부정확하고 움직임도 부자연스럽다. 이것이 단순히 본 리뷰어가 그동안 정전식 방식 사용에 젖어 있었기 때문이라 여겼는데, 사실상 그 누구에게 건네 봐도(스마트폰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버디의 터치감과 조작감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화면을 좌우로 넘기거나 상하로 스크롤할 때 터치 인식이 불규칙했다. 화면을 넘기려는데 자꾸 아이콘이 터치되어 해당 앱이 실행되곤 한다. 이는 버디를 5분, 10분 동안 접했던 주변 지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생한 현상이다. 사실 이는 비단 버디만의 문제는 아니다. 감압식 터치를 지원하는 기기라면 열외 없이 불거지는 내용인데, 버디도 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학습용 기기에서 감압식 터치를 채택한 것은 편리한 필기 입력을 위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정전식 터치에서는 손글씨를 입력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디는 감압식을 채택했음에도 스타일러스 펜을 사용함에도 메모장이나 스케치북 등에서의 필기 입력이 다소 부자연스러웠다. 물론 그렇다고 글씨를 못 쓸 정도는 아니지만, 강압식의 최대 장점인 ‘정확한 포인팅’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나마 스타일러스 펜으로 조작하는 것이 손톱보다는 수월한 듯했다.
결론적으로, 정전식 터치 방식을 사용해 본 적 없다면 버디의 감압식 터치에 대해, ‘원래 그런가 보다’ 하겠지만, 정전식에 익숙한 사용자가 버디의 터치감을 인정하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할 것으로 사려된다. 정전식 터치 기기를 접해 볼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학생층이라면 평가가 다를 수 있겠지만…
그 외의 논쟁 거리도 일부 내재
화면 터치의 불확실성과 함께 전반적인 불안정성도 지적하려 한다. 아직 초기 버전이라 그런지 아니면 리뷰용 제품만 그런 것인지, 사용 중 간헐적으로 불안한 작동 상태를 보이곤 했다. 예를 들어, 내장 메모리를 자주 스캔한다는지, 특정 앱을 실행하면 즉시 종료되는 등이 그러했다. 어떤 경우에는 재부팅해야 정상적으로 동작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는 향후 펌웨어 업데이트 등으로 수정될 수 있겠으나, 아이스테이션 측이 얼마나 충실한 지원을 하느냐가 관건이겠다(안티 아이스테이션 사용자들도 제품 품질보다는 주로 사후 지원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용 중, 또는 충전 중 발열이 제법 심하다는 점도 지적할 만하다. 물론 그로 인해 시스템이 다운되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겨울에는 손난로로 사용해도 좋을 만큼 훈훈한 열기가 불안한 느낌이 들게 했다. 앞서 잠깐 언급한, 안드로이드 마켓 불가 문제도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이상) 어찌 됐든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마켓을 사용할 수 없다면 굳이 안드로이드일 필요가 없고, 나아가서 반드시 버디일 이유도 없다.
현재 버디에는 안드로이드 2.1 버전이 적용돼 있는데, 2.2(프로요) 버전으로의 업데이트도 불투명한 상태다. 0.1 버전 차이지만 2.1과 2.2는 성능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현재 2.1 버전의 스마트폰 사용자에게는 초미의 관심사다. 스마트폰 등의 안드로이드 2.2 업데이트가 초읽기에 들어간 이상 버디 역시 이에 대해 대비해야 할 것으로 사려된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책상에 올려 놓고 동영상 강의 등을 시청할 때 제품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있었으면 더욱 유용할 것이다. 이를 테면, 스타일러스 펜을 제품 뒷면 어딘가에 끼워 스탠드 역할을 하도록 했으면 좋았을 텐데….
종합해 볼 때, 버디를 ‘5인치 태블릿 PC’보다는 ‘5인치 개량형 PMP’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으로 생각한다. 아이패드나 갤럭시 탭 등의 태블릿 PC를 따라가기보다는, 기존의 PMP 제품에서 하나하나 개선/개량된 제품이라 여기는 것이 긍정적일 테니까 말이다.
그래도 수험생을 위한 몇 안 되는 디지털 IT 기기
아무래도 학생들은 일반인보다 디지털 기기를 접할 기회가 적다. 스마트폰도 그렇고 태블릿 PC, 노트북 등도 대부분 일반인들을 향한 기기다. 고작 일반 휴대폰이나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 정도가 사용되고 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아이스테이션 버디는 철저하게 ‘학생들’을 타겟으로 설정한 기획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아직은 불완전하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택하여 무한한 확장성과 호환성을 잠재하고 있다. 여기에 제조사 측의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기술 지원이 강화된다면,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논쟁에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약 2주 정도 사용해 본 아이스테이션 버디는 처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사용하다 보니 조금씩 애착이 생겼다. 그동안 고가의 고급 기기만을 접하다 보니, 버디와 같은 중급 기기에 대해 너무 인색한 시선을 보인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됐다(소갈비만 먹다 보면 돼지고기는 제아무리 육질이 좋아도 인정하기 어려워지는 것과 같다). 잘 나가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버디를 손에 쥐게 되는 건, 버디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장점을 하나씩 하나씩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본다. 만약 본 리뷰어가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또는 나중에 딸아이가 고등학생이 된다면 버디 같은 학습용 디지털 기기 하나쯤은 마련해 두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리뷰를 마친다.
‘아이스테이션 버디는 수능 수험생의 학습을 도와주는 ‘개량형 PMP’,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이스테이션의 기술 지원은?
원인과 과정이 어찌 됐든 아이스테이션의 일부 제품을 구매한 사용자들의 원성이 높았던 건 사실이다. 최근 논란이 된 내비게이션 제품 사용자들과의 마찰은 일단 일단락되었지만, 이후의 기술지원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
우선 아이스테이션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무상 서비스 기간은 2년이다.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했다. 또한 무상 교환 기간도 수령 후 10일에서 3개월 이내로 연장하고, 불량판정서에 의해 최종 불량으로 판정된 제품은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다고 한다. 택배 AS 접수의 경우 AS 센터에 제품이 수령된 후 48시간 이내에 처리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현재 그 원칙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버디를 시작으로 태블릿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면 기존보다는 훨씬 강화해야 할 것으로 사려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