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스코리아, 2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 위한 P67 메인보드 발표
CPU(Central Processing Unit: 중앙처리장치)가 PC의 두뇌라면 메인보드(Mainboard: 주기판)는 PC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인보드는 CPU를 비롯한 PC의 모든 부품이 자리 잡는 밑바탕이기 때문에 부품들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메인보드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 PC가 제 성능을 내지 못하거나 아예 작동되지 않을 수도 있다.
세계 최대의 CPU 제조사인 인텔이 2세대 코어 시리즈(신형 코어 i3 / i5 / i7, 코드명 샌디 브릿지)를 2011년 초에 출시할 것을 밝힌 가운데, 메인보드 회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2세대 코어 시리즈는 기존의 코어 시리즈보다 성능이 향상되었을 뿐 아니라, CPU의 소켓(socket) 규격도 바뀌기에 이를 사용하기 위한 새로운 규격의 메인보드가 필요해진 것이다.
대표적인 메인보드 업체인 아수스(Asus) 역시 이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11월 15일, 아수스코리아는 2세대 코어 시리즈에 최적화된 메인보드 칩셋(chipset)인 ‘인텔 P67’ 기반의 메인보드인 ‘P8’ 시리즈 2종을 발표하는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아수스의 2011년 주력 모델, ‘P8 프로’와 ‘P8 디럭스’
이날 소개된 아수스의 P67 칩셋 기반 메인보드는 ‘P8 프로(Pro)’와 ‘P8 디럭스(Deluxe)’ 2종으로, 기존 1세대 코어 시리즈용 메인보드였던 ‘P7’ 시리즈의 후속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P7 시리즈는 그동안 아수스의 간판모델로 자리잡으며 꾸준한 판매를 기록한 제품으로, 후속 모델에 대한 기대도 컸다. 이날 발표된 P8 시리즈 역시 P7 시리즈의 뒤를 이어 2011년 아수스의 주력 제품이 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전원부를 모두 디지털 방식으로 제조하여 시스템 안정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DIGI+ VRM’이라고 명명한 이 디지털 전원부는 기존에 사용하던 아날로그 방식의 전원부과 달리, 전원부 각 부분에 독립적인 프로세서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공급 전원의 주파수를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므로 전력 누수를 줄일 뿐 아니라, 오버클러킹 시에도 안정적인 시스템 동작을 보장할 수 있다고 한다.
주변기기의 지원 폭이 넓어진 것도 아수스 P8 시리즈의 특징이다. 최근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 중심으로 사용범위가 블루투스(Bluetooth) 장치를 기본으로 지원하며, 기존의 USB 2.0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10배가량 빨라진 USB 3.0 포트도 갖췄다. 후면 USB 3.0 포트만 지원하던 기존 메인보드와 달리 P8 시리즈는 후면 포트뿐 아니라 PC 케이스의 전면 포트도 지원하는 점이 다르다.
다만, 기존 PC 케이스의 전면 포트는 USB 2.0만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전면 USB 3.0 포트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PC 케이스도 함께 바꿔야 할 수도 있다. 때문에 이날 발표된 신제품 중 P8 디럭스 모델은 3.5인치 전면 베이에 장착하는 전면 USB 3.0 포트를 함께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바이오스도 크게 변화
그리고 바이오스(Bios) 메뉴의 변화도 눈에 띈다. 바이오스란 메인보드의 전반적인 기능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기본 소프트웨어를 의미하는데, PC가 처음 조립되었을 때 기본 기능을 설정하거나 오버클러킹할 때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이른바 ‘컴퓨터 고수’들이라면 바이오스 메뉴를 매우 자주 드나들기 마련이다.
기존에 나온 대부분의 메인보드 바이오스 메뉴는 도스(Dos) 운영체제를 다루듯, 단색 화면을 바탕으로 나열되어 있는 각종 난해한 명령어를 키보드로 조작해야 했다. 하지만 아수스 P8 시리즈에 내장된 이른바 ‘EFI(Extensible Firmware Interface)’ 바이오스는 윈도우(Window) 운영체제를 연상시키는 그래픽 기반 인터페이스를 마우스로 쉽게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뿐 아니라 초보자들도 비교적 쉽게 다룰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기존의 메인보드 바이오스와 달리, 2.2TB 이상의 고용량 하드디스크도 문제없이 인식하여 사용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매니아들을 위한 최상급형 제품 2종도 공개
그리고 이날 간담회에서는 ‘P8 프로’와 ‘P8 디럭스’의 2종보다 상위급 제품인 ‘막시무스 IV 익스트림(Maximus IV Extreme)’과 세이버투스(Sabertooth P67)도 공개되었다. 막시무스 IV 익스트림은 오버클러킹을 많이 하는 게임 매니아들을 위한 메인보드로서, CPU 및 그래픽카드의 전압 및 주파수 등을 세심하게 조정하여 오버클러킹을 할 수 있다. 또한, 모든 USB 포트가 3.0 규격이며, 엔비디아의 ‘3-Way SLI’ 모드, AMD의 ‘크로스파이어X’ 모드 등, 한 PC에 복수의 그래픽카드를 동시에 꽂는 멀티 GPU 모드에서 성능 향상 폭이 타제품에 비해 큰 것도 특징이라고 한다.
이날 함께 발표된 세이버투스 P67 역시 매니아들을 위한 최상급 제품이지만, 막시무스 IV 익스트림과 달리, 성능 향상보다는 안정성 유지에 더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초크, 캐패시터, 모스펫 등, 기판에 달려있는 부품 전반을 고급화하였으며, 메인보드 전체를 덮개로 감싸 내부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춰 열기를 원활히 배출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날 공개된 아수스의 P67 칩셋 기반 메인보드는 과연 세계 1위의 메인보드 제조사 제품답게 기능은 물론, 제품 전반의 구성 역시 매우 알찬 편이다. 특히, 메인보드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할 수 있는 ‘안정성’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날 소개된 제품 중에서 막시무스 IV 익스트림은 바이오스 설정 화면을 캡처하여 사진 파일로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는 일반 사용자로서는 그다지 의미가 없는 기능일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기기를 테스트하여 관련 정보를 기사로 전달해야 하는 매체 관계자에게는 정말로 편리한 기능이 될 것 같다. PC 관련 기사를 작성하다 보면 메인보드 바이오스 설정 화면을 캡처해야 할 때가 종종 있는데, 예전에는 PC 화면을 직접 카메라로 찍는 것 외에 바이오스 설정 화면을 저장할 마땅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매체 관계자들을 배려하여 좀 더 호의적인 기사를 얻어내고자 하는 전략(?)일까?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