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진정한 라이더용 블루투스 헤드셋이다! 휴롭 HSB-R100
휴롭 HSB-R100(이하 휴롭 R100)은 모터사이클 라이더(운전자)를 위한 전용 블루투스 헤드셋(이하 라이더용 블루투스 헤드셋)이다. 실상은 일반 블루투스 헤드셋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라이더를 위해 특화된 기능과 구조의 변화는 블루투스 헤드셋을 당당히 필수 라이딩기어(모터사이클 용품)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라이딩을 즐기는 라이더들에게 무선의 자유로움을 선사해주는 특별 아이템, ‘휴롭 R100’을 통해 라이더용 블루투스 헤드셋의 모든 것을 한 번 알아보자.
블루투스란?
디지털 기기끼리 무선 통신을 하기 위한 방식의 하나로 10m 이내의 근거리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목적으로 개발된 통신 방식이다. 보통 휴대폰끼리, 혹은 휴대폰과 PC 간에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해 많이 쓰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무선 헤드셋이나 스피커, 디지털액자 등 블루투스를 활용한 다양한 주변기기가 개발되어 점차 쓰임새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블루투스는 고가의 송수신장치 없이도 비교적 원활한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하며, 일정한 범위 내에서는 기기의 위치나 각도, 혹은 장애물에 영향을 받지 않아 근거리 무선 통신 가운데 가장 두각을 나태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라이더들에게 모터사이클을 타는 이유를 물으면 보통 ‘이동의 신속성’과 ‘편리함’을 손꼽을 것이다. 그러나 편안하게 운전석에 앉아 여유롭게 핸들을 돌려가며 운전하는 자동차와 달리 모터사이클은 주행을 위해 언제나 핸들을 꽈악 붙잡고 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따른다. 또한, 라이더가 항시 밖으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주행 중에 핸들을 놓고 무언가를 한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모터사이클을 타고 주행하고 있는 도중에 전화가 걸려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모터사이클을 정차한 다음 통화를 끝내고 다시 출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게 말처럼 쉬울까? 자동차에 비해 모터사이클이 주차 걱정은 덜하다고 하지만, 꽉 막힌 도심을 달리고 있는 와중에 전화벨이 울려서 잠시 정차할 곳을 찾는다는 게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라이더가 아니라면 아마 잘 모를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라이더들은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달리면서, 휴대폰을 헬멧과 볼때기 사이의 틈으로 힘겹게 밀어 넣는 기묘한 방법으로 전화를 받는다. 그러나 잠시 핸들을 놓는 그 순간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균형을 잃거나, 갑자기 차량이 끼어들기라도 한다면 후에 벌어질 일은 상황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이처럼 한 손으로 모터사이클을 운전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는 라이더들은 다른 방법을 생각해내기에 이르렀으니, 그것이 바로 ‘핸즈프리’를 사용하는 것이다. 자동차의 경우 운전 중 휴대폰을 손에 들고 통화하는 행위는 단속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많은 운전자가 단속을 피하고 안전을 위해 택한 것이 바로 이어폰과 마이크가 결합된 핸즈프리다.
모터사이클 라이더가 핸즈프리 사용할 경우, 주행 중에 전화가 걸려오면 귀에 꼽고 있는 이어폰과 선에 연결된 마이크를 통해 통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운전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없다. 그러나 휴대폰과 연결된 핸즈프리의 거추장스러운 선은 그야말로 옥에 티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귓구멍에서 이어폰이 빠지기라도 하는 날엔 헬멧을 벗고 다시 이어폰을 끼워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이리하여 등장한 것이 바로 ‘라이더용 블루투스 헤드셋’이다. 이미 시중에 많은 종류의 블루투스 헤드셋이 나와 있지만 라이더용으로 만들어진 블루투스 헤드셋은 흔치 않은 상황. 이에 휴롭은 블루투스 헤드셋을 라이딩기어(모터사이클 용품) 시장으로 옮기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라이더용 블루투스 헤드셋을 사용할 경우 거추장스러운 선으로 휴대폰과 헤드셋을 연결할 필요 없이 무선 연결을 통해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행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안전상으로도 훨씬 유리하다. 물론 주행 중에 전화 통화를 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 그러나 라이더용 블루투스 헤드셋은 앞서 얘기한 여러 방법에 비해 훨씬 안전하고 유용한 방법임은 틀림없다.
마이크 내장, 헬멧 내부에 장착하는 휴롭 R100
이제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휴롭 R100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휴롭 R100은 성인 남자를 기준으로 손가락 세 마디에 불과한 자그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몸체에 달려 있는 버튼의 수는 단 3개, 그리고 그 외에 상태 표시창과 충전 커넥터, 내장 마이크 구멍, 고정 브라켓 홈(헬멧 부착용)이 오밀조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일반 블루투스 헤드셋의 크기가 휴롭 R100보다 작으면 작았지 크지는 않기 때문에 장점이라 말하긴 어렵다. 다만 라이더용 블루투스 헤드셋이라 말하기 위해 추가된 기능이 실로 엄청나다는 것이 본 글의 요점이다.
이렇게 작은 크기의 몸체(송신부)와 짝을 이루고 있는 스피커(수신부)는 라이더가 모터사이클을 탈 때 착용하는 헬멧의 안쪽 내피에 장착할 수 있는 특수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기존 이어폰형 블루투스 헤드셋의 단점(귓구멍에서 빠질 경우)을 보완한 것으로 본래 헬멧 안쪽 귓바퀴 부분에 비어 있는 공간에 감도가 높은 스피커를 부착함으로써 실용성과 만족스러운 착용감을 겸비하게 됐다.
여기에 설명이 조금 늦었지만, 휴롭 R100은 일반 블루투스 헤드셋(목걸이 또는 클립고정형)이나 기타 라이더용 블루투스 헤드셋(헬멧 외부에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과 달리 몸체를 헬멧 내부에 부착하는 형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딱히 밖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없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특징이다.
헬멧 내부에 몸체와 스피커를 부착하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몸체의 경우 기본으로 제공되는 ㄱ자 브라켓을 이용하거나, 벨크로 테이프(일명 찍찍이)를 사용해 부착하는 방식으로 고정할 수 있으며, 스피커는 헬멧 내피(내부에서 머리를 감싸는 패드)를 들어내고 스피커 연결선이 드러나지 않도록 안쪽으로 잘 정리한 다음, 귓바퀴가 들어가는 공간에 벨크로 테이프를 사용해 스피커를 떨어지지 않도록 잘 부착하면 된다.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라이더용 블루투스 기기를 보면 보통 몸체나 마이크 등이 헬멧 바깥으로 삐죽 튀어나와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는 라이더가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고, 무엇보다 시야를 가리지 않는 범위에 부착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헬멧 외부에 기기가 자리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휴롭 R100은 애당초 헬멧 내부에 장착하는 형태(작은 크기)로 만들어져 장착 후 라이더의 입장에서 봤을 때, 시야를 가리거나, 운전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전혀 없었다. 또한, 우천 시에도 방수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한 장점이다.
또한, 입과 몸체에 내장된 마이크가 조금 떨어져 있어 통화 시 목소리가 잘 들릴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시속 100km 가까이 속력을 내고 있는 상황에 걸려온 전화를 받았음에도 상대방이 내가 운전 중인 것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또렷하게 음성이 전달됐다(전화 통화 후 확인). 그리고 스피커의 감도 역시 상당히 우수한 편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목소리를 명확하게 들을 수 있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휴롭 R100에 내장된 마이크는 주행 중에 발생하는 주변 소음(주행풍, 배기소음 등)이 유입되지 않도록 걸러내고, 오직 라이더의 음성만 명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기능적인 튜닝이 되어 있다(시속 100Km 내외의 경우, 그 이상의 속도로 주행할 시 외장 마이크 옵션 필요).
또한, 스피커는 상대방의 음성이 명확하게 들릴 수 있도록 고음역에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다. 휴롭 R100이 다양한 기기를 지원한다고는 하나 본래 전화 통화를 목적으로 하는 기기인 만큼 스피커도 그에 맞춰 튜닝이 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굳이 완벽한 음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음악을 듣는데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스피커 볼륨은 총 7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볼륨 버튼을 한 번씩 누를 때마다 음량이 커지고, ‘따닥~’ 이렇게 연속적으로 버튼을 두 번 누르면 음량이 작아지는 방식을 택했다. 중요한 것은 휴롭은 통화 음량과 음악 및 내비게이션 음성안내 메시지의 음량을 서로 다르게 설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이다.
이를 반드시 기억해 행여나 음악을 청취할 때와 통화 음량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착각해 통화 음량을 한껏 줄여놓고 상대방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밖에 휴롭 R100은 버튼의 수가 3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버튼을 누르고 있는 시간(짧게는 1초에서 길게는 8초까지)이 기능의 동작을 좌우하며, 상태 표시창을 통해 점등되는 LED 색상(붉은색, 파란색)과 깜박이는 간격(짧게는 0.3초에서 길게는 30초 간격)을 통해 기능의 동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자세한 동작 방법은 패키지에 포함된 간단설명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나, 전문가인 나조차도 헷갈릴 정도로 설명이 모호한 부분이 있었다(예를 들어 사용자가 특정 기능을 수행한 다음, 기기가 자동으로 수행하는 기능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하지만 조작 방식이 간결한 편이라 몇 차례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금세 사용법을 익힐 수 있다.
기능 업그레이드로 편의성을 높이다!
휴롭 R100은 동사의 S100 모델의 업그레이드 제품이다. 휴롭 S100 역시 다양한 기능과 성능으로 라이더용 블루투스 헤드셋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많은 사용자가 아쉬움을 토로했던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몸체를 헬멧 안쪽에 장착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버튼을 조작하기 위해서 반드시 실드(헬멧 정면의 투명한 부분, 라이더의 눈을 보호해주는 역할)를 들어올려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헬멧 내부에 장착하는 발상의 전환은 좋았지만, 조작에 대한 부분은 분명 개선의 여지가 있었다.
이에 휴롭 R100은 음성조작 기능을 추가해 라이더가 버튼을 누르지 않고, 일정 크기 이상의 소리를 내어 전화나, 인터컴 기능(추후 설명)을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전화벨이 울리고 있을 때 ‘콜’이라고 외치거나, 주위와 확실하게 구분이 되는 그 어떤 소리라도 내면 곧바로 전화가 수신된다.
이런 음성조작 기능은 전작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라이더의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을 개선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물론 자동 수신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받기 싫은 전화는 어떻게 할 셈인가? 고로 음성조작 기능은 나름대로 획기적인 업그레이드가 틀림없다).
인터컴 기능이란?
라이더 전용으로 개발된 블루투스 헤드셋은 대체로 전화 통화 외에 복수의 헤드셋 기기를 서로 연결하여 무전기처럼 자체 통화가 가능하도록 해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것을 인터컴 기능이라 말하며, 다수의 모터사이클이 대열을 맞춰서 이동하는 장거리 투어나 라이더와 동승자(탠덤)가 커플로 대화를 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휴롭 R100과 S100은 모두 인터컴 기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지만 각각의 특징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S100 모델은 3대 이상의 기기를 연결해 인원을 통솔하는 리더(선두)가 전달하는 음성 메시지를 인터컴에 참여한 모든 인원(후속 인원)이 전달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직선 통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3대의 기기를 인터컴으로 연결해 각각 정해진 숫자에 따라 버튼을 눌러 통화하는 ‘3자 통화’ 기능을 지원한다.
R100 모델은 S100처럼 다수를 연결하는 기능을 제외한 대신 1:1 인터컴 기능을 더욱 가다듬었다. 그로 인해 100M까지 지원했던 기존 인터컴 거리가 최대 200M까지 늘어났으며, 음성조작 기능을 통해 인터컴 통화가 한결 수월해졌다.
실제 장거리 투어에서 R100 모델 2대를 인터컴으로 연결해보니 도달 거리는 약 130M 정도로 나타났으며, 무엇보다 라이더와 동승자가 커플일 경우 주행 중에 심심하지 않도록 계속 대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주위에 부러움을 살만하다.
휴롭 R100과 S100 모두 인터컴 상태에서 30초가량 대화가 없을 경우 자동으로 인터컴 연결이 해제되어 불필요한 배터리 소모를 방지했다. 다시 인터컴으로 대화를 하고 싶을 때 S100은 측면의 인터컴 버튼을 손으로 직접 눌러줘야 하지만, R100은 음성조작 기능으로 인해 간단히 ‘콜’이라고 외쳐주면 곧바로 인터컴으로 연결된다는 데 다소 차이가 있다.
또, 한가지 알아둘 것은 인터컴 연결 상태에서는 라이더로 등록된 기기만 휴대폰 또는 기타 블루투스 장치와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여기서 라이더는 인터컴 연결을 위해 페어링(연결모드) 상태에 들어갔을 때 인터컴 버튼을 눌러 다른 기기를 연결하는 모체의 역할을 한 사람을 뜻한다.
라이더로 등록된 기기는 인터컴 연결 직후 이전에 연결했던 휴대폰 또는 기타 블루투스 기기의 프로파일을 검색해 자동으로 연결을 시도한다(이 부분이 설명서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로써 라이더로 등록된 기기는 인터컴이 연결된 상태에서도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 음악 청취 등 다양한 기능을 함께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인터컴 통화 상태에서는 전화 통화나 음악 청취 등이 잠시 중단되며, 인터컴 연결이 해제되면(30초간 음성 입력이 없을 경우 자동 해제됨) 곧바로 해당 기능이 복구된다는 점도 알아두자.
세심한 배려, 감성품질까지 우수
지금까지 알아본 내용은 휴롭 R100이 라이더용 블루투스 헤드셋으로써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에 대한 부분이었다. 애플이 우수한 감성품질(사람이 감각적으로 느끼는 시각, 촉각 등 세심한 부분에 대한 품질을 의미)을 앞세워 출시한 ‘아이팟’은 후대에 길이 남을 정도로 손꼽히는 히트작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바로 휴롭 블루투스 헤드셋의 감성품질이다. 휴롭 R100을 가만 살펴보면 그 어디에도 나사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 휴롭 R100은 단 하나의 나사도 사용하지 않고 프라모델을 조립하듯 딱딱 끼워 맞추는 형태로 조립됐다.
이것은 휴롭 기기가 헬멧 내부에 장착되기 때문에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해 기기가 파손됐을 때 고정을 위해 쓰인 나사가 라이더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판단하에 미리 위험요소를 제거한 것이다. 이렇게 고정 나사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휴롭 R100의 완성도는 두말할 필요 없이 완벽했다.
또한, 휴롭 R100의 패키지에는 콘센트 방식의 전원 어댑터와 시가잭 방식의 충전기 2가지 충전 수단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까지는 여느 블루투스 헤드셋 제품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두 가지 수단 모두 USB 전원을 통해 충전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 충전을 위해선 반드시 USB 전원케이블이 필요하다.
이에 휴롭은 패키지에 2개의 USB 전원케이블을 제공하여, 주로 집이나 회사에 놓고 쓰는 전원어댑터와 모터사이클에 보관하는 시가잭 충전기를 아예 따로 구분해 보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결국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충전을 위해 USB 전원케이블을 챙겨다녀야 하는 수고가 줄어든 셈이다.
범용성 포기, 그러나 대안은 충분하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휴롭의 블루투스 헤드셋은 기능과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범용성을 포기했다는 점이다. IT 기기가 범용성을 지닌다는 것은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여러모로 보다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휴롭 R100의 스피커 연결 단자는 3.5파이 형식(일반 스테레오 이어폰 단자 규격)이 아닌 미니 커넥터 형식이다. 그리고 충전 단자 역시 일반적인 제품에 비해 훨씬 작은 크기. 이렇게 되면 사용자가 스피커나 이어폰을 임의로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충전도 반드시 전용 케이블을 이용해야만 하는 제약이 따른다.
그러나 휴롭 R100의 속을 들여다보니 범용성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타당한 이유가 눈에 들어왔다. 500원짜리 동전만 한 기판과 100원짜리 동전만 한 리튬 이온 배터리, 이것이 휴롭 R100의 전부다. 자그마한 기판에 블루투스 송수신기와 각종 기능을 담당하는 제어기, 버튼 입력부, 스피커/충전 단자 그리고 마이크까지 내장되어 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여기에 미니 커넥터가 아니라 3.5파이 이어폰 단자를 넣었다면 기판의 3분의 1 정도를 못쓰게 됐을 뿐만 아니라, 배터리 소모를 줄이면서 스피커에 충분한 출력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범용성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휴롭 측의 설명이다.
이런 설계를 바탕으로 휴롭 R100은 출퇴근 시간에 빵빵하게 음악을 들으면서, 간간이 전화 통화를 하면서 사용해도 3일 정도는 충전 없이 거뜬히 쓸 수 있었다. 또한, 4시간가량 신나게 내달린 장거리 투어에서도 음악과 내비게이션 음성안내를 함께 들으면서, 수시로 인터컴 통화를 했음에도 배터리는 충분했다(기술자료에 따르면 연속 통화 시 최대 8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함).
이렇게 장점을 승화시키기 위해 범용성을 포기했다곤 하지만 휴롭은 사용자를 위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옵션을 살펴보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휴대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고정 클립과 전용 이어폰이 마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내장 마이크 성능이 조금 부족하다 느낄 수 있는 라이더(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 시)를 위해 스피커와 외장 마이크를 일체형 옵션으로 만들어 미니 커넥터를 통해 손쉽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진정한 라이더용 블루투스 헤드셋
지금까지 살펴본 휴롭 R100은 모터사이클 라이더라면 충분히 눈여겨볼 만한 다양한 기능과 성능을 제공한다. 게다가 R100은 100% 한국에서 개발된 기술로 만든 제품이기에 특별함이 배가됐다.
무선의 유용함이 돋보이는 블루투스, 이것을 라이딩기어와 접목시킨 휴롭의 아이디어는 참신함 그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라이더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 “일단 써보면, 그 편리함에 반할 것이다”
글 / IT동아 이기성(wlrl@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