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Q? KU? QNA? 알쏭달쏭 삼성전자 TV 모델명 읽는 법
[IT동아 권택경 기자] 전자제품에는 보통 두 가지 이름이 있다. ‘모델명’과 ‘펫네임(Pet Name)’이다. 모델명은 제조사가 내부 규칙에 따라 체계적으로 붙인다. 얼핏 보면 알파벳과 숫자를 무작위로 나열한 것 같지만 규칙만 알면 이름만으로도 그 제품이 어떤 제품인지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입에 쉽게 붙는 이름은 아니다. 길고 복잡해서 기억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필요한 게 펫네임이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전자제품의 ‘애칭’들이다. 알기 쉬운 브랜드명과 숫자 혹은 알파벳 정도로 이뤄진다. 갤럭시 S22, 아이폰 12, 갤럭시북 프로, 그램15 등등…
스마트폰, 노트북 등 일부 분야에서는 펫네임이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도 많다. 기억하기 쉬운 펫네임이나 브랜드 이름이 있더라도 지나치게 넓은 제품군을 포괄해 변별력이 떨어질 때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텔레비전(TV)이다.
TV에는 보통 OLED, QLED 등 디스플레이 패널 종류에 따라 브랜드 이름을 붙인다. 여기에 해상도나 크기(평형) 정도를 알려주는 단어가 앞뒤에 추가로 붙는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TV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따지는 게 크기이니, 이것만 해도 충분하다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같은 패널과 해상도, 평형 제품이라고 해도 급에 따라서 화질이나 부가 기능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제품 특징을 빠르게 파악하고, 비교한 뒤 구매하고 싶다면 모델명을 읽는 법을 파악해두는 게 좋다. 특히 중고거래 상황처럼 판매자가 정확한 제품 사양을 모를 때 모델명이 의미하는 바를 알면 유용하다. 이번 시간에는 삼성전자 TV 모델명을 읽는 법을 준비해봤다.
삼성전자 TV 모델명 공식=패널 종류/화면크기/출시 연도+사양/판매방식
예시1. KQ50QNA90AFXKR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50인치 네오 QLED TV 제품이다. 이 제품 모델명은 KQ/50/QNA90A/FXKR 이렇게 네 부분으로 나눠 해석할 수 있다. 먼저 KQ는 2020년 이후 출시된 QLED TV 제품에 붙는 기호다. 2019년 이전 제품에는 QN이 붙는다. 그다음에 오는 50은 화면 크기를 의미한다.
QNA90A는 2021년 출시된 네오 QLED 4K(3840x2160) 해상도 제품 중 최고급형 제품을 뜻한다. 네오 QLED는 미니 LED를 적용해 밝기, 선명도, 명암비를 개선한 삼성전자의 차세대 LCD 패널이다. 올해 출시된 제품 중 네오 QLED 4K 제품에는 이렇게 QNAxxA 형식의 모델명이 붙는다. 숫자 부분은 제품 사양을 나타낸다. 높을수록 더 고급형 제품이다. 최고급형인 90 아래로는 고급형 85가 있다. 85와 90은 전반적인 성능과 기능은 비슷하지만 색상과 명암 표현을 더 풍부하게 해주는 고명암 대비(HDR) 성능에서 차이가 난다.
네오 QLED 제품 중 8K 해상도 제품에는 QNAxxx 형식의 모델명이 붙는다. QNA800, QNA900 두 종류가 있다. 최상위 제품인 QNA900은 화면 테두리(베젤)가 거의 없는 '인피니티 스크린'을 지원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HDR, 스피커 성능도 더 뛰어나다.
미니 LED가 적용되지 않은 일반 QLED 제품도 있다. 2021년형 QLED 제품에는 모델명이 QAxxA 형식으로 붙는다. QNA에서 ‘네오’를 의미하는 N이 빠졌다고 보면 된다. 중고급형인 QA80A, 중급형인 QA70A, 보급형인 QA60이 있다. 이 모델명 형식은 매년 바뀌기 때문에 어떤 형식인지를 보면 정확한 출시 연도도 알 수 있다. 2020년 제품은 QxxTA, 2019년 제품은 QxxRAm, 2018년 제품은 QxxFNA 형식이다.
마지막 FXKR은 판매 국가를 의미한다. FXKR은 한국 판매 제품을 의미한다. 해외 판매 제품에는 FXZA가 붙는다. 다만 삼성 TV는 국내 판매 제품과 해외 판매 제품 모델명 체계가 다르므로 마지막 판매 국가 코드 외에도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네오 QLED 제품 국내 모델명은 QNAxxA 형식이지만 해외 제품은 QNxxAA 형식으로 붙는다. 마찬가지로 일반 QLED 제품도 QAxxA가 아니라 QxxAA 형식으로 붙는다.
예시2. KU85UA7000FXKR
QLED 제품이 아닌 일반 UHD(4K 해상도) TV 제품에 붙는 모델명 형식이다. 예시 제품은 85인치 UHD TV 중 보급형에 속하는 제품이다. KU/85/UA/7000/FXKR 이렇게 나눠서 읽어볼 수 있다. 먼저 KU는 일반 LED 제품 중 2020년 이후 출시 제품에 붙는 기호다. 2020년 이전 제품에는 UN이 붙는다. 그다음 숫자는 화면 크기를 의미한다. 이 제품의 경우 85인치 제품이다.
UA는 출시 연도를 나타낸다. UA는 2021년, UT는 2020년, RU는 2019년, NU는 2018년을 의미한다. 그다음 네 자리 숫자는 제품 사양에 해당하는 숫자다. 가장 보급형인 7000부터 8000, 8100, 9000, 9500 순으로 올라간다. 9000 이상 제품에는 영상에 맞춰 소리가 움직이는 듯한 무빙 사운드를 지원한다. 자동 저지연 모드(ALLM), 게임 모션 플러스, 게임바 등 게임에 최적화한 부가 기능도 9000 이상 모델만 지원한다.
마지막 부분은 QLED 제품 때와 마찬가지로 국내 판매 제품과 해외 판매 제품에 따라 나뉘지만, 전반적인 모델명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마지막 부분 외에도 차이가 난다. 국내 판매 제품의 경우 2020년 이전 제품에는 가장 앞에 UN이, 2020년 이후 제품에는 KU가 붙지만 해외 판매 제품은 2020년 이후 제품이라도 UN이 붙는다.
삼성전자 TV 모델명은 각 부분이 한 가지 의미로 똑떨어지는 게 아닌 데다, 매년 형식이 바뀌므로 다소 직관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결국 핵심이 되는 정보는 숫자와 그 앞뒤에 있는 알파벳에 있기 때문에 그 부분만 집중해서 보면 된다. 두 예시에서 ‘50QNA90’, ‘85UA7000’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의 의미만 파악하면 제품 크기, 패널 종류, 사양, 출시 연도를 모두 알 수 있다.
모델명을 확인할 때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점은 모델명 체계 자체는 어디까지나 제조사가 자의적으로 정한다는 점이다. 제조사가 제조사의 필요에 따라, 자체적으로 붙이는 규칙이므로 삼성전자의 경우처럼 해가 넘어갈 때마다 제품군을 정비하며 모델명 체계를 바꾸기도 한다. 따라서 정확한 제품 사양 파악을 위해서는 가급적 제조사 설명이나 판매자가 제공하는 제품 상세 정보도 함께 확인하는 게 좋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