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0nm기반 코어 프로세서의 선봉장, 인텔 코어 i9-11980HK
[IT동아 남시현 기자] 지난 5월 12일, 인텔이 10nm(나노미터, 10억 분의 1m) 슈퍼 핀 공정을 채택한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추가로 공개했다. 2020년 9월 공개한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열설계 전력 12~28W의 저전력 프로세서였고, 5월에 공개된 제품은 45W 고성능 프로세서다. 지난 2019년 말, 인텔은 10nm 공정 기반의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 아이스레이크)를 공개했었지만, 상위 버전인 고성능 프로세서를 14nm 공정(코드명 : 코멧레이크)으로 출시해 같은 10세대 안에서 공정이 나뉘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저전력과 고성능 모두 10nm로 출시해 제품 전체의 성능을 크게 끌어올렸다.
5월에 추가로 공개된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윌로우 코브(Willow cove)’ 마이크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코드명 ‘타이거레이크-H’로 불린다. 프로세서는 6코어 12스레드 및 8코어 16스레드로 나뉘며, 최대 5GHz의 동작 속도를 발휘한다. L3 캐시는 등급에 따라 12 혹은 24MB를 탑재하며, 최대 3,200MHz로 동작하는 DDR4 128GB 메모리까지 지원한다. 장치 간 통신 규격인 피시아이 익스프레스(PCI Express)는 4.0 버전을 지원하며, CPU 단독으로 최대 20개의 레인(Lane)을 지원한다. 인텔의 새로운 고성능 프로세서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인텔 코어 i9-11980HK, 그 성능은
인텔 코어 i9-11980HK는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중 가장 높은 성능을 갖춘 프로세서며, 유일하게 오버클록(Overclock)을 지원한다. 현존하는 인텔 노트북 프로세서 중 가장 성능이 높은 프로세서다. 국내에서는 기가바이트, MSI, 델에서 출시한 노트북에서만 접할 수 있는데, 인텔 코어 i9-11980HK와 엔비디아 RTX 3080 16GB를 탑재한 MSI GE76 레이더 11UH로 여러 가지 성능 테스트를 진행해본다.
MSI GE76 레이더 11UH(이하 MSI GE76)는 17.3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춘 대형 노트북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델은 4K(3,840x2,160) 해상도를 지원하나, 리뷰용 샘플은 FHD(1,920x1,080) 해상도 360Hz를 지원하는 게 차이점이다. 메모리는 16GB DDR4 3,200MHz 두 개가 장착돼있고, 그래픽 카드는 TGP(Total Graphics Power, 최대 그래픽 전력) 165W 급의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80 16GB GDDR6를 탑재하고 있다.
MSI GE76에 탑재된 인텔 코어 i9-11980HK는 기본 속도 2.6GHz, 최대 속도 5GHz를 지원하며, 인텔 i7-10750와 비교해 2배에 달하는 24MB L3 캐시를 탑재하고 있다. 코어 수는 8코어 16스레드며, 인텔 터보 부스트 맥스 테크놀로지 3.0(ITBM 3.0)을 지원해 성능을 끌어올렸다. CPU 성능 잠금이 해제된 K 프로세서여서 사용자가 직접 바이오스 상에서 프로세서의 속도, 전력량, 메모리, 마더 보드(메인 보드)의 성능을 조절할 수 있고, 인텔 익스트림 튜닝 유틸리티를 활용해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프로세서의 열설계전력(TDP)은 45W로 맞춰져있고, 냉각 체계는 6개의 히트 파이프와 2개의 쿨링팬을 갖춘 적용된 MSI의 쿨러 부스트 5가 적용돼있다.
영상 편집부터 게임까지 다재다능한 성능
인텔 코어 i9-11980HK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프로세서 성능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및 게임을 실행했다. 테스트에 사용한 벤치마크는 PC마크 10, 블랜더, 핸드브레이크를 활용했고, 게임은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토탈워: 워해머 2, 로스트아크, 세 종류를 실행했다. 가장 먼저 PC마크 10을 실행했다. PC마크 10은 앱 실행 속도와 화상회의, 웹브라우징 성능을 포함한 에센셜 항목, 엑셀 및 워드 작업이 포함된 생산성, 사진 및 영상, 3D 렌더링이 포함된 디지털 콘텐츠 생성 세 가지 항목을 시험하며, 해당 점수를 토대로 다른 장치와 상대적으로 성능을 비교할 수 있다.
MSI GE76이 PC마크 10 전체 테스트에서 획득한 점수는 에센셜 9,813점, 생산성 9,147점, 디지털 콘텐츠 생성 10,642점이다. 종합 점수는 7,061점으로 현재 출시된 모든 노트북 중 10순위 안에 드는 수준이다. 오버클록으로 성능을 끌어올린다면 순위는 다섯 순위 안에는 들 정도로 높은 점수다.
3D 렌더링 프로그램인 블랜더(blender) 결과도 비슷했다. 블랜더 벤치마크는 고정된 프로젝트를 몇 초 안에 렌더링을 끝내는지 비교하는 식으로 진행되며, 빠를수록 성능이 높다. 테스트는 6개 항목 중 bmw27과 classroom 두 개만 진행했다. 해당 결과에서 인텔 코어 i9-11980HK가 보여준 속도는 bmw27이 3분 22초, classroom이 8분 45초로 나타났다. 두 개의 테스트 결과를 조합할 때 인텔 i9-11980HK의 렌더링 속도는 AMD 라이젠 7 3700X 혹은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1950X, 인텔 i9-9900KF와 비슷하다.
영상 인코딩 프로그램인 핸드브레이크(HandBrake)를 활용해 4K 영상의 변환 속도를 확인했다. 테스트에 사용한 영상은 2분 13초 길이의 1.79GB 4K 해상도 영상이며, 매우 빠른 1080p30과 빠른 1080p30, 고품질 1080p30 서라운드, 최고 품질 1080p30 서라운드 규격을 h.264 코덱 MP4 파일로 변환했다. 매우 빠른 속도에서는 초당 50프레임을 처리해 1분 21초가 소요됐고, 빠른 속도에서는 초당 38프레임을 처리해 1분 45초가 소요됐다. 고품질은 초당 30프레임을 처리해 2분 12초가 소요됐고, 최고 품질에서는 초당 20프레임씩 처리해 3분 18초가 소요됐다.
파일 압축 프로그램인 7-Zip에 내장된 벤치마크를 활용해 인텔 코어 i9-11980HK의 압축 및 해제 성능을 확인했다. 파일 압축은 프로세서의 연산 처리 속도가 빠를수록 속도가 빠르다. 측정값은 초당 몇백만 회의 연산을 처리하는지를 나타내는 MIPS(Million Instructions per second)로 산출된다. 인텔 코어 i9-11980HK의 결과는 72,998 MIPS로 확인되며, 압축 속도는 초당 55.11MB, 압축 해제 속도는 초당 933.7MB에 달한다. 동일한 세대의 인텔 코어 i7-1185G7의 결과가 약 26,000 MIPS인 점을 감안하면 두 배를 넘는 성능이다.
네 가지 테스트를 통해 확인한 인텔 i9-11980HK의 성능은 인텔 10세대 i7 급, 혹은 3세대 AMD 라이젠 7 프로세서 데스크톱과 견줄만한 편집 능력을 제공한다. 영상 측면에서는 4K로 영상을 촬영한 다음 FHD로 편집하는 조건에 적합하고, 4K 영상을 그대로 편집하더라도 성능에 부족함이 없다. 3D 렌더링이나 고 연산 작업 등에서도 노트북 수준에서는 최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노트북인데 성능은 웬만한 데스크톱 이상
게이밍 성능도 데스크톱에 필적한다. 게임 사양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지만, 프로세서 역시 그래픽 카드의 성능에 맞는 수준을 골라야 한다. 그래픽 카드 성능과 비교해 프로세서의 연산 처리 능력이 부족할 경우 병목 현상이 발생해 성능이 떨어진다. MSI GE76는 현존 최고 사양인 엔비디아 RTX 3080에 인텔 코어 i9-11980HK가 조합됐으므로 최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테스트는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를 비롯해 로스트아크, 워해머: 토탈워 2를 실행했다.
우선 게임 성능을 일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결과를 보자. 해당 결과에서 인텔 코어 i9-11900HK가 획득한 점수는 23,534점이며, 엔비디아 RTX 3080이 획득한 점수는 30,982점이다. 종합 점수는 24,814점으로 확인된다. 해당 성능이면 배틀필드 5를 QHD(2,560x1,440) 해상도도 110프레임 이상, GTA 5도 FHD 해상도로 100프레임 이상으로 즐길 수 있다. 비교적 사양이 높은 레드 데드 리뎀션 2도 FHD 울트라 기준 55프레임 이상, QHD 울트라 기준 45프레임 이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토탈워 시리즈는 그래픽 카드의 성능보다도 CPU 성능이 미치는 영향이 큰 게임이다. 대규모 공성전을 구현하고 있어서, 다른 게임들보다 CPU 자원 소모가 훨씬 많다. 워해머: 토탈워 2의 배틀 벤치마크를 FHD 울트라 해상도로 진행한 결과는 평균 113.7 프레임으로 확인된다. 해당 게임을 FHD 45~55프레임으로 즐기기 위한 권장 사양이 인텔 코어 i5-4570이니 두 배 이상은 높은 성능이다. 해당 결과로 볼 때, 훨씬 사양이 높은 토탈워: 삼국을 비롯해 올해 말 출시 예정인 토탈워: 워해머 3도 FHD 기준 60프레임은 충분히 기대해도 좋다.
MMORPG 게임 로스트아크를 실행한 결과에서는 FHD 해상도 기준 최고 옵션에서 220~250프레임을 제공한다. 로스트아크의 FHD 권장 사양이 인텔 i5 및 AMD 라이젠 5 이상 프로세서에 지포스 GTX 1050인 만큼 높은 결과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 4K 최고 옵션 권장사양이 지포스 RTX 2080지만, MSI GE76이면 4K 게이밍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화면 전환이 빠른 액션과 화려한 효과가 많긴 하지만, FHD 해상도 기준 200프레임을 넘으므로 화면이 끊어지거나 느려지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로스트아크가 국내 게임 중 사양이 가장 높은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어지간한 게임은 4K 해상도에서도 최고 성능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조건에서 최고를 찾는다면
인텔 코어 i9-11980HK는 활용도가 뚜렷한 프로세서다. 고성능이 필요한 영상 및 3D 렌더링 작업, 그리고 최신 데스크톱의 성능과 맞먹는 노트북이 필요한 경우다. 테스트를 통해 종합한 성능은 9세대 인텔 코어 i9-9900K나 AMD 라이젠 7 3700X에 근접하는데, 3kg도 안 되는 노트북으로 이 정도 성능을 구현했다는 것 자체가 인상적이다. 실제로 활용한다면 모니터 2대를 연결해 데스크톱을 대신하는 목적으로 써도 좋고, 어디에서든 고사양 게임을 즐기고 싶은 경우에 좋다.
다만, 현존 최고 수준의 성능답게 가격도 최고 수준이다. 리뷰에 사용된 MSI GE76 레이더 11UH의 경우에는 450만 원대 후반이며, 기가바이트 어로스 17X YD i9 리미티드 모델도 460만 원대다. 델 에일리언웨어 x17 R1은 480~530만 원대에 육박한다. 그야말로 ‘현존하는 최고의 사양과 성능’이라는 타이틀을 원하는 사용자가 선택할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