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향한 ‘취향저격’ LG 스탠바이미
[IT동아 김영우 기자] 요즘 사람들은 예전에 비해 TV를 자주 보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소파 혹은 침대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즐기는 광경이 일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TV가 매력 없는 제품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화면이 큰 데다 거실의 가장 좋은 위치에 놓이기 마련이라 소파에 앉아 편하게 시청하기엔 제격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오래 이용하다 목이나 팔이 뻐근해진 기억은 현대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TV처럼 편하게, 태블릿처럼 다채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은 없을까?
LG전자의 스탠바이미(27ART10AKPL)는 이런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아이디어 제품이다. 태블릿보다 큰 27인치(69cm)의 화면, 자유롭게 높이/각도 조절 및 위치 이동이 가능한 다기능 스탠드를 갖췄다. 여기에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할 있는 앱을 내장하고 외부기기 연결 기능도 제공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즐기는 ‘프라이빗 스크린’
LG 스탠바이미의 디자인은 생소하면서도 한편으론 익숙하다. 얼핏 보기에는 옷걸이에 TV를 걸어 둔 것 같기도 하고 목이 아주 긴 모니터를 보는 것 같기도 하지만, 예전에 이런 물건이 나온 적이 있었나? 생각해보면 그건 아니기 때문이다. LG전자에선 이 제품을 TV가 아닌 ‘프라이빗 스크린’이라는 이름으로 분류하고 있다.
제품의 핵심은 스탠드다. 스탠드의 봉 길이는 1,137mm이며 한 켠에 27인치의 화면이 달렸다. 화면의 높이를 1,195 ~ 1,395mm 사이에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전후 각도도 바꿀 수 있어 소파나 침대, 혹은 바닥 등 어떤 위치에 사용자가 있더라도 만족스러운 자세로 시청이 가능하다. 그리고 화면을 90도 돌려 세로로 길게 볼 수도 있다. TV나 모니터 같은 가로 화면 외에 스마트폰 같은 세로 화면을 선호하는 다양한 소비자의 취향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 화면 높낮이나 각도를 변경할 수 있는 것도 좋다.
또 하나의 핵심 기능은 자유로운 이동이다. 스탠드 바닥에는 5개의 무빙휠(바퀴)이 달려있어 살짝 밀어 부드럽게 이동시킬 수 있다. TV는 거실, 모니터는 책상 위, 스마트폰은 주머니 속이 주요 거치 장소였지만 스탠바이미는 그렇지 않다. 가끔은 소파 위에서, 또 가끔은 침대 위나 책상 근처에서 위치를 바꿔가며 즐길 수 있다. 다만 무게(17.5kg)가 상당하기 때문에 본체를 들고 다니긴 힘들다.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먼 거리까지 가지고 다니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
이렇게 이동이 자유로운 제품이 케이블을 줄줄 달고 다닌다면 상품성이 크게 저하될 것 같은데, 다행히도 LG 스탠바이미는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어 전원 어댑터 연결 없이도 구동이 가능하다. 배터리 구동 가능 시간은 최대 3시간이다. 영화 두어 편 볼 정도는 되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익숙했던 소비자라면 약간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태블릿도 TV도 아닌 새로운 감각
LG 스탠바이미의 화면은 27인치 크기에 풀HD급(1,920 x 1,080 해상도) 화질을 제공한다. 요즘 나오는 TV처럼 50인치 이상의 큰 화면에 UHD급(3,840 x 2,160 해상도)의 초고화질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태블릿을 좀 더 큰 화면에서 편하게 즐긴다는 생각으로 이용한다면 납득할 수 있겠다. 광시야각 지원 IPS 패널을 탑재하고 있어 어떤 위치에서 보더라도 왜곡 없는 색감을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스피커도 기대 이상으로 표현력이 좋고 음량도 충분하다.
LG 스탠바이미의 화면은 터치 기능을 지원하므로 태블릿처럼 손으로 직접 조작할 수 있으며, 동봉된 무선 리모컨을 통해 TV처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리모컨은 요즘 나오는 LG 스마트 TV의 것과 유사한 디자인이다. 숫자 버튼을 생략해 최대한 간결하게 구성했으며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단축 버튼도 갖췄다.
LG 스탠바이미는 얼핏 태블릿 같은 화면 구성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내장된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가 아닌 웹OS(WebOS)다. 이는 LG전자 스마트TV에 주로 적용되는 영상기기 특화 운영체제다. 화면 구성은 스마트폰과 유사하게 손질했지만 안드로이드나 iOS처럼 굉장히 많은 앱을 지원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유튜브나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과 같은 주요 OTT 서비스는 상당수 지원하며, 웹브라우저도 이용할 수 있어 사용자의 활용 방법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일반적인 TV처럼 지상파 방송 수신용 튜너는 내장하고 있지 않지만 와이파이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일부 종편(TV조선, 채널A, MBN, 연합뉴스 등) 및 홈쇼핑 등 몇 개 채널을 바로 볼 수 있는 ‘LG채널’ 앱을 기본 제공하므로 아쉬운 대로 TV처럼 쓰는 것도 가능하다.
본체 후면에는 외부 AV기기 연결이 가능한 HDMI 포트도 갖췄다. 이를 통해 셋톱박스를 달고 케이블TV나 IPTV를 시청하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만 그 경우 LG 스탠바이미의 가장 큰 장점인 이동성이 희생되므로 추천할 수는 없겠다. 그 외에 휴대용 저장장치(USB 메모리, 외장하드)를 꽂아 동영상이나 음악 파일 재생도 가능한 USB 포트도 갖췄다.
만약 내장된 콘텐츠만으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모바일 화면 공유 기능(미러링)을 이용하자. 본체 뒤의 NFC태그에 스마트폰을 접촉시키면 해당 기기를 등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영상과 음성을 LG 스탠바이미를 통해 즐길 수 있다. 2021년 9월 현재 안드로이드 기기만 가능하지만 올해 내에 iOS 기기도 화면 공유 기능을 쓸 수 있도록 업데이트 할 예정이라고 한다.
LG전자의 취향저격, 성공했나?
LG 스탠바이미는 모바일 기기와 TV의 특성을 모두 갖춘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다. TV처럼 편하게, 그리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거실이나 주방, 침실 등 다양한 장소로 옮겨 다니며 큰 화면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도 잘 어울리는 제품이다.
물론 TV에 비하면 화면이 작은 편이라는 점, 안드로이드가 아닌 웹OS를 탑재하고 있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비하면 지원하는 콘텐츠 수가 적다는 점에 아쉬움을 느낄 사용자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외의 장점이 이런 아쉬움을 충분히 상쇄한다. 무엇보다도 이전에는 없던 형태의 제품이기 때문에 기존의 TV나 태블릿 등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려울 것이다.
LG전자 스탠바이미(27ART10AKPL)의 정가는 109만 원이다. 이 비용이면 화면이 훨씬 큰 60~70인치급 TV도 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하니 LG전자의 ‘취향저격’ 작전은 성공한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