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원한 고성능,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30 M.2 NVMe 히트싱크
[IT동아 김영우 기자] 요즘 PC용 저장장치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역시 PCIe 4.0(PCIe Gen4) 인터페이스 기반의 M.2(NVMe) SSD다. 기존의 PCIe 3.0 규격 제품 대비 2배에 달하는 데이터 읽기 및 쓰기 속도를 내므로 PC 전반의 체감적 속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AMD의 3세대 라이젠 시리즈 및 인텔의 11세대 코어 시리즈를 비롯한 프로세서 제품군, 그리고 콘솔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5(PS5)에서 PCIe 4.0 SSD를 본격 지원하면서 이에 부합하는 제품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지난 달 출시된 씨게이트(Seagate)의 파이어쿠다(FireCuda) 530 M.2 NVMe(이하 파이어쿠다 530) 역시 그러한 제품이었다.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30은 최대 4TB의 대용량에 읽기 7300MB/s, 쓰기 6900MB/s(2TB, 4TB 모델 기준)에 달하는 동급 최상위권 수준의 속도도 제공한다.
다만 고성능 SSD의 숙명처럼 따라오는 높은 발열은 다소 아쉬움을 줬는데 뒤이어 방열판을 더해 열 배출능력을 높인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30 M.2 NVMe 히트싱크(이하 파이어쿠다 530 히트싱크)’ 모델이 출시되었다. 성능과 더불어 안정성과 내구성까지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일반 모델과 같은 사양, 고성능 방열판 추가로 냉각 성능 향상
파이어쿠다 530 히트싱크는 일반적인 M.2 SSD의 형태인 2280(22 x 80mm) 사이즈의 제품으로 요즘 팔리는 대부분의 데스크톱 PC용 메인보드에 호환된다. PCIe 4.0 미지원 기존 시스템에도 이용은 가능하지만 이렇게 하면 성능 역시 PCIe 3.0 수준으로 저하된다는 점을 알아 두자.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두툼한 방열판이다. 파이어쿠다 530 히트싱크에 탑재된 방열판은 PC용 냉각 시스템 전문 제조사인 EKWB와 협력해서 개발한 것으로, 두께 1cm 정도의 알루미늄 합금 재질로 제작했다. 제품 전면뿐 아니라 후면까지 덮고 있어 좋은 냉각 성능을 기대할 만하다.
다만 방열판 탑재 때문에 제품의 두께가 두꺼워진 만큼, 내부가 좁은 노트북에는 호환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데스크톱 이용자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노트북 사용자라면 구매 전에 내부 공간의 여유를 살펴보자. 참고로 PS5에는 문제없이 호환된다고 제조사는 밝혔다.
내구성, 수명도 기대할 만
그 외의 사양은 기존의 파이어쿠다 530과 완전히 같다. 용량에 따라 500GB / 1TB / 2TB / 4TB 4가지 모델을 선택할 수 있으며, SSD의 전반적인 구동을 제어하는 컨트롤러는 전작인 파이어쿠다 520에 탑재된 파이슨 E16보다 성능이 향상된 E18을 탑재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플래시 메모리는 3D TLC NAND를 적용했다. 3D NAND는 밀도당 저장용량이 높고 내구성과 전력효율이 높아 요즘 나오는 최신 SSD에 주로 적용된다.
내구성을 짐작할 수 있는 총 쓰기 가능 용량(TBW) 수치도 4TB 모델 기준 5100 TBW로 매우 높다. 이는 매일 200GB를 쓰고 지우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70여년 가까이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참고로 2TB 모델은 2550 TBW, 1TB 모델은 1275 TBW, 500GB 모델은 640 TBW다. SSD는 대용량 모델일 수록 전체 셀(저장소자)을 고르게 이용할 수 있어 내구성 면에서 유리하다. 다만 500GB 모델의 640 TBW 역시 시중에서 팔리는 SSD 중에 낮은 수치는 아니므로 어떤 모델을 이용하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또 다른 내구성 관련 수치인 MTBF(평균무고장시간) 역시 전 모델 180만 시간을 확보했다.
데이터 복구 지원, 전용 소프트웨어도 주목
사후지원 역시 주목할 만한데 5년의 긴 보증 기간을 제공, 기간 내에 제품에 이상이 발생하면 새 제품으로 교환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제품 고장으로 인해 손상된 데이터의 복구까지 해주는 레스큐(Rescue) 데이터 복구 서비스를 3년간 지원한다는 점이 타사 제품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레스큐 데이터 복구 서비스는 기간 내 1회를 무상 제공하며 제조사의 발표에 따르면 복구 성공율이 95%에 이른다고 하니 이게 사실이라면 상당한 혜택이다.
소프트웨어 지원도 눈 여겨 볼만 하다. 전용 소프트웨어인 씨게이트 SSD 전용 관리도구인 ‘SeaTools SSD’를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현재 SSD의 사용률이나 온도, 총 쓰기 용량, 남은 수명 등의 전반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그리고 펌웨어 업데이트, 데이터 삭제, 부팅 USB 제작, 성능 최적화 등의 다양한 관리기능을 지원하므로 한층 효율적으로 제품을 이용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 외에도 기존 저장장치에서 운영체제 및 소프트웨어, 각종 파일 등을 새 SSD로 복제해 바로 부팅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주는 ‘DiscWizard’ 소프트웨어도 씨게이트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로드 가능하다.
인상적인 성능, 더 인상적인 냉각 능력
제품 성능은 어떨까? 제조사에서 밝힌 사양에 따르면 4TB 및 2TB 모델의 순차 읽기/쓰기 속도는 최대 7300/6900 MB/s이며 1TB 모델은 최대 7300/6000 MB/s, 500GB 모델은 최대 7000/3000 MB/s다. 본래 SSD는 고용량 모델일수록 높은 성능을 낸다. AMD 라이젠9 5950X CPU에 32GB DDR4 메모리, 그리고 지포스 RTX 3070 그래픽카드 및 MSI X570 메인보드로 구성된 윈도우10 PC를 이용,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30 히트싱크(2TB)의 성능을 측정해봤다. 참고로 벤치마크 수치는 테스트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저장장치의 성능을 벤치마크 하는 크리스탈디스크마크(CrystalDiskMark 8.0)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해봤다. 테스트결과, 순차적 묶음 전송속도 항목에서 읽기 6407.28MB/s, 쓰기 6489.85MB/s의 속도를 냈다. 제조사에서 밝힌 수치(읽기 7300MB/s, 쓰기 6900MB/s)에 비하면 약간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현재 팔리는 동급 제품 중에 최상위권이라는 건 사실이다. 순간적인 반응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4K 관련 읽기 및 쓰기 속도 역시 상당히 양호하다.
더 흥미로운 건 벤치마크를 여러 번 반복하더라도 성능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벤치마크 소프트웨어 구동은 해당 하드웨어의 최대성능을 이끌어내는 작업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발열로 성능이 저하되곤 한다. 하지만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30 히트싱크의 경우, 실제로 5번 연속 크리스탈디스크마크를 구동한 후 나온 수치를 살펴보면 순차적 묶음 전송속도가 읽기 6408.72 MB/s, 쓰기 6345.48 MB/s로 이렇다할 큰 변화가 없었다.
SeaTools SSD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살펴본 제품의 평상시 온도는 섭씨 35도 전후인데 여러 차례의 벤치마크를 구동한 후에도 온도는 섭씨 47도 정도 까지만 올라갔다. 참고로 완전히 같은 사양에 방열판만 없는 파이어쿠다 530의 경우는 같은 상황에서 섭씨 71도까지 온도가 상승한 바 있다(이전 리뷰 참고). 방열판 하나의 효과가 상당한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안정성이나 내구성 면에서 훨씬 긍정적이다.
고성능에 안정성까지 원한다면
PCIe 4.0 시대가 개막하면서 SSD의 고성능 경쟁이 본격화되었다. 하지만 높은 동작속도에 빠른 발열의 상승, 그리고 그에 따른 안정성 및 내구성 불안도 커졌다. 물론 높은 발열 속에서도 무리 없이 잘 작동하는 제품도 많지만, 소중한 정보를 다수 저장해야 하는 사용자 입장에선 아무래도 불안하기 마련이다.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30 히트싱크 제품은 이런 불안을 품은 소비자를 위한 SSD다. 동급 최고 수준의 성능과 더불어 효율적으로 발열을 낮추는 고성능 방열판을 기본 탑재했다. 이와 더불어 5년의 긴 보증 기간, 그리고 고장 발생시 손상된 데이터까지 되살려주는 레스큐 데이터 복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고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게이머나 콘텐츠 제작자, 전문가 등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2021년 8월 온라인 판매가 기준,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30 히트싱크는 500GB 모델이 21만 900원, 1TB 모델이 33만 9,000원, 2TB 모델이 65만 4,200원에 팔리고 있으며 4TB 모델은 132만 4,000원이다. 방열판 없는 파이어쿠다 530 대비 2만원 정도 더 비싼데, 이 정도 추가 비용이면 충분히 투자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