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PCIe 4.0으로 성능 2배, 마이크론 크루셜 P5 플러스 NVMe M.2 SSD
[IT동아 김영우 기자] 인텔과 AMD의 PC용 최신 프로세서는 시스템의 연산능력을 크게 높이는 것 외에 저장장치의 혁신도 불러일으켰다. 3세대 AMD 라이젠, 그리고 11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 이후부터 PC 시스템에서 PCIe Gen4(PCIe 4.0) 인터페이스 기반의 SSD를 지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의 PCIe 3.0 기반 SSD에 비해 2배 이상 빠른 데이터 읽기 및 쓰기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시스템 전반의 체감속도를 높이는 데 한몫을 한다. 새 PC를 구매하려 한다면 PCIe 4.0 지원 SSD를 주목하는 것이 좋다.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 역시 PCIe 4.0 지원 SSD를 출시했다. 이번에 소개할 ‘마이크론 크루셜 P5 플러스(Micron Crucial P5 Plus)’가 그것으로, 국내 유통은 대원씨티에스에서 담당하고 있다. 그동안 무난한 품질과 성능, 그리고 적당한 가격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던 마이크론 크루셜 P5 SSD의 후속 모델이며, PCIe 4.0 지원을 통한 성능 향상뿐 아니라 발전한 3D 낸드 및 컨트롤러를 통한 우수한 내구성 및 안정성도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이다. 게이머 및 콘텐츠 제작자를 비롯한 다양한 고급 사용자에게 적합한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제품의 외형 및 기본 구성
상당수의 SSD 브랜드가 외부업체에서 낸드 플래시를 비롯한 핵심 부품을 공급받아 제품을 만드는 반면, 마이크론은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메모리 생산업체 답게 대부분의 핵심 부품을 자체적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몇몇 중소 브랜드의 SSD처럼 갑자기 사업 철수를 하거나 해서 사후지원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마이크론의 제품을 국내에 유통하는 대원씨티에스 역시 PC 관련기기 유통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고참 업체이기도 하다. 제품을 사면 대원씨티에스 유통의 정품임을 표시하는 스티커를 제공하니 이를 제품 본체에 붙여 두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5년의 보증 기간 동안 정상적인 A/S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제품 패키지에는 본체와 더불어 간단 사용 설명서, 그리고 메인보드에 SSD를 고정하는 나사가 함께 들어있다. 이런 나사는 메인보드에 포함된 것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데, 곧잘 잃어버리곤 한다. 이렇게 SSD 구매 시 나사를 함께 제공하는 건 좋은 정책인 것 같다.
PCIe 4.0 지원하는 최신 PC에 최적
제품의 외형은 전형적인 2280(22 x 80mm) 사이즈의 M.2 규격 SSD다. 고속 데이터 전송 기술인 NVMe를 지원하는 M.2 슬롯에 꽂아 설치하며, 최근 2~3년 사이에 나온 대부분의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에 호환이 될 것이다. PCIe 4.0을 지원하지 않고 기존의 PCIe 3.0만 지원하는 M.2(NVMe) 슬롯에도 이용은 가능하지만 이 때는 성능 역시 PCIe 3.0 수준으로 낮아지므로 참고하자. 크루셜 P5 플러스의 최대 성능을 살리려면 역시 3세대 AMD 라이젠, 혹은 11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 이후의 프로세서가 탑재된 PC에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용량 기준으로 500GB와 1TB, 2TB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SSD는 대개 전체 용량이 큰 모델일수록 성능과 수명 면에서 유리한데 마이크론 크루셜 P5 플러스의 경우, 제조사 공식 사양 기준으로 전 모델이 읽기 속도 최대 6,600MB/s, 쓰기 속도는 최대 5,000MB/s의 균일한 성능을 내는 것이 특이하다. 기존 PCIe 3.0 기반 NVMe SSD에 비하면 2배 이상, SATA 기반 구형 SSD에 비하면 12배에 달하는 빠른 속도이며, 속도 때문에 굳이 돈을 더 내고 고용량 모델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좋다.
다만 제품의 내구성을 나타내는 총 쓰기 가능 용량(TBW)은 2TB 모델이 1200 TBW, 1TB 모델이 600 TBW, 500GB 모델이 300 TBW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300 TBW만 하더라도 매일 50GB를 쓰고 지우는 가혹한 환경에서 약 12년간 이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내구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참고로 제품의 수명을 나타내는 또 다른 기준인 평균 무고장 시간(MTTF)은 전 모델 200만 시간으로 동일하다.
제품을 좀 더 편하게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전용 소프트웨어도 제공한다. 마이크론 크루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로드 가능한 ‘Storage Executive’가 그것인데 이를 통해 SSD의 세부정보 및 현재 상태 확인, 최신 펌웨어 업데이트 등의 기본적인 관리 기능을 쓸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포맷, 캐시(임시저장소) 활성화를 통한 성능 강화, 오버프로비저닝(일부 공간을 관리용으로 설정)을 통한 내구성 강화 등의 고급 관리 기능도 쓸 수 있다.
기존 M.2(NVMe) SSD와의 성능 차이는?
그렇다면 성능은 어떨까? AMD 라이젠9 5959X 프로세서에 32GB DDR4 메모리, MSI Meg X570 메인보드로 구성된 윈도우10 기반 데스크톱 PC를 이용, 마이크론 크루셜 P5 플러스(1TB)의 성능을 테스트해 봤다. 비교 대상은 PCIe 3.0 기반의 기존 M.2(NVMe) SSD인 WD 블루 SN550(1TB) 모델이다. 참고로 벤치마크 수치는 테스트 환경(시스템 사양, 운영체제 설정, 구동 소프트웨어 등)에 짜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저장장치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인 크리스탈디스크마크 8.0.4를 구동해봤다. 테스트 결과, 마이크론 크루셜 P5 플러스는 순차적 묶음 전송속도 항목에서 읽기 6034.13MB/s, 쓰기 5002.97MB/s 전후의 속도를 냈다. 제조사에서 밝힌 수치(읽기 최대 6600MB/s, 쓰기 최대 5000MB/s)에 비하면 읽기 속도가 약간 미치지 못하지만, 기존 제품인 WD 블루 SN550(읽기 2453.44MB/s, 쓰기 2027.51MB/s)의 2배를 훌쩍 넘는 성능이다.
순간적인 반응 속도의 지표가 되는 4KB 단위 묶음 전송속도 및 저용량 파일 전송속도 항목 역시 마이크론 크루셜 P5 플러스가 더 우수하지만 순차적 묶음 전송속도 항목에 비하면 그 차이가 적은 편이다. 덩치가 큰 파일을 다룰수록 기존 제품과의 성능차이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게임 구동 능력도 우수하다. ‘사이버펑크 2077’의 경우, 마이크론 크루셜 P5 플러스는 게임을 실행해 첫 로고가 뜰 때까지 약 5.7초, 타이틀 화면에서 본 게임으로 들어갈 때는 약 7.1초가 걸렸다. 같은 상황에서 기존 SSD인 WD 블루 SN550은 각각 11.5초와 12.7초가 걸렸으니 확연한 차이가 난다.
파일 복사 속도 역시 차이가 난다. 398개의 파일을 품은 62.6GB 크기의 폴더를 복사하는데 마이크론 크루셜 P5 플러스는 38.59초가 걸린 반면, WD 블루 SN550는 1분 41초가 걸렸다. 2배 이상의 속도 차이가 날 정도로 성능의 향상은 확실하다.
게이머, 콘텐츠 전문가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이용할 만
전작인 마이크론 크루셜 P5는 성능과 가격, 사후지원 면에서 전반적으로 무난한 평가를 받은 제품이었다. 후속작인 마이크론 크루셜 P5 플러스는 전작의 장점을 계승하는 한편, PCIe 4.0 지원을 통해 2배에 가까운 성능 향상을 실현했다. 이와 더불어 내구성도 강화해 전문가, 예술가, 게이머 등 다양한 방면에서 두루 이용할 만한 제품으로 거듭난 것이 특징이다. 특히 3세대 AMD 라이젠, 혹은 11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 이후 출시된 최신 PC를 이용하고 있다면 구매를 고려할 만하다.
대원씨티에스를 통해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마이크론 크루셜 P5 플러스는 8월 현재 온라인 최저가 기준, 500GB 모델 13만 9,000원, 1TB 모델 23만 9,000원, 2TB 모델을 49만 9,000원에 살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