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 시대 청년 취업, '마인드 세팅'이 중요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원래도 열기 어렵던 취업 문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굳게 닫혔다. 기업은 정규 채용을 줄이거나 없앴으며 수시 채용으로 돌아선 상태다. 그 수마저도 매우 줄었다. 이제까지 경험한 적 없는 비대면 화상 면접이나 인공지능(AI) 역량검사 등을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취업에 성공하려면 '마인드 세팅'이 필요하다.

나는 누구인가?

자기 자신을 바로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뭘 잘하고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뭘 못하고 하기 싫은 활동은 무엇인가'이다. 비단 청소년에게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성인이 된 대학생들도 고민이 깊다. 학생 상담을 하다보면, 성적에 맞춰 학과를 정했다거나, 4학년 막 학기에 전공과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전공을 포기하고 새로운 진로에 도전하거나, 전과나 편입을 고려하는 학생도 꽤 많다.

그럼 어떻게 해야 나를 제대로 알 수 있을까? 나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알아본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흥미와 적성 및 직업 가치관 등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커리어넷(www.career.go.kr)과 워크넷(www.work.go.kr)은 청소년과 성인을 위해 다양한 심리검사를 제공한다. 결과에 대한 해석도 확인할 수 있고 원한다면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대학생이라면 학교 내 취업지원센터를 방문해보자. 자신의 취업 준비도부터 확인해야 한다. 직업선호도 검사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 대해 꼼꼼하게 아는 과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졸업을 했거나 대학 진학을 하지 않은 이라면 고용센터나 각 지역의 인력개발센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도 좋다. 대학일자리사업단에서 지역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상담 시스템도 만들어 놓았으니 놓치지 말자. 객관화된 검사와 1:1 상담을 통해 현재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해 봐야 한다. 즉 어떤 일에 흥미를 느끼며 선호하는 활동은 무엇인지, 자신의 관심사를 면밀히 점검해야 하겠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무슨 일을 하고 싶은가?

내가 하고자 하는 일 자체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직무'에 대해 확실히 설명할 수 있는가? 단순히 '나'라는 사람만 보고 굴지의 대기업에서 날 뽑아줄 것 같은가? 절대 그렇지 않다. 직무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준비가 필요하다.

수많은 부서에서 세분된 직무가 시스템화되어 회사가 돌아간다. 회사와 부서, 직무에 대한 기본 이해가 없다면, 안타깝게도 취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뽑아만 주십시오." 같은 패기 넘치는 포부로 입사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어렵다는 취업 문턱을 넘은 '취뽀생(취업성공자)'들이 직무가 맞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6개월 이내에 퇴사를 결정한다. 신입 비율이 절대적으로 많다. 나름의 사연이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직무 이해' 단계를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국가직무능력표준 사이트(NCS)(www.ncs.go.kr)를 통해 직무에 대해 상세히 알아볼 수 있다. 능력 단위별로 쪼개서 확인할 수 있으며, 공기업 준비생들에게는 반드시 들여다봐야 할 필수 사이트다. 사기업 취업을 준비생에게도 직무에 대한 이해는 필요하므로 얼마든지 들어가 봐도 좋다. 갖춰야 하는 자격과 기본적인 스펙, 지식/기술/태도에 대한 내용을 정확히 분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일마다 요구되는 특성과 필요한 역량이 다르므로, 역량을 쌓는 기틀을 탄탄하게 만들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작업이다.

일에 필요한 성향과 성질을 갖춘 인재라면 회사에서는 두팔 벌려 환영할 수밖에 없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요즘, 회사의 발전을 도모하며 밝은 미래를 함께 그릴 능력을 갖춘 신입 1명 뽑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고 한다. 기업이 선호하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되기 위해 '일'에 대한 조사는 꼭 해야 한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내가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인사 담당자들은 채용 시즌이 되면 수천, 수만 장의 구직서류를 읽고 검토한다. AI 시스템으로 대체한다곤 하지만, 인사팀의 주요 업무는 어쨌든 채용이다. 기계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으며, 몇 날 며칠을 야근하며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체크한다. 몇 줄만 읽어도 회사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 글인지, 최신 기사 복사, 붙여넣기로 10분 만에 끝낸 글인지 금방 알아차린다. 기업 이미지와 좋은 복지 조건만 보고 회사에 입사하려는 하는 건지 어렵지 않게 파악한다.

하물며 자기소개서를 첨삭해 주는 취업 컨설턴트가 봐도 보이는데, 이를 전문가들이 놓칠 리가 있겠는가. 기업에 대한 특징을 전혀 파악하지 않고 어디든 넣을 수 있는 글을 작성했다면, 쓰디쓴 서류 탈락의 고배를 연거푸 마실 수밖에 없다. 굳이 면접에 다시 부를 이유가 없는, 회사에 대한 애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글이기 때문이다.

근본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활동은 뭘까. 들어가고 싶은 기업의 리스트를 만들어 홈페이지에 주기적으로 접속하여 정보를 확인하고, 포털사이트 뉴스에 올라온 기사를 지속적으로 검색해 보자. 나만의 스크랩북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내 옆의 응시자보다 기업에 대한 정보를 하나라도 더 알고 있어야 취업 문을 따고 들어가는데 유리하다. 채용 시즌이 되어 그제서야 정보를 얻으려면 너무 늦다. 당장 눈앞에 닥친 과제에 시험공부 등 할 것이 참 많으므로.

입사지원 동기를 명확히 하고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면접에 임하면, 수많은 병사를 데리고 전장에 나가는 장수처럼 든든할 것이다. 치열한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만의 갑옷을 두터이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취업이라는 좁디좁은 문을 열고 나가는데, 그간의 여러분의 노력이 결국엔 빛을 발하리라 간절히 기원한다.

글 / 세종대학교 대학일자리사업단 김보람 취업지원관 (chocobr@sejong.ac.kr)

진로 및 취업 관련 전문강의와 상담업무를 10년 이상 하고 있으며, 현재는 세종대 대학일자리사업단 소속으로 대학 재학생, 졸업생과 지역 청년 등을 대상으로 진로/취업/근무역량 관련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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