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일상 속 영상에 완성도를 더하다, 캐논 EOS M50 Mark II
[IT동아 남시현 기자] 디지털 카메라의 성능을 가장 간단하게 구분하는 기준은 센서의 크기다. 카메라 센서의 크기가 35mm 필름과 면적이 같다면 ‘풀 프레임’ 센서고, 동일한 비율에 1.5~1.6배 작은 크기면 APS-C로 구분한다. 풀 프레임 센서는 APS-C보다 크기 때문에 이미지 배경을 더욱 흐리게 처리할 수 있고, 사진 촬영 시 테두리가 잘리지 않아 광각 촬영에 유리하다. 또한, 풀 프레임과 APS-C의 화소 수가 같을 경우 풀 프레임 센서의 이미지 셀 크기가 더 커서 고감도에서의 노이즈가 더 적다. 하지만 풀 프레임 센서가 널리 쓰이지 않는 이유는 순전히 가격 때문이다. 풀 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아무리 저렴해도 렌즈를 포함했을 때 200만 원 이상이다.
반면 APS-C 카메라는 카메라 보디와 렌즈를 포함한 구성이 4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풀 프레임 센서보다 카메라와 렌즈를 작게 만들 수 있어 휴대성도 좋고, 렌즈도 입문자가 두루 써볼 수 있게 저렴한 제품 위주로 나온다. 센서 크기도 어디까지나 풀 프레임 대비 작을 뿐, 스마트폰이나 하이엔드 카메라와 비교하면 배경 흐림 처리나 노이즈 특성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월하다. 고성능, 전문가용 제품일수록 풀 프레임 센서가 기반이고, 초보 및 입문용 제품일수록 APS-C 기반 카메라가 많은 이유다.
캐논 EOS M50 Mark II로 알아보는 APS-C 카메라
최근 들어 APS-C 카메라는 사진 입문보다는 유튜브나 SNS 등의 영상 촬영 용도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APS-C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하면, 스마트폰이나 캠코더와 비교해 피사계 심도를 훨씬 얕게 처리할 수 있어서 영상미가 좋다. 게다가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데다가 작고 가볍고, 용도에 맞게 렌즈도 교환할 수 있다. 보급형 APS-C 미러리스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킨 캐논 EOS M50이 EOS M50 Mark II로 다시 돌아온 이유다.
캐논 EOS M50 Mark II는 2018년 출시된 캐논 EOS M50의 후속작이다. 센서는 APS-C 규격 2,410만 화소 CMOS 센서가 사용되며, 자동 조명 최적화 기능이 있는 DIGIC 8 이미지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ISO 감도는 100-25,600(확장 감도 51200)을 지원하며, 최대 4K(3,840x2,160) 25fps 영상 기록을 지원한다. 그런데 제품 외관이나 기능, 센서, 심지어 이미지 프로세서까지 전작과 동일하기 때문에 차이점을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개선점이 동영상 초점 성능과 외부 입력, 라이브 스트리밍 등 동영상 기능에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외관은 캐논 EOS M50 Mark II 측면의 NFC 로고가 제외된 점만 빼면 EOS M50과 차이가 없다. 크기는 폭 116.3mm, 높이 88.1mm, 두께 58.7mm며, 무게는 배터리와 메모리카드를 제외하고 약 350g이다. 상단에 가이드넘버 5 밝기의 수납식 수동 팝업 플래시가 있고, 카메라 보디 상단과 후면부에 조작 버튼이 집중돼있다. 조리개나 셔터 속도 등의 핵심 조작은 셔터 테두리의 메인 다이얼로 조작하며, 화상 모드는 전원 옆의 모드 다이얼로 조작한다.
뷰파인더는 236만 화소 0.39형 전자식 뷰파인더가 내장돼있다. 전자식 뷰파인더는 초소형 디스플레이로 센서의 영상을 보여주는 장치며, 광학식 뷰파인더와 다르게 노출이나 효과를 실시간으로 보여줘 초보자가 사용하기에 좋다. 또한, 꺼져있는 스크린을 터치해서 초점이 잡힌 인물을 즉시 전환하는 탭AF가 처음으로 적용돼 인물 촬영의 정확도도 높아졌다. 스크린은 104만 화소 3인치 터치스크린을 장착했고, 스크린을 꺼내서 위아래로 각도로 꺾는 스위블 기능을 지원한다. 영상 촬영이 주목적이라면 다양한 각도로 촬영할 때 효과적으로 스크린을 배치할 수 있다.
사진 성능은 초보자, 입문 사용자에게 충분한 수준이며, 다양한 부가 기능과 편의성을 앞세워 사진 촬영의 난이도를 낮춰준다. 사진 품질은 APS-C 센서에 밀집도가 높지 않은 2,410만 화소를 배치해 ISO 6400까지는 실용적인 수준으로 쓸 수 있고, 또 DIGIC 8 이미지 프로세서를 통해 자동 밝기 최적화나 고감도 노이즈 감소 품질도 잘 살리고 있다. AF 성능도 가로 88%, 세로 100% 영역에 대해 최대 143포인트 콘트라스트 AF와 안면 검출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반셔터만 눌러도 근거리 피사체는 상당히 잘 추적한다.
특히 화면이 위아래로 꺾이는 스위블 디스플레이는 촬영 편의성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사진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처음 카메라를 쓰기 시작하면 같은 피사체도 다양한 프레임으로 담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는데, 이렇게 화면이 꺾이면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사진을 보는 시선이 더욱 좋아진다.
스마트폰보다 한 차원 높은 사진 모드와 효과도 EOS M50 Mark II의 장점이다. 모드 다이얼을 돌리면 사진 및 영상 촬영의 기본인 동영상 모드와 조리개 우선모드, 셔터속도 우선 모드, 프로그램 모드 등을 즉시 쓸 수 있다.
다이얼을 더 돌리면 HDR이나 다양한 효과가 포함된 필터효과, 특정 장면에 맞게 설정을 최적화하는 특별한 장면, 이미지 촬영 전 상황을 기록해 사진과 영상을 모두 남기는 하이브리드 오토, 자동 장면 검출 기능과 자동 설정이 적용되는 장면 인텔리전트 오토 설정을 지원한다. 카메라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카메라 설정과 함께 제공되는 설명을 읽으면서 따라 하면 사진 실력도 자연스럽게 늘 것이다.
다만 EF-M 렌즈군 자체가 고품질보다는 소형화에 초점을 맞췄고, 줌 렌즈의 최대 개방이 어둡기 때문에 일상·취미 이상의 해상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담 없는 촬영 조건이 아이, 일상, 여행 등 휴대성을 우선시하는 조건이라면 충분하지만, 스포츠 촬영이나 작품 사진 용도라면 EF 및 EF-S 렌즈에 대응하는 보급형 DSLR이 더 좋은 선택일 것이다.
영상 설정에서 해상도를 FHD에서 4K로 변경하시면 원본 해상도로 보실 수 있습니다.
캐논 EOS M50에서 영상 기능은 부가 기능이었지만, EOS M50 Mark II는 영상 기능이 주력이다. 앞서 사진 기능은 해상도나 연사, AF 성능 면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영상 기능만큼은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영상 해상도는 전작과 동일하게 4k 25fps, FHD 60/30fps, HD 120/60fps를 지원하지만, 편의 기능과 초점 성능 등에 변화가 있다.
일단 영상 촬영 메뉴에서 타이머와 디지털 줌, 동영상 디지털 손 떨림 방지 기능을 퀵 메뉴로 변경할 수 있고, 녹음 버튼도 터치 메뉴에 추가됐다. 아울러 영상 정보를 빼고 순수하게 화상만 전송하는 클린 HDMI 출력과 세로 비디오 촬영,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도 추가됐다.
초점 측면에서는 서보 AF(연속 AF) 기능을 동영상 모드에서도 쓸 수 있고, 전신이 모두 보일 정도로 얼굴이 작게 잡히더라도 눈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전작인 EOS M50은 영상 촬영 중 자동으로 연속 초점을 잡는 기능이 없고, 눈 검출도 얼굴이 상반신 크기로 크게 잡혀야만 동작했었다. 이 외에도 동영상 수동 노출을 지원하고, 밝기 혹은 피사체 중 우선순위를 정하는 오토 슬로우 셔터, 터치&드래그 AF 등 영상의 세부 설정을 바꿀 수 있다.
영상 품질에 큰 변화가 없는 점은 아쉽지만, 영상 초점과 부가 기능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영상기로의 활용성이 크게 나아졌다. 휴대성을 우선시하면서도 APS-C 판형 기반의 수준급 영상 품질, 렌즈 교환식 카메라와 스위블 액정의 이점, 스마트폰을 대신할 세로 촬영 모드나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 목적까지 모두 적합하다.
사진기로서의 M50 VS 영상기로서의 M50 Mark II
캐논 EOS M50과 M50 Mark II는 자동차로 따졌을 때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셈이다. 큰 구성의 변화는 없지만, 사용자가 원하는 세밀한 부분에서 조금씩 변화가 적용돼있다. 만약 본인이 영상을 제외하고 사진 촬영을 우선으로 한다면 EOS M50을 선택하는 게 좋다. 영상 촬영 중 자동 초점 기능이 부족하지만, 촬영 비중이 낮다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게다가 사진 기능은 EOS M50 Mark II와 거의 같으면서 가격은 15-45mm 렌즈를 포함해 66만 원대로 조금 더 저렴하다.
만약 영상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EOS M50 Mark II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EOS M50과 동일한 사진 성능을 유지하면서, 동영상 서보AF나 FHD 디지털 줌, 영상 터치 인터페이스 개선, 클린 HDMI 출력 등 실질적으로 영상을 촬영할 때 도움을 주는 기능이 많다. 가격은 78만 원대로 EOS M50보다 조금 더 비싸지만, 영상 목적이라면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
EOS M50 Mark II는 일상 속에서도 활발하게 사진과 영상을 남기고 싶은 사람을 위한 제품이다.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이지만, 익숙해진다면 추후 전문가용 제품을 구매해도 쓸 수 있을 정도의 만듦새다. 언제 어디서든 사진과 영상의 재미를 추구하고, 그 이야기를 스마트폰과 유튜브로 공유하고 싶은 당신이라면 캐논 EOS M50 Mark II를 고려해보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