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합리적 가격에 기본기 충실한 '루컴즈 솔로이즈 스마트TV T5801TU'
[IT동아 권택경 기자] 의류도 명품만 찾는 소비자들이 있듯, 전자제품도 유명 브랜드 제품만 찾는 소비자들도 많다. TV도 마찬가지다. 물론 대기업 제품은 조금 더 비싼 값어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돈이 얼마가 들든 ‘끝판왕’ 제품을 구매하려는 게 아니라, 정해진 예산 범위에서 타협을 해야 한다면 대기업 제품이 항상 답은 아니다. 중저가 제품일수록 대기업 제품보다 오히려 중소기업 제품이 가격 대비 내실 있는 성능과 구성을 갖춘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루컴즈전자는 중소 TV 업체 중에서도 돋보이는 곳이다. 족보를 따지면 한때 가전 3사로 불렸던 대우전자 모니터사업부의 후계이니, 그저 중소기업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적어도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만만찮은 내공이 있는 곳인 셈이다. 그런 만큼 루컴즈에서 내놓는 TV들도 합리적인 가격에 괜찮은 화질과 기능을 갖춘 제품이 많다. 이번에 소개할 58인치 UHD 솔로이즈 스마트TV T5801TU(이하 솔로이즈)도 마찬가지다.
최근 1인 가구나 2인 가구는 케이블 TV 없이 넷플릭스나 유튜브 감상을 위해 스마트 TV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솔로이즈도 이 용도로 아주 적합한 제품이다.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기본으로 설치돼 있어 리모콘에 있는 바로가기 버튼을 누르면 바로 실행할 수 있다.
최근 저렴한 중저가 TV 중에는 안드로이드 TV OS를 탑재한 제품이 많은데 솔로이즈는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스마트TV가 아닌 건 아니다. 리눅스 기반 자체 OS가 탑재돼 있어 앱 마켓에서 여러 앱을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이외에도 최근 점점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확장하고 있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왓챠, 웨이브 등 국내 OTT 서비스는 순정 상태에선 이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OTT 서비스를 두루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 있다.
화질 면에서도 4K UHD(3840x2160) 해상도에 색재현율이 sRGB 99.7% 수준이라, 넷플릭스나 유튜브에서 UHD 콘텐츠를 감상하는 용도로 충분히 제 몫을 한다. HDR10도 지원하기 때문에 HDR 콘텐츠도 문제없이 재생할 수 있다. HDR은 색상을 좀 더 풍부하게 해주고, 명암비를 증가시키는 기술로, 솔로이즈는 HDR 규격 중 가장 널리 쓰이는 HDR10 규격을 지원한다. 다만 디스플레이 밝기가 280니트로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최상급 제품에서 느낄 수 있는 수준의 HDR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밝기는 좀 아쉬워도 명암비 자체는 정적명암비 기준 5000:1 수준으로 뛰어나다. VA 패널을 채택한 덕분이다. VA 패널은 TN, IPS와 함께 모니터, TV에 가장 흔히 쓰이는 LCD 패널 종류다. TN이 응답속도가 빠르고 저렴한 게 특징이라면, IPS는 시야각이 넓고 색상 표현력이 뛰어나다. VA는 시야각과 색상표현력은 그 중간이지만 명암비는 가장 우수하다. 시야각이 IPS보다 떨어진다고는 하나 솔로이즈에 탑재된 패널의 경우 상하좌우 178도 범위기 때문에 정상적인 시청 상황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
화질은 개인마다 선호하는 ‘화면발’이란 게 달라서 단순히 스펙만으로는 좋고 나쁨을 설명하기 힘들 때가 많다. 디스플레이 자체 스펙은 좋아도 출하될 때의 설정값 때문에 안 좋은 첫 인상을 남길 때도 많다. 다행히 솔로이즈 제품은 자체 화질 연구소에서 캘리브레이션을 거쳐서 출시되기 때문에 별다른 설정을 건드리지 않아도 처음부터 만족스러운 화질을 보여준다. 솔로이즈를 사무실에 설치한 후 4K HDR 영상을 재생했을 때 지나가던 사무실 식구들이 화질에 감탄하며 “어디 제품이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그만큼 솔로이즈가 여러 사람이 한눈에 봤을 때 좋다고 느낄만한 화질을 갖췄다고 보면 될 듯하다.
VA 패널의 고질적인 약점은 응답속도인데, 그나마도 최근엔 기술 발전으로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제품들도 많다. 솔로이즈도 응답속도는 8ms로 다른 패널 제품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영상 감상 용도로는 충분한 수준이다. 1~2프레임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치열한 경쟁 게임을 즐기는 고급 게이머라면 아쉬울 수 있지만, 가볍게 혼자 즐기는 게임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
스마트TV 답게 각종 화질·음질 보정 기능과 편의 기능도 풍부하다. AIPQ는 인공지능이 화면 유형을 파악한 뒤 그에 맞춰 화질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기능이다. 음질도 DBX-TV이라는 기능이 채널, 영상 유형에 맞춰 적절하게 조절해준다. 이외에도 스마트폰 사진이나 영상을 TV로 전송해서 감상하는 기능이나 미러링 같은 기능도 갖춰져 있다.
스마트TV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프레임 보간 기능도 물론 있다. 솔로이즈에서는 ‘리얼모션 PLUS’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기능인데, 영화처럼 초당 프레임이 낮은 영상도 TV 드라마와 같이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다만 낮은 프레임의 영상이 주는 특유의 느낌이 사라지기도 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스포츠 중계 영상에서 사용했을 때 가장 만족스러웠다. 게임을 플레이할 때도 적용할 수 있지만 응답속도가 느려질 수 있으니 혼자서 느긋하게 즐길 때만 사용하는 게 좋다.
후면 단자 구성은 HDMI 2.0 단자 3개, 컴포넌트 단자, SPDIF 광단자, USB 2.0과 USB 3.0 각각 하나, 3.5mm 오디오 입·출력 한쌍, 유선랜 포트로 이뤄져 있다. 물론 와이파이, 블루투스로 무선 연결도 지원한다. 아무래도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TV들은 스피커 품질까지는 신경 쓰지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 블루투스를 활용하여 사운드바나 헤드폰에 연결하면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다.
58인치 UHD 솔로이즈 스마트 TV T5801TU 정가는 65만 9,000원대이나 리뷰 작성일(2021 7월 17일) 기준으로 59만 9,000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비슷한 크기의 대기업 제품과 비교하면 확실히 저렴한 가격대다. 그러면서도 화질이나 풍부한 스마트 TV 기능 등 스마트TV 본연 기능에 충실하다. OS 생태계가 부족한 점은 아쉽지만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외 OTT를 이용할 계획이 없다면 단점이 되진 않는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좋은 TV를 구하고자 한다면 눈여겨봐도 좋을 듯하다.
글 / IT동아 권택경(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