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주도권 경쟁, 판을 깨기 위해 뛰어든 네이버와 카카오

정연호 hoho@itdonga.com

[IT동아 정연호 기자]

OTT 서비스, 출처=셔터스톡
OTT 서비스, 출처=셔터스톡

세계는 바야흐로 OTT( Over The Top, 인터넷 기반 콘텐츠 제공 서비스)의 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PC, 태블릿,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다양한 기기로 취향에 맞는 영상을 언제든 볼 수 있게 되면서, OTT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OTT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1,100억 달러(원화 약 125조 원)를 돌파했다. 올해도 약 15% 성장해 1,260억 달러(원화 약 144조 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후군(코로나 19)으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OTT 서비스 이용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오는 2022년에는 OTT 시장 규모가 그보다 30% 늘어난 1,410억 달러(원화 약 15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OTT 시장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보고서 ‘2021년 주요 이슈 전망’은 “미국에서만 OTT 서비스는 2014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300개 이상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경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의 관건은 오리지널 콘텐츠

2020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인포그래픽. 출처=방송통신위원회
2020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인포그래픽. 출처=방송통신위원회

한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2020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2018년 OTT 이용률은 국민 표본 중 42.7%였지만, 2020년에는 66.3%로 급상승했다. 전 국민의 2/3가 OTT를 이용하는 셈이다. 또한, 넷플릭스 등 해외사업자와 국내사업자로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OTT 시장의 각축전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는 넷플릭스가 아시아권에서 수요가 높은 한국 콘텐츠에 집중하게 되면서다. 미국/유럽 시장 포화와 디즈니플러스 등의 경쟁사업자 진출로 인해, 넷플릭스의 입장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가 서비스하는 미디어. 출처=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가 서비스하는 미디어. 출처=디즈니플러스

특히, 디즈니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출이 최종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면서, 국내 OTT 시장에 감도는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시리즈, 픽사(PIXAR), 내셔널지오그래픽, 21세기 폭스 등 8,000여 편의 막강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서비스 출시 이후 1년 4개월 만에 구독자 수 1억을 돌파했다. 넷플릭스가 구독자 2억 8,000만 명을 모으는 데엔 10년이 넘게 걸렸단 점을 생각하면, 디즈니플러스의 성장은 가히 폭발적이라 할 만하다. 디즈니는 이 기세를 몰아 2024년까지 구독자 2억 6,000만 명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의 OTT 경쟁에서 승자를 가르는 열쇠가 ‘오리지널 콘텐츠’인 만큼, OTT 기업들은 콘텐츠 투자를 가속하면서 경쟁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5년 동안 7,700억 원을 한국 콘텐츠 제작에 투자했는데, 올 한 해에만 약 5,500억 원 가량을 한국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공략은 이제부터가 진짜라는 뜻이다.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의 합작사인 콘텐츠웨이브는 2025년까지 콘텐츠 확보에 1조 원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며, CJ ENM과 JTBC가 합작한 티빙도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4,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OTT에?

출처=티빙
출처=티빙

그런데, OTT 경쟁에 네이버와 카카오까지 가세하면서, 총성 없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CJ ENM의 OTT 서비스 티빙에 400억 원을 지분투자하면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티빙 보통주식 26만 1,817주를 발행해 네이버에 배정하는 방식이다.

콘텐츠 기획, 제작 역량을 가진 CJ ENM과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원작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네이버가 협력해서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올 하반기에 티빙과 tvN에서 동시 방영되는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처럼 말이다. 앞으로, 유미의 세포들처럼 인기가 검증된 네이버 웹툰이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로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또한, 네이버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는 등 IP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글로벌 IP 비즈니스 기금’으로 조성한 1,000억 원으로 자체 IP를 영상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콘텐츠는 티빙을 통해서만 방영될 가능성이 높다.

출처=카카오TV
출처=카카오TV

반면, 카카오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카카오TV’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카카오TV는 오는 7월 말부터 유튜브식 인터넷개인방송 플랫폼에서 넷플릭스식 OTT 모델로 전환한다. 개인 라이브 방송 대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개인방송 진행자와 PD에 대한 후원 및 광고수익 공유 서비스를 중단하기 때문에, 카카오TV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해도 수익을 정산받을 수 없다. 창작자들의 대거 이탈이 예상된다.

카카오엔터는 2023년까지 3년간 약 3,000억 원을 투자해 총 240여 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카카오TV에서 선보일 계획이며, 올해 안에 총 55개의 오리지널 예능과 드라마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카카오엔터가 총 1조 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의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와 웹툰 플랫폼 타파스의 IP는 카카오엔터의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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