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셀피와 화상통화에 빠진 당신, 건강하신가요?
[IT동아 차주경 기자] SNS가 사회를 지배하는 시대다. 세계 이용자 수억명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를 즐기며 셀피(셀프 카메라)와 여행 사진을 올린다. 이어 화상 통화가 주류로 떠오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를 강타했고,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하루에만 수십억건 이상의 화상 통화와 영상 회의가 이뤄진다.
SNS와 화상 통화를 이용할 때, 습관처럼 쓰는 것이 외모를 보기 좋게 다듬어주는 '디지털 필터'다. 하지만, 고도로 발전한 디지털 필터가 현대인에게 새로운 질병을 가져왔다. ‘Body dysmorphic disorder, Bdd’로 부르는 신체 이상형태성 장애(신체이형장애)다.
신체이형장애는 실제 외모에는 문제가 없거나 무시할 만큼 작음에도, 스스로 ‘외모에 심각한 결점이 있다’고 여기는 정신장애의 일종이다. 발병 초기에는 외모를 신경쓰며 하루에 거울을 수백번 보거나, 스스로의 모습을 다른 사람과 지나치게 자주 비교하는 등의 증세를 나타낸다. 증세가 더욱 심해지면 다른 사람과 만남을 꺼리거나 피부, 얼굴을 자해하는 등 심각한 이상행동으로까지 번진다.
SNS와 화상 통화가 보편화된 2010년 이후, 많은 현대인이 신체이형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의학계는 이 질병의 유병률을 2.4%로 추산한다.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미국 국립보건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인구 가운데 작게는 500만명, 많게는 1000만여명이 깊고 얕은 신체이형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신체이형장애 환자를 많이 늘렸다.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SNS를 보다가 유명 연예인, 셀럽의 외모와 재력을 자신의 그것과 비교한다. 보스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디지털 필터가 더해진 셀피 사진을 들고 성형외과에 찾아와 이대로 성형수술을 해달라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며, 이 현상을 ‘스냅챗(SNS의 일종) 이형 이상’이라 이름 짓고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상 통화 앱도 대부분 눈매나 콧날 크기, 턱 윤곽과 피부 톤 등 얼굴 모양을 바꾸는 디지털 필터를 지원한다. 이 기능을 사용해 얼굴을 다듬은 아바타(사용자의 가상 대리인)로 화상 통화를 즐기다가, 통화를 마치고 나서 아바타와 실제 모습과의 간극에 시달리는 것이다.
의학계는 이용자가 디지털 기기와 디지털 필터를 접하는 나이가 점점 어려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신체이형장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나이대는 12세~13세로 알려졌다. 자아 형성기, 초등학교 입학 전에 디지털 기기로 SNS나 가상 세계를 접하고, 그곳에서 본 인기인의 외모와 자신의 외모를 비교하면서 신체이형장애가 생기고 꾸준히 악화되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신체이형장애를 줄이기 위해 여러 캠페인과 법안을 마련한다. Luke Evans(루크 에반스) 영국 의회 의원은 5월 ‘디지털로 변경된 신체 사진 법안’을 발의했다. 디지털 광고나 발행물에 사람의 몸 또는 얼굴을 디지털 기술로 보정한 콘텐츠가 있을 경우, 이를 반드시 알리도록 하는 내용이다.
불안, 강박장애 환자를 돕는 조직 International OCD Foundation(국제 OCD 재단)은 “신체이형장애는 인지행동치료와 항우울제로 개선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마다 증상과 정도가 다를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신 건강 전문가와의 상담과 치료를 적극 권장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