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도 플랫폼으로 선택, 가입하는 시대 - 인슈어테크
[IT동아 정연호 기자]
누구나 보험에 가입하지만, 보유 중인 보험을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꼼꼼하게 여러 보험을 비교해도 상품 약관을 이해하기 어려우니, 결국 보험설계사가 추천하는 대로 보험을 드는 일이 부지기수다. 문제는 대다수의 고객은 보험 상품이 적절한 지를 자세히 확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보험을 구매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이런 경우 인슈어테크(보험+기술)를 이용해 맞춤형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슈어테크란 인공지능을 비롯한 정보기술(IT)로 개인정보를 분석해, 이용자에게 필요한 보장만 담은 보험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인슈어테크를 이용하면 보험 혜택도 살뜰하게 챙길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설계사의 도움을 받는데, 이직과 퇴사가 잦은 설계사 특성 상 꾸준한 고객관리를 받기가 어렵다. 결국 보장 범위를 잘 모르기 때문에 혜택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맞춤형 서비스로 보장 범위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가입한다면 보험금을 제때 챙길 수 있다. 혼자서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보험금 청구 과정도 간소화됐다.
다양한 인슈어테크 플랫폼을 한번 알아보자.
(1) 굿리치
굿리치는 누적 다운로드 450만 건을 기록한, 국내 최대 인슈어테크 플랫폼이다. 여러 보험 회사의 보험을 판매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 리치앤코의 자회사 리치플래닛이 2016년에 굿리치 서비스를 시작했다.
굿리치 앱에서 공동인증서(구 공인인증서)로 인증하면, 보험진단 서비스를 통해서 보유한 보험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보험진단 서비스는 위험 상황을 3가지 항목(생활비, 병원비, 심각한 질병)으로 구분한 뒤, 상황별로 보장이 적절한지 점검한다.
예를 들어, ‘심각한 질병과 사망 등’ 항목에서 암 보장을 누르면, 가입한 보험의 암 진단 보장금액과 굿리치 알고리즘이 권장하는 보장금액을 수치로 비교한 걸 볼 수 있다. 굿리치는 이 자료를 기반으로 부족한 보장을 채워줄 맞춤형 보험을 추천한다.
무료 보험컨설팅을 추가로 받고 싶다면 전화 상담을 이용하거나, 오프라인 보험숍인 굿리치 라운지에 방문하면 된다. 굿리치 라운지는 판매 수수료로 수입을 얻는 설계사가 아니라, 정규직 매니저가 종합 보험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숍이다. 보험 과잉 영업을 하지 않도록 정규직 매니저에게 기본급을 보장하는 구조라서, 고객은 부담 없이 상담을 편하게 받을 수 있다. 라운지를 이용하려면 온라인 방문 예약 서비스나 전화로 상담 예약을 하면 된다. 현재 굿리치 라운지는 강남/송파/대구 총 3호점까지 있으며, 지점은 50여 개로 확대될 계획이다.
굿리치는 보험금 청구를 대행하는 비대면 보험금 청구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한다. 청구에 필요한 병원 진료비 영수증 또는 진단서 등 관련 서류를 사진으로 촬영해 앱에 올리고,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보험금 청구 신청이 완료된다. 가입한 보험별로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굿리치에서 보험금 청구를 한 번에 할 수 있다.
(2) 보맵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보맵은 누적 다운로드 250만을 기록한 앱으로, 가입한 보험을 분석하고 부족한 보장을 채울 수 있도록 보장핏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장핏팅은 연령/성별/부양가족 등 개인정보를 참고해 부족한 보장을 확인하고, 소비자에게 맞춤형 보험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보장핏팅을 이용할 땐, 건강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메디에이지와 보맵이 협업해 제공하는 ‘메디에이지 건강분석 리포트’를 참고해 맞춤형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메디에이지 건강분석 리포트는 건강검진 결과와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건강지표를 분석해, 5대 질병/7개 암 중 향후 10년 이내에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이 리포트를 활용해서 필요한 보장만 담은 보험을 구매하면 된다.
이외에도, 보맵은 청구 과정이 간소화된 '실손보험금 간편청구 서비스’와 지방자치단체(지자체) 보험을 간편하게 찾아주는 ‘우리동네보험’이란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간편청구 시스템과 제휴를 맺은 병원에서 진료를 볼 때, 증빙 서류를 사진으로 전송할 필요 없이 다녀온 병원을 검색해서 바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또한, 거주지역 지자체의 무료보험을 찾아주는 ‘우리동네보험’ 서비스를 통해서, 지자체 보험의 보장내역/보험금 청구 절차 등을 세세하게 알 수 있다. 전국 지자체는 매년 거주민을 위해 보험사와 직접 계약하고 보험료도 전액 지원하는 방식으로 안전보험에 가입하는데, 거주민이 직접 보험사에 보험금 청구를 신청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맵 앱 내 ‘우리동네보험-우리동네보험 찾기’에서 거주지역을 입력하고 지자체 보험 정보를 확인하면 된다.
(3) 토스인슈어런스
금융플랫폼 토스는 2018년에 법인보호대리점(GA) ‘토스인슈어런스’을 출범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고객이 부담 없이 보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정규직 보험설계사 제도를 도입했다. 판매 수수료를 받는 기존 보험설계사 구조에선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과잉영업을 할 가능성이 있어, 고객이 상담을 편하게 받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토스 앱에서 '내 보험 조회'를 이용하면 가입한 보험을 조회해 보장을 분석할 수 있고, 추가로 설계사 상담을 받고 싶다면 ‘내 보험 분석 받기’를 누르면 된다. 보험분석 매니저(정규직 보험설계사)와 연결돼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한 보장 분석과 적합한 상품 추천을 받을 수 있다.
이들 인슈어테크 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필요한 보장만 담은 보험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