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얼 "네뷸라 2.0이 진짜 MR·메타버스 시대 열 것"
[IT동아 차주경 기자] 현실 세계와 가상 콘텐츠를 융합한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이 분다. 세계 유수의 정보통신기업과 이동통신사, 스타트업이 갖가지 메타버스 기기와 앱을 선보였다. 인기 영화 ‘아이언 맨’의 AI 비서 ‘자비스’가 우리 곁에 다가올 날도 머지 않았다.
사실, 자비스만큼 만능은 아니지만 비슷한 서비스가 이미 상용화됐다.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솔루션 기업 ‘엔리얼’의 MR글래스 ‘엔리얼 라이트’를 만나면 체험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메타버스 기기와 앱은 대부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HMD(Head Mount Display)를 활용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는 화면으로만 메타버스 콘텐츠를 표현한다. 따라서 3D보다는 2D에 가깝다. 화면 안에만 콘텐츠가 나타나므로 시야도 좁다. HMD는 크고 무거운데다 PC와 연결해야 하므로 실내용이다. 바깥에서는 쓸 수 없다. 엔리얼 라이트는 휴대형 MR글래스다. 안경처럼 쓰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눈 앞 현실 공간에 펼쳐진 고화질 메타버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용자가 고개를 돌리거나 몸을 움직이면서 현실 공간 곳곳에 구현된 MR 콘텐츠를 즐기도록 돕는, 진정한 3D 메타버스를 구현한다.
이 제품은 손 위에서 춤추는 아이돌 가수, 눈 앞 현실 공간에 펼쳐진 100인치 대화면, 아바타(가상 공간에서 쓰는 소비자의 분신) 가상 회의 등 영화 속에서나 보던 광경을 현실로 이끌었다.
엔리얼은 2019년 LG유플러스와 함께 엔리얼 라이트를 한국에 소개했다. 이어 15일 기업용, 공공기관용 MR 솔루션 ‘네뷸라 2.0’을 공개했다. LG유플러스와의 협업은 일반 소비자를, 네뷸라 2.0은 B2B와 B2G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개발자가 엔리얼 글래스와 개발자 도구로 만든 MR 앱은 네뷸라 2.0으로 구동할 수 있다. 이때 이동통신사나 스마트폰 기기 제약은 없다. 지금까지는 파트너(LG유플러스) 통신사에서만 엔리얼 글래스와 네뷸라, MR 앱을 즐길 수 있었다.
네뷸라 2.0은 Wi-Fi를 포함한 인터넷 연결과 고성능 스마트폰(DP-ALT 모드와 USB-C 단자, 1.5Ah 공급 전류를 지원하는 5G 스마트폰)만 있으면 실행 가능하다. 엔리얼은 기업과 공공기관에 알맞은 엔터프라이즈 키트도 준비한다. 엔터프라이즈 키트는 네뷸라 2.0을 탑재한 기기로 스마트폰을 대체한다. 기기의 자원과 전력을 오로지 네뷸라 2.0으로만 소모하므로, 다른 작업에 자원과 전력을 소비하는 스마트폰보다 동작 효율이 좋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거의 모든 서비스, 상품에 엔리얼 라이트 및 네뷸라 2.0의 MR 앱을 적용할 수 있다. 세계 곳곳에 있는 직원이 아바타를 만들고, 네뷸라 2.0에 마련된 MR 회의룸에 모여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수정한다. 박물관에 가서 엔리얼 라이트를 쓴채 전시품을 보고 있으면, 어느샌가 3D 아바타 모델이 등장해 그 전시품의 역사와 자료를 소개한다.
여행지에 가서 엔리얼 라이트를 쓰면 목적지까지의 거리와 경로, 교통 정보가 실제 도로 위에 나타난다. 맛집 테이블 위에 메뉴와 요리 사진, 가격과 소비자 리뷰가 입체 영상으로 나타난다.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엔리얼 라이트를 쓰면 눈 앞에 초대형 스마트폰 화면이 나타난다. 게임과 유튜브 동영상 관람을 즐기거나, 메일 답신과 자료 정리 등 업무를 하는 것도 된다.
엔리얼 라이트, 네뷸라 2.0에 더해질 ‘핸드 트래킹’기능을 쓰면 작업 범위는 더욱 방대해진다. 현실 공간에 펼쳐진 MR 콘텐츠를 ‘손으로’ 다루도록 돕는 기능이다. 스마트폰의 핀치 투 줌처럼 손가락을 벌려 화면 크기를 조절하고, 눈 앞에 나타난 가상 키보드를 타이핑하며 문서를 정리한다. 반려동물을 3D 모델링해 저장하고 언제 어디서든 눈 앞에 MR로 구현, 쓰다듬으며 함께 노는 것도 가능하다.
핸드 트래킹의 잠재력은 기업, 공공기관용 솔루션에서도 빛을 발할 전망이다. 정부 기관이나 지자체의 관광 진흥, 스마트 관광시티 사업과도 궁합이 좋다. 관광지 명소마다 소비자가 보고 즐길만한 '명소 MR 콘텐츠'를 더하는 것이 예다. 코로나19 팬데믹 하에서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소비자를 위해 관광지를 고스란히 재현, '현장에서 실감나게 경험하는 MR 관광 콘텐츠'도 만들기 좋다. 휴대성을 갖춘 MR 글래스가 아니면 불가능한 작업이다. 엔리얼이 풀 단점도 있다. 엔리얼 라이트는 성능과 화질이 좋다. 다만, 무게가 106g이라 오래 쓰고 있으면 답답한 느낌이 든다. 핸드 트래킹의 정확도는 아직은 영화에 등장한 것만큼 정확하고 섬세하지는 않다. 초보자라면 MR 콘텐츠와 핸드 트래킹을 원활하게 다루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엔리얼은 부피, 무게를 대폭 줄이고 화질은 더 좋게 만든 신형 MR 글래스를 개발 중이다. 핸드 트래킹과 MR 콘텐츠의 동작 알고리즘을 개선해 누구나 손쉽게 쓰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여정민 엔리얼 한국 지사장은 "개인과 소비자, 기업과 공공 기관이 생각하는 거의 모든 도구를 엔리얼 라이트와 네뷸라2.0으로 구현 가능하다. MR을 생소하게 느끼는 기업과 개발자를 위해 개발 도구와 기술을 지원, MR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