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레이저로 청소하는 시대가 왔다, 다이슨 V15 디텍트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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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남시현 기자] 먼지의 종류와 기원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는가? 먼지는 불특정한 종류의 세밀한 입자의 물질이며, 암석이나 곡물 등 고체 물질이 파쇄된 입자부터 카펫이나 옷의 섬유, 꽃가루나 집먼지 진드기 등이 복합되어 있다. 일상에서 워낙 흔히 보이는 까닭에 집 안을 더럽히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10마이크론 이하의 미세먼지인 PM10과 2.5마이크론 미만의 초미세먼지인 PM 2.5는 장기간 노출될 시 심장 질환과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출시하는 청소기가 단순히 먼지만 흡입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더욱 정확하게 먼지를 포착하고 미세먼지까지 잡아내는 이유도 청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지난달 25일, 글로벌 기술 기업 다이슨(Dyson)이 레이저를 응용한 새로운 무선 청소기 ‘다이슨 V15 디텍트’와 ‘다이슨 V12 디텍트 슬림’을 공개했다.

다이슨 V15 디텍트 컴플리트 모델. 출처=IT동아
다이슨 V15 디텍트 컴플리트 모델. 출처=IT동아

다이슨 V15 및 V12 디텍트의 가장 큰 특징은 녹색 레이저가 달린 전용 헤드가 실내 먼지가 눈에 더 잘 보이게끔 도와준다. 또한, 피조 센서를 탑재해 먼지 입자의 크기와 양을 측정할 수 있고, 흡입된 공기를 헤파 필터로 걸러내 실내 대기 오염도를 낮춘다. 항공기 엔진에서 레이저 기술까지 접목한 다이슨의 새로운 청소기는 어떤 제품일까? ‘다이슨 V15 디텍트 컴플리트’를 활용해 짚어본다.

광선으로 먼지를 구분하다, 다이슨 V15 디텍트

다이슨 V15 디텍트는 125,000RPM으로 회전하는 다이슨 하이퍼미디엄 모터와 최대 100,000g의 원심력을 생성하는 14개의 싸이클론이 탑재된 고성능 청소기다. 흡입력은 240W로 기존의 고성능 제품인 V11보다도 조금 더 높다. 경량 버전인 다이슨 V12 디텍트는 11개의 싸이클론과 150AW의 흡입력을 제공한다. 무게는 고성능 버전인 V15 디텍트가 3kg, 경량 버전인 V12 디텍트가 2.2kg로 차이가 난다.

다이슨 V15 디텍트를 전용 거치대에 걸친 예시. 충전 케이블을 내부에 고정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다이슨 V15 디텍트를 전용 거치대에 걸친 예시. 충전 케이블을 내부에 고정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다이슨 V15 디텍트의 크기는 튜브와 헤드를 장착한 상태에서 높이 1,086mm에 길이 265mm, 너비 250mm로 표기된다. 튜브를 제외한 몸체 자체의 크기는 배터리를 바닥으로 세운 상태에서 높이 250mm, 길이 340mm, 폭 130mm 정도다. 튜브를 장착한 상태에서의 길이가 조금 길지만, 스탠드형 충전 거치대가 기본 포함돼 벽에 도킹 스테이션을 부착하지 않아도 세워놓을 수 있다. 스탠드형 충전 거치대는 충전 케이블을 깔끔하게 내부에 수납할 수 있는 구조며, 바닥에 무게 중심이 있어 쉽게 넘어지지 않는다.

앞에서부터 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와 헤어 스크류 툴, 레이저 슬림 플러피며, 뒤의 4개는 크레비스 툴과 스타번 더트 브러쉬, 미니 소프트 먼지 브러쉬, 콤베이네이션 툴이다. 출처=IT동아
앞에서부터 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와 헤어 스크류 툴, 레이저 슬림 플러피며, 뒤의 4개는 크레비스 툴과 스타번 더트 브러쉬, 미니 소프트 먼지 브러쉬, 콤베이네이션 툴이다. 출처=IT동아

제품 구성품은 레이저 기능이 적용된 레이저 슬림 플러피와 표면을 자동 분석해 강약을 조절하는 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 엉킴 없이 머리카락을 빨아들이는 헤어 스크류 툴, 좁은 틈에 사용하는 크레비스 툴, 바닥이나 카펫에 사용하는 스터번 더트 브러쉬, 부드러운 표면을 위한 미니 소프트 먼지 브러쉬와 다용도로 활용하는 콤비네이션 툴까지 총 7개 도구가 제공된다. 브러쉬 바 중 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 레이저 슬림 플러피, 헤어 스크류 툴은 동전 혹은 별도 도구가 없어도 브러쉬를 꺼내 물로 세척할 수 있다.

먼지 통은 레버를 밀어서 비우거나 아예 빼낼 수 있고, 필터도 돌려서 분해하면 된다. 출처=IT동아
먼지 통은 레버를 밀어서 비우거나 아예 빼낼 수 있고, 필터도 돌려서 분해하면 된다. 출처=IT동아

먼지 통과 필터도 유지 보수가 간편하다. 먼지 통은 V15가 0.54리터, V12가 0.35리터로 V15 디텍트가 더 크다. 먼지 통 하단의 레버를 앞으로 밀면 먼지 통이 앞으로 열리면서 배출되므로 쓰레기통에 바로 먼지를 비울 수 있고, 레버 안쪽에 ‘1’이라고 적힌 버튼을 누르고 더 밀면 먼지 통이 완전히 분리된다. 이 상태에서는 먼지 통을 물로 세척할 수 있고, 청소기 내부도 마른걸레를 이용해 닦을 수 있다.

필터는 다이슨이 자체 개발한 고성능 필터 시스템이 탑재된다. 이 필터는 내부에서 다단계로 필터를 거쳐 부스트 모드 기준 0.3 마이크론 크기의 미세한 먼지 및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99.99%까지 제거된다고 한다. 청소기 사용 시 표면의 먼지가 움직이고, 또 배출되는 바람에 먼지가 섞여서 대기 중에 부유하는 먼지가 더 많아지면 어쩌나 걱정할 수 있지만, 다이슨의 완전 밀봉된 고성능 필터로 여과되어 배출되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후면의 LCD창. 강약 조절과 설정 이외에도 피조 센서를 활용한 실시간 먼지 측정 기능이 포함됐다. 출처=IT동아
후면의 LCD창. 강약 조절과 설정 이외에도 피조 센서를 활용한 실시간 먼지 측정 기능이 포함됐다. 출처=IT동아

동작 방식은 V15 디텍트가 트리거형, V12 디텍트는 후면 버튼형으로 다르며, 후면 LCD창을 통해 제품 모드나 잔여 시간, 충전 상태, 언어, 센서 켜고 끄기를 설정할 수 있다. 특히 다른 다이슨 제품과 다르게 실시간으로 흡입한 먼지입자의 크기를 그래프로 표시한다. 다이슨 V15 디텍트에 탑재된 피조센서는 청소기에 흡수된 먼지의 크기를 꽃가루 크기인 10마이크론, 각질 크기인 60마이크론, 진드기나 모래알 크기인 180마이크론, 설탕 가루나 벼룩 크기인 500마이크론으로 구분해 자동으로 강도를 설정한다. 입자 크기를 파악하면 청소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먼지의 종류를 유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레이저 슬림 플러피, 헤어 브러쉬 툴이 특히 인상적

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좌측 상단), 레이저 슬림 플러피(우측 상단), 헤어 스크류 툴(우측 하단) 및 브러쉬 툴. 출처=IT동아
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좌측 상단), 레이저 슬림 플러피(우측 상단), 헤어 스크류 툴(우측 하단) 및 브러쉬 툴. 출처=IT동아

이번에 다이슨 V15 디텍트와 함께 등장한 새로운 헤드는 레이저 슬림 플러피, 그리고 헤어 스크류 툴 두 종류다. 레이저 슬림 플러피는 햇빛이 내리비칠 때 먼지가 반짝이는 현상에서 착안한 헤드다. 레이저 슬림 플러피에 포함된 레이저는 지면에서 7.3mm 떨어진 위치에서 1.5도 각도로 녹색 레이저를 투사한다. 측면에서 강한 빛을 쏴서 바닥에 있는 먼지가 빛을 반사하거나, 그림자를 형성해 먼지가 쉽게 보인다.

혹시라도 안구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레이저 슬림 플러피의 레이저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레이저 제품 안전 등급 중 망원경이나 확대경 등 광학 장치를 사용하고 장시간 빔(Beam) 내 관찰을 하더라도 시각적으로 안전한 1등급(Class 1) 레이저다. 이 등급의 레이저는 스마트폰의 레이저 초점이나 바코드 스캐너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흰 바닥에 쌀 가루를 뿌려 레이저 성능을 시험했다. 대낮의 밝은 조건 보다는 조금 어두운 상황에서 효과가 좋다. 출처=IT동아
흰 바닥에 쌀 가루를 뿌려 레이저 성능을 시험했다. 대낮의 밝은 조건 보다는 조금 어두운 상황에서 효과가 좋다. 출처=IT동아

레이저의 먼지 강조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백색의 장판에 쌀가루를 뿌리고 레이저 슬림 플러피를 사용해봤다. 대낮에 자연 채광이 있는 흰색 마루에 쌀가루를 뿌렸을 때는 큰 차이가 없다. 밝기 때문에 쌀가루 자체가 눈에 보이기도 하고, 레이저도 태양광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만 밝기가 어두워지면 얘기는 다르다.

채광이 없어 형광등을 켜야 하는 방에서는 먼지가 굉장히 강조된다. 형광등이 켜진 흰 마루에서 사용한 예시에서는 마루 전체에 쌀가루를 뿌렸지만, 레이저가 닿는 부분에만 쌀가루가 보일 정도다. 완전히 어두운 조건에서는 훨씬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아예 먼지가 없는 것 같은 조건에서도 청소를 할 수 있다. 레이저 슬림 플러피가 도달하는 거리는 약 40cm 정도로 여유가 있다. 비록 채광이 충분한 지역에서는 효과가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어두워지면 빛을 발한다.

다이슨 V15 디텍트의 헤어 스크류 툴 구동 모습. 출처=IT동아

헤어 브러쉬 툴도 효과가 아주 좋다. 지금까지 다이슨을 포함한 거의 모든 청소기 헤드는 머리카락이 롤에 감기는게 당연했다. 하지만 헤어 브러쉬 툴은 어떤 길이의 실, 먼지, 섬유 등도 롤에 감기지 않고 한 번에 빨아들인다. 테스트에서는 머리카락 두께의 마 끈을 길이 30~40cm로 나누어 시험했는데, 예상대로 걸리지 않고 한번에 빨아들였다. 단점이 있다면 흡입 성능과 별도로 머리카락 등이 흡입구 외부에 정전기로 달라붙거나, 흡입 후 먼지망 내 금속 필터에 걸리는 경우까지는 어쩔 수 없다.

청소의 재미 재해석해, 가격은 감당해야

레이저는 가전기기에 흔히 사용되는 1등급 레이저라 시력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출처=IT동아
레이저는 가전기기에 흔히 사용되는 1등급 레이저라 시력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출처=IT동아

다이슨 V15 디텍트는 기존 다이슨 청소기와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는 제품이다. 기존 다이슨 제품이 출력이나 성능, 무게, 구성품 등으로 차별화를 둬왔다면 다이슨 V15 디텍트는 청소하는 자체에 대한 재미를 준다. 어느 위치를 청소하더라도 ‘여기에 정말로 먼지가 이렇게 많았어?’하는 생각을 주니 더 열심히 청소하게 되고, 그만큼 집안도 더 깨끗해진다. 실사용 시간도 V15와 V12 모두 일반 기준 60분이며, 일반 기준 최대 80분에서 부스트 기준 최소 10분까지 크게 부족한 점은 없다.

관건은 레이저 기능을 위해 얼마나 더 지불할 수 있는가다. 다이슨 V15 디텍트 컴플리트의 가격은 129만 원대, V12 디텍트 슬림 컴플리트의 가격대는 109만 원대로, 기존 다이슨 제품과 비교해도 1~20만 원은 더 비싸다. 다이슨 제품은 지금까지 가격대비 성능비보다는, 특유의 활용도와 감성으로 사용자들을 매료시켜왔다. 다이슨 V15 디텍트 역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해보인다. 눈으로 쉽게 안보이는 부분까지 깔끔히 청소하고 싶거나, 평소 머리카락 청소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면 충분히 선택할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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